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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5. 27. 20:13

BOOK: 행복한 프랑스 책방 읽고보고듣고2012. 5. 27. 20:13


소설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와 함께 우리집으로 들어온 책.

작가 마르크 레비는 영화 <천국같은, Just Like Heaven>의 작가이기도 하다.

이 소설 <행복한 프랑스 책방>도 영화로 제작되었다.

영화로는 <Mes Amis Mes Amours> 라는 제목으로  나왔다.


영국에 사는 프랑스인 이야기다. 영국 마을 사람들의 은근한 매력도 느낄 수 있었고, 중년 남자들의 가정에 대한 생각, 불안감 뭐 그런 것들도 공감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새롭게 느끼는 사랑, 가족 같은 사람들과의 우정, 새로운 출발에 대한 부담감 그런 것들이 아기자기한 이야기 속에 스며들었다.


실수하지 않으려고 꼼꼼하게 규칙을 정하고 잘 지켜내는 스타일의 친구가 있고, 대충대충 하면서도 재치있는 사람도 있고 서로가 서로의 단점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또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긴도 한다. 어른들을 다루는 아이들의 모습도 귀엽고 멋진 노후를 보여주는 중후하면서도 티나지 않는 인물들도 나온다.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읽게되는, 행복해지는 책이다.


온갖 핑계로 해야할 선택을 미루는 이들에게, 달달한 로맨스가 고픈 이들에게, 어른인척 하지 말고 어른답게 살아야 할 이들에게 추천함.



행복한 프랑스 책방

저자
마르크 레비 지음
출판사
노블마인 | 2008-08-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한 지붕 아래 두 친구의 좌충우돌 동거 이야기! 프랑스의 인기...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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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2. 5. 11. 11:50

BOOK: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읽고보고듣고2012. 5. 11. 11:50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저자
전민식 지음
출판사
은행나무 | 2012-03-2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출구 없는 인생 속에서 만들어내는 치유의 풍경!2012년 제8회...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마트에 내비게이션 수리하러 갔다가 만난 책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소개글 중에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끊임없이 패배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라는 부분이 눈에 들어와 잠깐 집어 든 책이었는데 결국 우리집까지 함께왔다. 작가 프로필이나 수상후기 글도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포기하지 않고 사는 사람의 작품이자 2012년 세계문학상 수장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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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2. 5. 9. 17:37

칼럼: 2유로 기계 by 92012. 5. 9. 17:37

2 유로 기계

돈 먹는 자판기가 불쾌하지 않은 이유




독일의 함부르크 공항에 독특한 광고 포스터가 세워졌다. 예쁜 일러스터로 구성된 이 포스터는 그냥 한 장짜리 그림이 아니라 입체 동화책 처럼 그림의 일부가 움직인다. 얼핏 보면 그저 이쁘기만 한 포스터가 “2유로를 가지고 세상을 움직여 보자”는 내용의 기부금 모금함이란다. 도미노 블럭이 하나씩 무너지며 진행하는 것 처럼, 핀볼 기계가 동작하는 것 처럼 이 포스터도 동작한다. 포스터에 들어있는 작은 그림들이 움직이는, 그래서 사용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기계다. 2유로를 넣어야 움직이기 때문에 “2유로 기계”라고 불린다.


포스터 위쪽에 커피 자판기 처럼 동전을 넣으면 병원이 세워지고, 엠블런스가 다니고, 마을에 전기가 들어오고, 우물에서 물이 샘솟고, 아이들이 축구를 하고, 대학이 열리고, 라이브 콘서트가 개최된다. 물론, 그림판이 움직이면서 표현하는 것이다. 인형극 처럼, 동화책 처럼 그림들이 움직인다. 동전을 넣은 사람의 모습도 사진 찍는다. 승인하면 기부자 명단에 등록하기 위해서다.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그리 새로울 것도 없는 기술을 사용했지만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고 기부금을 이끌어내는 방법이 독특하다.


2유로 기계는 독일의 자선단체인 “미제레오르(Misereor http://misereor.de)”가 세운 기부금 모금 광고다. 미제레오르는 복지와 교육시설, 기아와 재해복구를 지원하는 천주교 기반의 자선단체로 우리나라에는 6.25 전쟁 직후에 많은 도움을 준 인연이 있다.



광고판? 모금함? 이것이 기계라고?


이 광고판의 흐름은 이렇다. 2 유로 짜리 동전을 넣으면 타이틀인 “MIT 2€ VIEL BEWEGEN” 글자가 흔들린다. 직역하면 “2유로와 함께 더 많은 감동을” 정도 되겠다. 동전은 앰플런스의 앞 바퀴 자리에 들어 간다. 경사로를 따라 앰블란스가 전진하면 동전은 앞바퀴가 돌듯 회전한다. 엠블런스가 마을 그림에 도착하면 동전은 아래로 떨어지고, 지렛대를 건드리면서 마른 우물에 물 그림이 채워진다. 동전이 굴러가는 방향을 따라 물동이에 물이 차 오르고 나무가 불쑥 나타난다. 물을 공급하고 나무를 심어 숲을 가꾼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동전이 다음으로 도착한 곳에 카메라 그림이 있다. 그런데 그림 카메라에서 불빛이 몇 번 깜빡이더니 광고판 앞에 서 있는 사람의 사진을 찍는다. 그 다음으로 동전이 내려오면 코끼리가 있는 숲의 건물에서 “Schools Open” 푯말이 나타난다. 그리고 또 다음 단계로 동전이 떨어지면서 풍차를 돌린다. 풍차가 돌면 마을의 집집마다 불이 켜진다. 무엇을 뜻하는지 쉽게 연상이 된다. 동전은 이제 아이의 축구공이 되었다. 꼬마가 동전을 드리블 하며 가는 곳은 “UNIVERSITY”. 동전이 대학 건물을 지나면 큰 건물의 창이 열리고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공연장을 지나고 동전이 도착하는 곳에 동전을 넣은 사람의 모습이 화면에 나타난다. 버튼을 눌러 공개에 동의하면 페이스북에 기부자 명단에 등록된다. 동전은 이제 마지막 안내 장치인 손가락을 흔든다. 손가락 모양이 가르키는 곳에 미제레오르의 QR코드가 있다. 내가 넣은 동전이 어떻게 쓰이는지, 그 돈을 모아서 집행하는 기관이 어디인지 안내하는 것이다.



