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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10. 26. 14:14

기사 쓰기에 관한... by 92003. 10. 26. 14:14

오늘 읽은 기사의 일부분.

......
여차저차
......

한국성폭력상담소 권주희 간사는 "딸녀 등의 패러디 이미지는 당사자뿐 아니라 여성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며 "이는 엄연한 성폭력임에도 당사자가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특정 다수에 의해 무분별하게 자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디시인사이드의 김유식 사장은 "패러디 이미지들은 성인들이 웃고 즐길 정도이지 문제를 삼을 만한 것은 아니며 도가 지나친 것은 삭제하고 있다"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OOO 기자 *****@***co.kr


~고 생각했다
라는 말은... 내 생각을 표현할때 쓰는 말이지,
남의 생각을 표현할때 쓰는 말이 아니다.
담당 기자의 의견과 인터뷰어의 의견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그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어떤 사안에 대해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있을 때, 두 의견은 똑 같이 존중되어야 하고
기사에서는 비슷한(거의 같은) 비중으로 다뤄져야 한다.
별 문제 없어 보이는 이 기사의 끝 부분에 씌여진 한마디 표현이
독자들로 하여금 편향된 시선을 갖게 할 수 있다.
- 물론, 대부분의 독자들이 그렇게까지 우매하지는 않을 것이다.
- 또한, 독자들이 우매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 결론을 유도하는 문구를 사용하는 것이 무방하다는 것은 아니다
담당기자의 생각은 편집(문단구조, 순서 등)을 통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
마