광고판에 숨어있는 기술들


포스터의 재미있는 움직임들은 물리적인 기계 장치와 전자장치의 동작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물리적인 기계장치는 동전이 떨어지면서 건드리는 걸림쇠, 동전이 물체를 끌고 가기 쉽도록 기울어진 경사로, 동전이 떨어지면서 돌리는 풍차의 톱니바퀴 등이다. 그 다음은 카메라를 동작시키고, 사진을 찍고, 사진 데이터를 페이스북에 올리는 과정들이 전자 회로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 부분이다. 전자장치를 설계한 사람은 알렉산더 위버씨로 프로그램 매니저, 소프트웨어 아키텍트가 직업이다. 위버씨가 사용한 소프트웨어 기술은 하나하나 따져보면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라기 보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이미 발표된 여러 기술들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은 찍는 카메라는 웹캠으로 일반적으로 인터넷 채팅 등에 사용하는 작은 USB 카메라다. 기부금을 낸 사람이 자신의 사진을 등록할지 말지 결정하는 버튼은 USB 키보드를 뜯어서 사용했다. 웹캠을 동작시키는 것은 아르두이노(Arduino)라는 공개 하드웨어 장치와 프로세싱 이라는 언어를 사용했는데, 웹캠을 컨트롤 하는 라이브러리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란다. 아르두이노는 어떤 새로운 장치를 개발하고 테스트하기 쉽도록 만들어진 소형 컴퓨터다.


촬영한 사진은 7인치 USB 디스플레이로 출력하고 호스트 컴퓨터인 맥미니(MacMINI)에 설치된 아파치 소프트웨어로 페이스북에 업로드 한다. 인터넷 연결은 3G 스틱을 사용하는데, 우리나라로 보자면 3G 망을 사용하는 인터넷 공유기 정도 되겠다. 물리적인 연결은 이런 정도인데, 위버씨는 여기에 드롭박스를 통해 소프트웨어적으로도 접근성을 용이하게 했다. 드롭박스는 인터넷을 통해 폴더를 공유하는, 파일공유 시스템이다. 역시 인터넷을 사용하는 일반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인터넷 서비스다. 웨버씨는 드롭박스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고, 로그파일을 들여다 보고, 고장여부를 판단하고 했다. 파일이 자주 변경되면 드롭박스의 업데이트가 잠시 중단된다는 예상치 못한 문제가 있었지만 2유로 기계의 동작이 방해될 정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기술이 감동을 주는 조건


남들이 이미 만들어 놓은 기술을 사용했다고 해서 위버씨가 실력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동원해 간편하고 쉬운 개발 방법을 택했다. 남들이 따라 하지 못하도록 자신만의 기술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여러 기술들을 종합해 기능을 구현하는데 적합한 도구들을 선택한 것이다. 이런 기술이 우아하게 느껴지는 것는 전체 속에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단순하고 군더더기 없이 동작하는 기술이 우아하다.


2유로 기계의 메인 CPU의 클럭속도가 얼마나 빠른 것이었는지, 카메라로 사용된 웹캠은 몇 만 화소나 되었는지에 따라 기부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달라질까.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화려한 기술이 아니다. 기술이 이야기에 숨어 알듯 모를듯 슬쩍 도와줄 때, 마음을 움직이는 무엇인가가 나타난다. 기술을 보여주는 포스터에는 감동이 없지만, 감동을 주는 포스터에는 기술이 있다.



참고 :

포스터 제작사 Bomboland (이태리)

http://bomboland.com/

알렉산더 위버 (독일) 블로그에 소개된 2유로 기계

http://tinkerlog.com/2012/03/30/the-2-euros-machine/




월간 개벽신문 9호(20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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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2. 5. 9. 17:10

칼럼: 허세로운 생활의 실전 메뉴얼 by 92012. 5. 9. 17:10



허세적인 삶
허세로운 생활의 실전 메뉴얼

어느날 문득 깨닫게 되었다.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일 이외의 것들은 허세로구나. 취미 활동 혹은 여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다른 사람에게는 허세를 부리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독서나 음악감상 같은 흔하디 흔한 것에서 부터 특색있는 맛 집을 다니며 음식을 먹고 여기에 와인이나 사케, 막걸리 같은 술들을 마시며 맛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들이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겠다. 카메라, 여행, 애플 제품 같은 비교적 돈이 들어가는 것들도 어느 정도 작용을 했을거다. 분수에 맞지 않는 지출, 게다가 그런 활동들을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통해 알리고 있으니 그들의 눈에는 잘난체 하려고 안달난 사람으로 보일 수 밖에. 하지만 뭐 아무렴 어떤가. 어떻게 보이는가에 전전긍긍 하는 것 보다, 기왕 이렇게 보이는거 제대로 허세롭자는 오기도 생긴다. 허세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생활의 팁을 소개한다.


독서는 온라인 서점의 책 소개 부터

책 읽기는 허세적 생활의 기본활동이다. 독서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취미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 취미이기도 하다. 책 좀 읽는다고 내색하려면 늘 새로운 책을 끼고 다니는 수 밖에 없는데, 막상 그러기는 쉽지 않고 돈도 많이 든다. 책을 덜 읽고 많이 읽은 티를 내려면 온라인 서점의 카테고리를 파악해 관심있는 책들의 소개를 읽는 것이 좋다. 어떤 취미를 가지고 있더라도 해당 분야의 책은 항상 있다. 해당 카테고리에서 책 목록을 살펴보고 책 소개를 읽고 관심이 가는 책들을 저장해둔다. 해당 카테고리를 자주 들여다 보면 주로 활동하는 저자가 보이고 유행하는 책의 흐름이 보인다. 출판사의 소개글과 전문가의 서평, 독자들의 평가도 눈여겨 볼만하다. 꾸준하게 보다보면 정말 사고 싶은 책도 생기고, 사보게 되는 책도 생긴다. 해당 분야의 여러 책들을 검토했으니 어떤 책이 더 나을지,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게된다. 책과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면서 해당 분야의 정보를 얻게 되니 아는체 하기도 좋다. 마치 그 책을 다 읽은 것처럼 말하기는 더욱 복잡한 기술을 필요로 하니 함부로 사용할 일은 아니다. 폼나는 방법은 아직 읽지 않았다는 것을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고, 이런 종류의 책들이 있고 요즘 트렌드가 이렇더라 정도 말하는 것이다. 적은 비용으로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아는체 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도움이 되는 활동이다.


음악감상은 클래식으로

독서 다음으로 많은게 음악감상이다. 이것 역시 어지간해서 티나지 않는 취미다. 음악 좀 듣는다 할라치면 역시 많은 음반을 구입하고 소장 음반을 자랑하는 방법이 전통적이다. 제대로 하지 않으면 그냥 돈 많은 사람 혹은 쓸데 없이 돈 쓰는 사람이 되고 만다. 음반 보유량을 자랑하는 것은 어리석다. 항상 더 많이 보유한 사람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적은 비용으로 많은 음악을 듣고, 음악 좀 듣는 다는 소리 좀 들으려면 클래식 음악으로 작곡가 한명을 파는게 좋다. 클래식 음악이 다른 음악보다 우월해서가 아니다. 클래식은 유행을 덜 탄다. 고전의 힘이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좋아하는 사람이 많고 알아 보는 사람이 많다. 지금 모짜르트를 듣고 외우면 10년 뒤에도 모짜르트 음악을 알아 들을 수 있다. 누구나 알만한 작곡가 1명으로 시작해 점점 넓혀 나간다는 생각으로 집중해서 듣는다면 구입하는 음반의 수가 많지 않아도 음악적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음악 감상을 할 때 악보와 함께라면 음악가 더 친해질 수 있다.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전환이 되는 것인데, 막연하던 음악이 어느 순간 가까이 다가와 전체가 보이게된다. 다행히도 클래식 음악은 악기점에서 악보를 구하기가 쉽다. 예를들어 파가니니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골랐을 때, 그 악보는 인터넷으로도 구할 수 있고 악기점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 악보를 볼 줄 모른다고 생각하겠지만 악보 읽기는 초등학교 때 부터 이미 여러차례 배운 적이 있다.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 않을 뿐이지. 악보읽기는 공부할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영어 보다 쉽고 결과를 느끼는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약간의 노력으로 많은 이득을 누릴 수 있다. 음악을 말그대로 여러번 듣다보면 악보 읽기가 해결된다. 보다 보면 음악이 보이고, 그때 보이는 음악은 이전까지의 음악과 다르다. 많이 들어본 그 말이 음악과 악보에도 적용된다. 이런 음악감상은 아는체 하기 위한 빠른 방법이기도 하고 음악을 진짜 좋아하게 되는 방법이기도 하다. 꼼수와 정수가 멀지 않다.


와인, 사케, 막걸리

와인과 사케, 막걸리가 다르지 않다. 모두 발효로 만들어지는 술이란 점에서 그렇다. 와인은 포도를 숙성해 술로 만든 것이다. 일본 술인 사케는 쌀을 숙성해 만든다. 막걸리도 그렇다. 쌀이나 포도에 들어있는 당분을 알콜로 만들어 만든 것이다. 위스키나 소주와 다른 점은 제조방법이기도 하지만 폭탄주나 과도한 폭음에 어울리지 않는 술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폼나게 마실 수 있는 술인 셈이다. 공장에서 찍어내듯 나오는 소주와 달리 와인이나 사케, 막걸리는 제조업자나 재료, 기간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특징들이 있어서 그런 것을 맛보고 이야기하는 취미가들이 늘었다. 취하려고 마시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뭐하는 짓인가 싶은 활동이지만 맛있는 것을 좋아하는 취미는 또 다른 분야다. 라벨에 쓰여있는 지역명, 생산회사에서 만드는 다른 술들, 그 지역의 특산물 등을 찾아보다 보면 지역에 대한 정보도 정리가 되어 여행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술 마시는 취미에서 지역적인 정보와 여행으로 발전하게 되는 취미다. 맛을 평가하는 화려한 미사여구가 아니어도 충분히 즐길 거리가 많은 취미라 할 수 있다.


양보할 수 없는 허세적 삶

대부분의 취미나 여가를 보내는 활동이 다음 달 수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먹고 사는 일에서 잠시 벗어나 휴식을 취함으로 다음달에도 또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에너지가 될 수는 있다.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고, 몰두하다 보니 많이 알고 싶어지고, 궁금하니 공부하고, 공부하니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지고, 할 수 있는게 많아지니 생활이 바빠진다. 다른 사람을 위해 바빠지는게 아니라 스스로 원하는 일을 해서 바쁘니 사는게 즐겁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그래 나 허세야~ 하고 인정 해버리면 쉬워진다. 허세처럼 보일까봐 혹은 내게 어울리지 않을까봐 망설였던 것들을 더 늦기 전에 시작해 보자. 어쩌면 처음부터 꿈꿔왔던 삶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월간 문화적허세 Vol.2

http://www.facebook.com/uniquefunm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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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2. 5. 9. 17:00

칼럼: 궁극의 감성로봇 by 92012. 5. 9. 17:00



밋밋한 박스에 스위치가 하나 있다. 이 스위치를 켜면 박스에서 막대가 나와 스위치를 밀어 끄고, 다시 박스로 들어간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잠잠해진다. 생뚱 맞지만 이것이 하는 일의 전부인 로봇이 있다. 일을 하라고 스위치를 켰는데 일을 안하겠다고 스위치를 꺼버리는게 이 로봇의 일이란다. 유튜브의 채널인 “취미로 로봇을 만드는 사람들(The Latest In Hobby Robotics)”에 소개된 이 로봇이 궁금해졌다. 로봇이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뭔가 이로운 것을 하는 장치인데 이 로봇은 도대체 무슨 이로운 점이 있는가.

이 로봇은 꽤 다양한 버전으로 발표되고 있다. 만드는 사람이 이 로봇을 어떻게 받아 들이는지에 따라 이름도 다양하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가장 쓸모 없는 기계(Most Useless Machine)”라고 부르기도 하고, 하는 짓이 화난 아이처럼 보인다고해서 “혼자 있게 냅둬 로봇(Leave Me Alone Box)”이라고 하기도 한다. 쓸모 없다는 것이 부끄러운 것인지 그냥 만사가 귀찮은 것인지 그저 혼자 있게 내버려 둬 달라는 로봇, 쓸쓸함을 즐기는 고독한 로봇이다. 또 다른 의미로는 스스로 일을 그만 둘 줄 아는 로봇이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는채 시키는 일을 수행하는 로봇이기도 하다.

최초 명칭은 “울티메이트 머신(Ultimate Machine)” 이었다. 궁극의 기계. 기계를 설계하고 제작하는 입장에서 기계란 이래야 한다는거다. 단순 명료하게 더하고 뺄것도 없이 완전한. 미국의 수학자이자 전자통신 분야의 이론가인 클라우드 쉐넌(Claude E. Shannon)이 만들었다. 그는 컴퓨터 체스의 원리, 미로를 찾는 로봇 쥐의 원리를 개발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2차 세계대전 시대에는 암호 기술이론으로 활동한, 좀 옛날 사람이다. 그 역시 재미로 만들었다는 울티메이트 머신은 그 단순하고도 재미있는 동작 때문인지 취미로 로봇을 제작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 자신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자랑하는 프로젝트로, 또 입문과정의 학습 프로젝트로 적합하기 때문이다. 입문과정에서는 구현 원리에, 하드웨어 제작에 치중하는 쪽은 엔틱 케이스나 동작의 우아함을, 소프트웨어 쪽은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것에 촛점을 맞춘다. 구글이미지로 검색하면 많은 회로도가 공개되어 있으니 회로도를 보고 전구와 스위치를 구분할 수 있는 실력이라면 울티메이트 머신을 직접 만들어 볼만하다. 가장 간단한 버전은 스위치 2개, 모터 1개, 배터리와 딱딱한 케이스로만으로 공작할 수 있다.

전문가 버전으로는 최근에 발표된, 회로사(回路師, Kairoshi)라는 닉네임의 일본 사람이 만든 것이 독특하다. 스스로 스위치를 끄는 동작은 똑같지만 그것 조차 여러번 반복하면 로봇이 화가 난다는 듯 제자리에서 빙빙 돌면서 스위치를 건들이지 못하게 한다. 또 이리저리 도망 다니며 주변을 흐트러뜨리고 최후에는 스위치를 박스 안으로 감추어 버리기까지 한다. 초기 버전보다 상당히 히스테릭해지고 과격해졌다. 그런데도 웃음이나고 재미있다. 이 로봇이 가진 근원적인 모순과 비슷하다. 일을 하라고 하는데 꺼버리는 것, 과격해 졌는데 웃음이 나는 것 그런 것 말이다. 싸워서 어색한 친구에게 “네 모습이 이래~” 하고 보여주어도 좋겠다. 스위치를 툭툭 건드리다 보니 분명해진다. 이 로봇은 혼자 있고 싶은 사람에게 위로와 웃음을 주는 궁극의 감성로봇이다.


월간 개벽신문 8호 (2012. 3)
http://dongha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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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새 저장장치에 사진을 옮긴다.
용량이 넉넉치 못하니 뭐든 줄이긴 줄여야 한다.
진작에 좀 줄여야지 싶었던 사진 폴더에 손을 댄다.

중복되고, 잘 못 찍혀 저장하지 않았어도 좋은 사진들이 많았다.
그래도 사진이라 그 시절의 이야기들이 떠오른다.
이렇게도 많은 설명들이 필요했던 것일까.
사진을 툭툭 쳐 내고 보니 그리 아까울 것도 없다.

어차피 있는 줄도 몰랐던 사진인데 지우려면 아까운 생각이 든다.
사진을 버리면 추억도 사라질 줄 알았는데, 추억은 추억이라 사진의 유무와 상관 없다.
사진을 버리는 액션보다, 사진을 고르는 판단보다, 허우적대는 추억에서 빠져 나오는게 어렵다.
과감하게 버릴것은 버리자.
딴 사람의 사진이었다면 짜증이 났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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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2. 2. 13. 13:44

백두대간 23-2: 고치령~어의곡리 나다니다2012. 2. 13. 13:44

백두대간 23-2, 고치령~어의곡리 구간


백두대간 2월 12일, 이번엔 고치령으로 올라가 어의곡리로 내려오는 구간이다.

어의곡 삼거리~어의곡리는 지난 22-1 구간때 내려갔던 곳이다. 그 구간은 백두대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원래는 연화봉~국망봉은 쭉 지나가는 것이 정상인데, 구간이 길어 2번 나눈 것이다.
어의곡 삼거리를 기점으로 끊고 내려왔다가, 이번 산행에서 다시 올라가는게 끊어 갈때의 정석이지만
그렇게 되면 어프로치만 5km 가까이 되고, 초입에 본 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지쳐버린다는 계산이어서 
이번 구간은 방향을 반대로 해서 위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잡았다는 대장의 설명이다. 

전체 구간은 17.8km로 8시간 정도를 산행했다.
그 중에서 국망봉에서 어의곡삼거리 까지 구간 2.6km 정도가 힘들었다.
아마도 마음 속에서 이제 다왔다...는 생각을 하며 만만하게 생각했기 때문일거다.
긴장이 풀린 탓에 멀지 않아 보이는 곳까지 이동하기가 힘들었다.
그래프로 보자면 그다지 떨어진 속도는 아닌데, 편차가 심하다.
힘내보자고 빨리 가다가 금새 지쳐 느리게 가고 있는 그래프다.
평균 속도로 보자면 늦은 맥이고개 보다 빠를 것이다.
그래도 가다 지치고 가다 지치고 하는 사이클이 빨리 돌아와 많이 힘들었다는 기억이다.
역시 심리적인 요인이 크다. 포기하거나 나약한 마음을 가지도록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닌였던 거다.

전반적으로 속도가 향상되고, 휴식 횟수가 줄어들고, 휴식시간이 짧아졌다는게 그동안의 산행보다 변화된 점이다.

힘든 산행을 왜 하는가...
나만 포기하지 않으면 할 수 있다는 것, 힘들고 포기하고 싶던 것들이 결국 끝이 난다는 것,
그러면서 만족한 결과를 얻는다는 것, 그런 경험이 자신감을 생기게 한다는... 그런게 아닐까.
이유야 뭐 어떻든 다음 일정이 다가오며 또 가게된다. 좋아서 가나.. 가니까 좋은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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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2. 2. 8. 19:24

Book: 무진기행 / 김승옥 소설 읽고보고듣고2012. 2. 8. 19:24

무진기행
너무나도 유명한 소설 <무진기행>을 드디어 읽었다. 제목은 많이 들어 본, 잘 모르지만 유명하다는 말은 들어 본적이 있는 그런 소설이었다. 신경숙 작가가 노트에 따라 쓰면서 공부한 소설이라고도 들었던가... 그래, 아마 그런 소식을 접하고 이 소설이 어떤 소설인지 궁금했던 것 같다.

정태춘의 <무진 새노래> 라는 음반에 대한 기억이 강해서 소설 <무진기행>도 무진년(戊辰年)과 관련된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읽고 보니 소설 무진기행은 무진이라는 지역 이름이었다. ^^;

정태춘의 무진 새노래는 1988년에 발표된, 음악을 많이 듣던 시기에 들었던 인상이 깊은 음악이고, 소설 무진기행은 막연하게 어디선가 이름만 들었던 그런 이름이었으니 내게는 무진 새노래가 더 유명한 셈이다.

무진기행은 1964년에 발표된 단편소설이다. 오래 됐다. 내가 읽은 것은 문학동네의 무진기행으로 1995년 초판 발행, 2011년 2판 15쇄 버전이다. 내용이 바뀌지는 않았겠지만, 발표된 시기와 읽은 시기의 간격이 크다.

책에 실린 소설은 대부분 60년대 것으로 지금보다 40~50년 전에 발표된 소설이다. 그리고 소설 속 내용은 발표된 시기보다 더 옛날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 세월의 격차는 더 크다. 그러다 보니 소설 속에 나오는 주인공의 고민이 썩 와 닿지는 않는다. 가난한 인텔리, 패배주의, 담배, 창녀, 희생적인 어머니, 누나 그런 것들이 틀에 박힌듯 전형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물론, 소설이 발표된 시기에 통용되는 것들이 지금도 통해야 한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냥 그런 것들이 지금 읽기에는 좀 부대끼는 느낌이 들었다는 정도다. 15개 단편 소설 중 5~6개 정도는 그런 느낌이 강했다.

전체적으로 내가 느낀 점은, TV에서 했던 베스트셀러 극장 느낌이랄까, 고래사냥 분위기의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낭만"이란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 신경숙 작가가 느꼈던 충격만큼은 아니었지만 명작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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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2. 2. 8. 09:25

법화경에 마음을 담다 by 92012. 2. 8. 09:25


김청자 여사는 법화경을 사경(寫經)하고 있다. 사경은 경전을 베껴 쓰는 것인데 석가모니의 뜻을 문자로 전하는 불교수행의 한 방법이다. 법화경은 불가의 주요 경전으로 부처가 되는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것이 주요 사상이라고 한다.

김여사는 매일 아침상을 치우고 베껴 쓰기를 시작하는데 지금은 6번 째 노트를 쓰고 있다. 법화경을 필사하는데는 90매 노트 7권 정도가 든다고 하니 후반부쯤 된다. 여름에 시작해서 지금은 여섯 달이 지난 상태다. 도중에 백내장 수술로 두어 달 쉬었으니 그리 꾸준한 일은 아니라고 한다.

노트에는 날치기로 쓴 글씨 없이 또박또박 여유있게 쓰여있다. 필사는 마음을 담는 일이기에 급할 수록 쉬어가야 한다. 마음이 급하면 글씨가 흐트러질 수 밖에 없다. 김여사는 한 문장 쓰고 쉬었다가 또 한 문장, 서둘지 않고 써야 한다고 말한다. 한 권을 베껴 쓴다는 것은 형식일 뿐, 사경은 기도의 다른 표현이다.

“하루 한장이든 두 장이든 천천히 쓰면 된다. 나이 칠십 넘어서 급할끼 뭐있노~”

한 권을 마칠 때 마다 노트 뒷 표지에 소원도 쓴다. 우리 아들 잘 되게 해 달라고, 우짜든지 건강하고 무탈하게 살게 해달라고. 마음을 담아서 노트에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으로 옮겨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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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2. 2. 6. 10:43

120205 영월 마대산 등산 나다니다2012. 2. 6. 10:43

영월 마대산, 2012년 2월 5일


영월 마대산에 다녀왔다.
백두대간의 코스에도 포함된단다.
이번에는 백두대간 산악회와 같이 간 것은 아니다.
일요산방에 따라 갔다왔다.
산행 후엔 송어회 뒷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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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2. 1. 31. 13:13

치즈감자 피자와 Lackey 와인 음식출장기2012. 1. 31. 13:13

백두대간 다녀온 날, 저녁 식사는 피자로 먹으려고 피자아일랜드에 갔다.

피자아일랜드는 사장님 분위기가 독특하다.
전문가 포스가 물씬~ 피자집은 피자로 승부한다! 라는 느낌이다.
그리고 와인을 가져가 마시는데도 부담없다. ^^

food_피자아일랜드 치즈감자피자
피자아일랜드 피자는 치즈가 푸짐하고 두툼한 스타일이다.

가져간 와인은 호주 와인으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다.
라벨에 있는 신발은 일꾼들이 주로 신는 것으로 초심을 잃지 않는 마음, 그런 것을 표현한다고.

wine_LACKEY 2008
The LACKEY 2008 Shiraz, South Australia


맛도 좀 거친데, 라벨에 그려진 노동자의 느낌과 비슷하다.
첫 맛은 쉬라즈 특유의 느낌이 있어 좋았다.
약간 텁텁하고 무게감이 있는 느낌인데, 나는 그런 맛이 좋다.
쉬라즈 품종이 대체로 그렇다고 한다.

신맛이 불편해서 그런지 신맛과 과일향이 강한 와인 보다는 텁텁하고 치즈향 같은 느끼함이 있는 와인이 좋다. ^^
시간이 흐를 수록 거친 느낌이 있어서 고급 와인과 이런 차이가 있구나~ 하는 느낌도 들었다.
좋은 와인은 시간이 흐를 수록 마시기 편해지는 느낌이었는데 이 녀석은 끝까지 쎄다.
주당과 밤새 소주 마시는 느낌이랄까 선술집, 퇴근 후 한잔, 일꾼, 터프함 그런 이미지가 떠오른다.

빵빵하게 배 터질때까지 먹고 남은 것을 싸왔다.
배 부르다.

산에 갔다와서 피곤한데다 와인도 마시고 배가 엄청 부르니 숨 쉬는게 불편했다. -_-; 
무식하게 먹었다.
먹고 후회하고 또 먹고... 바보 같은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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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2. 1. 22. 10:34

한우 스테이크, 완전 폼나는 식사 음식출장기2012. 1. 22. 10:34



어제 저녁은 여친님이 한우 스테이크를 해 주었다.
한우는 A++ 특상품으로 마블링이 멋지다.
750g!!
레스토랑에서는 아주 적은 양이 나오는게 항상 불만이었다. 게다가 호주산이잖아.
우리는 집에서 양 많이, 한우로 먹었다.

와인은 호주산 "베스츠 그레이트 웨스턴 쉬라즈 2003"이다.
쉬라즈 품종은 스파이시 하면서 검붉은 과실향이 지배적이다. (응?)
호주산 쉬라즈 품종에서는 추가로 유칼립투스 향이 나는게 특징이라고 한다.
유칼립투스는 코알라가 먹는 풀 이름이다.
아는체 하려면 요 정도는 외워줘야 할것 같다.  ^^;

배부르게 먹고 퍼져 잠들었다.
뽀득뽀득 살찌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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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와우~ 이렇게 멋진 이야기가!!

작가 최규석은 만화가다. 꽁지 머리를 묶은 잘 생긴 만화가. 이 책은 만화인데 지금까지 보던 말풍선이 있는 만화는 아니고, 동화 같은 만화다.

모습은 동화지만 내용은 동화처럼 아름다운 결말로 이어지지 않는다. 잔혹동화나 어른을 위한 동화... 이런 분위기도 아니다. 착하게 혹은 시키는대로 살지말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어느 이름없는 우화처럼 이 책의 이야기들도 알음알음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고 한다. 나도 이런 내용이 꾸준하게 널리 알려지면 좋겠다.

내가 감명깊게 느낀 우화는... 뭐 대부분이랄 수 있겠지만, 그 중 몇을 꼽자면 뜨거운 물에 들어있는 개구리와 흰양 검은양 이야기, 흰쥐 검은쥐 이야기다. 아, 가위바위보 이야기도. 이런 이야기를 읽다 보면 우린 참 많이도 이용당하고 있구나, 이용당하면서도 스스로 합리화 하는구나, 우리를 누르는 세력보다 더 무서운게 우리 스스로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딴지 놓고 반대 의견을 말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런 의견을 내는 사람을 따뜻하게 바라 볼 줄도 알아야겠다. 나와 다른 의견에 대해 꺽을 생각부터 하고 있는 지금과는 달리 말이다.

좋은 그림과 가슴을 뛰게 만드는 이야기가 함께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고, 또 보여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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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귀를기울이면 / 김남주
최근에 읽은 소설 중에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는 소설들이 꽤 있었다. 주사위 게임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미스터 모노레일, 김중혁)도 있었고, 한단설 (한페이지 단편소설, http://1pagestory.com )의 이야기들도 대체로 그런 분위기이고 보면 그게 요즘 추세인가 싶다.

이 소설은 야바위라는 게임을 바탕으로 상상력의 나래를 펼친다. 게임은 전체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요 소재다. 시장의 부흥을 꿈꾸는 상인회 총무와 방송 프로덕션을 살리고 싶은 프로듀서와 큰 돈을 벌고 싶은 부부와 청각이 예민한 소년이 등장한다. 각자의 욕구가 잘 버무러져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었다. 읽으면서 우리동네 시장을 생각했고, 내가 알던 연출가 선생님이 떠 올랐고, 극단 대표님과 무슨 무슨 청소년 연구소도 과거의 기억에서 살아났다.

나는 이 이야기의 바탕이 되는 설정이 좀... 상상력이 과하다 싶다. 이 책은 그래 허구인 것은 알겠는데 좀 많다... 싶은 느낌이다. 패스트푸드 처럼, 먹긴 먹었는데 식사를 했다는 느낌은 안 드는 그런.

공상과학소설 같은 소설은 또 그런대로 그런 류의 소설이니까 하고 처음부터 달리 생각되기도 한다. 헤리포터를 읽을 때 상상이 과한데~ 라고 느끼지는 않는다. 그때 그때 막 지어 내도 이야기가 되는구나 싶은 느낌은 든 적이 있지만. <워킹데드>라는 미드를 보면서도 현실적이지 않아~ 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손에 땀을 쥐며 긴장했다. 그런데 이 소설은 현실감이 없다고 느낀다. 워킹데드 보다야 훨씬 현실적이고 살아있는 이야긴데도. 내 주변사람들이 등장한 것 처럼 디테일이 생생했는데도.

희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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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2. 1. 14. 12:17

2012년도 1st. 읽을거리 잡다한 관심2012. 1. 14. 12:17


올해 첫 구매 도서.
아주 사소한 우연과 알게 모르게 맺어진 인연으로 나와 연결된 책들이다.
좋은 추억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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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최근들어 글쓰기 책을 꽤 많이 보고 있다. 글쓰기 책은 보면 볼 수록 글쓰기가 어려워진다는데 정말 그렇다. 잡지사에서 글을 청탁 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기분이다. 반대편에 서 있는 느낌. 그 때는 왜 쓰기 어려울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왜 쓰기 쉽다는 생각을 했을까? 한다. 변했다. 좋게 변한게 아니라 겁쟁이로 변했다.

이 책은 여행작가를 꿈꾸는, 여행작가가 들려주는 여행작가용 실전 메뉴얼이다.

“여행작가는 어떤 사람들인가?” 로 시작하는 1부에서는 여행 작가에 대한 로망을 부풀린다. 아, 이런 직업이 있지. 같은 돈으로 여행을 다녀도 이렇게 돈도 벌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영화에서 보는 것 같은 전문 작가의 모습도 떠 올릴 수 있다. 현실과는 좀 거리감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 잡지를 생각하면 현실적이지 않다. 그냥 <섹스앤더시티>나 <프랜즈>같은 프로그램에 나오는 한 캐릭터를 보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공감하는 것은, 떠난다는 것인데 그것도 쓰려고 떠난다는거다. 떠나니 쓴다~ 일 수도 있고, 떠나고 쓴다~ 일 수도 있고, 떠났으니 쓴다~ 일 수도 있는데 아무려면 뭐 어떤가. 어쨓든 쓴다~ 라는거다.

2부는 본격적으로 “쓴다”에 촛점이 맞춰져있다. 글쓰기 책에서 많이 보는 내용들이 들어있다. 특별해 보이는 내용도 없지만, 그래도 여행작가라는 테마가 있으니 다른 글쓰기 책과 구분되는 인터뷰 하는 방법이나 사진 활용법 등이 소개된다. 딱히 여행기를 위한 것은 아니고, 취재를 바탕으로 하는 글쓰기라면 도움이 되는 내용이다. 다만 내용이 좀 식상하다는게 흠이다.

3부는 잡지사와 관계를 다룬다. 프리랜서 작가들이, 자유기고가들이 잡지사 혹은 출판사를 상대로 어떻게 글을 판매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다. 이것도 우리의 현실과는 좀 거리감이 있지만, 아주 다른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배울점이 많다. 막연하게 여행기를 써 보겠다는 생각을 현실감을 갖는 생각으로 튜닝하는 느낌이다. 출판사와 잡지사를 상대해야 하는 자유기고가, 프리랜서 작가에게 도움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여행기 뿐만 아니라 출판물에 글을 쓰는 어떤 분야의 작가에게도 해당되는 내용이다.

전체적으로... 출판사 혹은 잡지사에서 편집부 담당자 혹은 선배 작가가 신입 작가들에게 들려주는 오리엔테이션 느낌.


책 정보
작가 : 루이스 퍼윈 조벨 & 재클린 하먼 버틀러
번역 : 김혜영
출판사 : 푸른숲
초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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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언제부터인가 음식 이야기가 들어간 책을 보게 된다. <카모메 식당> 이나 <우동> 같은 영화의 영향도 적지 않을거다.
이 책도 그런 관심의 연장선에 있다.

<치즈랑 소금이랑 콩이랑>은 일본의 유명한 소설가 4명이 NHK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유럽의 작은 마을을 다녀와 쓴 단편 소설집이다. 가쿠타 미츠요, 이노우에 아레노, 모리 에토, 에쿠니 가오리는 이탈리아, 포루투칼, 스페인, 프랑스의 작은 지방마을을 다녀와 그 지역의 토속 음식을 소재로 하는 이야기를 썼다. 음식이 주된 소재이기는 하지만 음식을 소개하는 요리 프로그램 같은 소설은 아니다. 주로 부모와 자식, 부부, 연인 사이의 관계를 음식을 매개로 이야기 하고 있다.

사건 중심으로 보자면 뭐 뻔한 결말이 연상되고 또 진행되지만, 섬세하고 따뜻한, 때로는 코끝이 찡한 감정의 흐름이 좋다. 사람 사는 곳이 다 비슷해서 그런지 유럽의 시골 마을을 이야기하지만 익숙하고 낯설지 않다. TV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좋겠다 싶을만큼 시각적이라 다른 이야기가 다음 주에 계속 나올 것 같다.

번역을 하신 임희선 님의 후기글에 나오는 설명이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을 표현하는데 적절하다.

“우리가 흔히 여행가는 유명한 도시가 아닌 다소 생소한 유럽 시골의 풍경, 그리고 음식과 그들의 이야기에 대한 섬세한 묘사는 읽는 이로 하여금 상상의 나래를 더욱 활짝 펼칠 수 있도록 한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땅과 그 지방의 고유 음식에 대한 동경, 그리고 한번쯤은 직접 가서 먹어보고 싶다는 욕구... 어쩌면 독자들은 이 책을 읽고 유럽의 먼 시골을 머릿속에 그려보면서 가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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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1. 12. 23. 10:21

Book: 2011년에 만난 책들 읽고보고듣고2011. 12. 23. 10:21

나는 한 권을 진득하니 끝까지 읽지 못하고, 여러 권을 동시에 입맛대로 읽어대는 방식으로 책을 읽는다.
이래저래 관심이 분산된 성격 탓도 있고, 짧은 집중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1년이 넘도록 마무리 못한 책들이 많다.

올해도 만난 책 중에서 아직 마무리 못한 책들은... 읽는 중 8권, 아직 못 읽은 책 7권, 보다 만 책 2권이다.
2011년 이전부터 아직까지 못 끝낸 책도 있으니(주로 고전들이네) 숙제가 자꾸 밀린다.-_-;

목록을 만들어 정리하고 보니 이런 책을 읽었나 싶을 만큼 기억이 가물가물 한 책도 있고,
이건 정말 좋았는데 하는 반가운 책도 있고, 힘들었던, 베시시 웃음이 나오던, 눈물이 울컥 나올 뻔 했던,
아하~ 하면서 감탄했던 책들이 다시 보였다.
미처 명단에 오르지 못한 책들도 있을텐데, 책꽂이에 보이거나 기억에 났으면 기록했을 것이다.

책을 읽고 블로그에 짧은 소감이라도 남기려고 마음 먹었지만 실제로 포스팅까지 성공한 책들은 얼마 되지 않았다.
내년에는 좀 더 분발하여 구매희망목록에서 아직 빠져 나오지 못 한 책들을 꼭 만나기를 바라고,
후기 올리기까지 성공하면 좋겠다.


만화책
1 신의 물방울 25 아기 타다시
2 심야식당 : 부엌 이야기 아베 야로
3 심야식당 6 아베 야로
4 심야식당 7 아베 야로
5 심야식당 8 아베 야로
6 야마모토 귀 파주는 가게 아베 야로
7 오늘 술 맛은 안녕하세요? (1) 최기홍, 최미르
8 죽도 사무라이 3 마츠모토 타이요
9 죽도 사무라이 4 마츠모토 타이요
10 죽도 사무라이 5 마츠모토 타이요
11 효게모노 1 요시히로 야마다
12 무사도 식스틴 1, 2, 3 구입은 못했지만, 좋았던 책


레퍼런스
1 Beginning XML 커트 카글, 크리스 딕스,
데이빗 헌트
2 Linux Server Admin Bible v1.5 박성수
3 Twitter API 개발자 레퍼런스 히로시 츠치무라
4 러닝 리눅스 매트 웰시
5 세대별 맞춤운세 토정비결 김동완
6 모바일 웹 개발 박종명
7 피지컬 컴퓨팅 Tom Ioge


소설
1 99 김탁환 아직 못 읽음
2 1973년의 핀볼 무라카미 하루키
3 공무도하 김훈
4 귀를 기울이면 조남주 아직 못 읽음
5 금단의 팬더 타쿠미 츠카사
6 낯 익은 세상 황석영
7 럼두들 등반기 W.E. 보우먼 읽는 중 분실
8 모래평원의 개미들 오송이
9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10 빅 픽쳐 더글라스 케네디
11 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김유철
12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13 죽을 만큼 아프진 않아 황현진
14 초초난난 오가와 이토
15 회오리바람 식당의 밤 요시다 아쓰히로
16 49일의 레시피 이부키 유키
17 노서아 가비 김탁환
18 치즈랑 소금이랑 콩이랑 가쿠타 미츠요,
이노우에 아레노,
모리 에토, 에쿠니 가오리



비소설
1 J.D.샐린저와 호밀밭의 파수꾼 김성곤 알라딘 전자책
소설인줄 알고 샀는데...
보다 말았음
2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줄 알았지 이기호 읽고 중고로 팔았음
3 꿈의 열쇠 예지몽 아르테미도로스 아직 못 읽음
4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피에르 쌍소
5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2
바람 부는 길에서
피에르 쌍소 보다 말았음
6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3
적은 것으로 살 줄 아는 사람들
피에르 쌍소
7 당신의 몸을 인터뷰하다 이삭 브레슬라프
8 독고다이 獨 GO DIE 이기호
9 막걸리, 넌 누구냐? 허시명 읽는 중
10 보르헤스 문학전기 아직 못 읽음
11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빌 브라이슨
12 선(禪)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로버트 메이너드 피어시그
13 쇼펜하우어 토론의 기술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14 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15 왼손에는 명상록, 오른손에는 도덕경을 들어라 후웨이 홍
16 윌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17 이광연의 수학 이야기 이광연
18 일본 겨울 여행 박정배 읽는 중
19 일상생활 속에 숨어있는 수학 사쿠라이 스스무
20 잡문집 무라카미 하루키 읽는 중
21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알랭 드 보통


비소설-IT
1 Git, 분산 버전 관리 시스템 트라비스 스위스 굿
2 글로벌 소프트웨어를 꿈꾸다 김익환
3 누워서 읽는 퍼즐북 - 뉴욕의 프로그래머 임백준의 퍼즐 이야기 임백준
4 소프트웨어 개발의 모든 것 김익환, 전규현
5 앨리스터 코오번의 유스케이스 앨리스터 코오번 읽는 중


비소설-글쓰기
1 기막힌 이야기 기막힌 글쓰기 최수목
2 나는 쓰는 대로 이루어진다 한명석
3 떠난다 쓴다 남긴다 루이스 퍼윈 조벨, 재클린 하먼 버틀러 읽는 중
4 살아있는 글쓰기 이호철
5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박현찬, 설흔 알라딘 전자책


비소설-고전, 동양철학
1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고미숙
2 사주명리학 완전정복 김동완 아직 못 읽음
3 사주명리학 초보탈출 김동완 읽는 중
4 신역 제자백가 안길환 (역) 읽는 중
5 음양오행으로 가는 길 전창선, 어윤형 읽는 중
6 음양이 뭐지? 전창선, 어윤형
7 주역, 인간의 법칙 이창일
8 일리아스 호메로스 아직 못 읽음
9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아직 못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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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구글어스의 분석입니다.

총 거리 : Distance 19.5 km
최소 높이 : Min Alt 516.000 meters
최고 높이 : Max Alt 1117.000 meters
최고 속도 : Max Speed 5.1 km/hour
평균 속도 : Avg Speed 1.5 km/hour
시작 시간 : Start Time 2011-11-26T17:58:34Z (우리 시간으로 11월 27일 02:58:34 입니다.)
마친 시간 : End Time 2011-11-27T06:30:02Z (2011-11-27T15:30:02Z+9:00)

시작 시간과 마친 시간은
표준시 기준이므로 우리시간으로는 바꾸면 +9시간 해서 27일 02:58입니다.
실제 등산 시작이 아니라 GPS 기록을 시작했다는 내용인거죠. ^^

후미조의 등산기록은 03:15 출발~15:30 종료 입니다.
12시간 15분... -_-;

그리고 또 다른 기록으로는...

고도증감 : 증가 1561m, 감소 1539m
최대기울기 : 오르막 49.0%, 내리막 40.8%
평균기울기 : 오르막 15.5% , 내리막 15.7%
최고속도지점 : 꾀꼬리봉 삼거리에서 부리기재로 가던 중의 내리막 길
휴식시간 : 아침식사 56분 12초, 새목재 27분 43초, 981봉 16분11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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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9름
2011. 11. 18. 20:48

2kStory: 이벤트 극장 by 92011. 11. 18. 20:48

  사무실 문 한테 받은 이벤트 내용은 이렇다.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 남자가 화장실에 간다. 공연이 시작되어도 남자가 돌아오지 않는다. 여자가 불안해 할 때 남자가 피아노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 간다. 남자는 묵묵히 피아노를 연주한다. 연주가 끝나면 무대가 어두워지고 여자에게 보내는 영상 메세지가 나타난다. 메세지가 끝날 때 남자는 여자 곁에 꽃을 들고 서 있다. 그리고 사랑을 고백한다. 퇴장 할 때까지 아름다운 음악이 깔린다. 이런 줄거리.
  우리 아트홀이 처음부터 사랑고백의 이벤트로 대관하지는 않았다. 극장을 빌려 사랑고백 이벤트를 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났고, 그 일이 잡지에 소개 돼 하나 둘 찾아오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제는 정상적인 공연보다 이벤트가 더 많다. 사장도 싫지는 않은지 대놓고 영업을 하진 않지만 이벤트 대관을 막지 않는다. 이벤트를 위해 공연 대관을 미룬 적도 있다. 사장은 클래식 음악 공연장을 가진 음악 애호가로서 명성을 유지하면서 이벤트 대관으로 실속을 챙기는거다. 본연의 업무인 숙박보다 대실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더 좋은 모텔과 비슷하달까.
  문은 대관 담당자지만 고백 이벤트의 연출을 즐긴다. 남이 시키는 것만 하다가 시킬 수 있는 기회가 와서 좋단다. 때로는 대관자가 부담스러워하는 것을 넣기도 했는데, 덩치가 짱구 춤을 추기도 했고 불뚝 배를 내민 채 걸그룹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그녀가 ‘여자는 이런 것에 약하다’ 라고 말하면 대부분은 설득 당한다.
  오랫만의 외출, 클래식 음악회, 근사한 곳에서의 식사... 보통 그런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벤트는 통속적인 스토리에 맞춰 진행된다. 유치해서 오글거리기는 해도 당사자들에겐 효과만점이다. 사전 협의 내용에 따라 여러가지 설정을 선택할 수 있지만 대부분이 무슨 영화에서든 드라마에서 보았던 장면과 비슷하다. 그다지 독창적인 것은 없다. 결혼식에 일정한 패턴이 있듯이 이런 이벤트도 비슷하다. 시작만 조금씩 다르다. 일단 시작하고 나면 한 쪽이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놀라고, 구구절절한 사연을 낭독하고, 울고, 끌어 안고, 또 울면서 끝난다.
  사람들은 적절한 타이밍에 조명이 꺼지고 탑 라이트가 들어오는지, 배경음악이 목소리를 방해하지는 않는지, 바닥에 포그가 살짝 깔렸는지 그런 것들을 신경쓰지 않는다. 로맨틱한 분위기에 빠지면 저절로 그렇게 되는 줄 안다. 영화처럼 짜잔~ 나타나는 것은 없다. 모두가 수동으로, 하나씩 대본대로 진행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저절로 일이 일어난 것 처럼 일을 마치야 자연스럽다.
  만사가 귀찮은 무대감독은 수당이 느는 것도 아닌데 책임만 늘어 귀찮다고, 조명실 최는 닭살 스러운 행각이 보기 싫다고, 사무실 문은 세상에 자기들 밖에 모르는 사람 시중 드는 것 같아 짜증난다고 말한다.
  암전 중에 자리를 이동하던 남자가 넘어져 무대감독이 후래쉬를 켜야 했고, 여자는 애써 못본 척 했다. 어쩌면 이미 감동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남자의 어깨에는 힘이 잔뜩 들어 자연스럽지 않았다. 무대감독은 자기가 남자의 목숨을 구했다고, 남자를 부축하다 까진 무릎을 보이며 낄낄거린다. 조명실 최는 그 남자가 평생 쥐어 살거라며 혀를 끌끌 찬다. 사무실 문이 눈을 흘기면서 이미 극장에 올 때 부터 눈치 챈 것 같았다고 말한다. 화장이 과했는데 떠서 이쁘지는 않았다고. 사무실 문은 여자는 이런거 좋아한다고 말한다. 은근히 이벤트를 바라는 것 같아 조명실 최는 부담스럽다. 세상 모든 이벤트 하는 것들 다 사라졌으면 하고 생각한다. 이 여자에게는 어떤 이벤트가 필요할까. 어지간한 이벤트로는 어림도 없을 것 같아 최는 부담스럽다.
:: 1pagestory.com 한단설 응모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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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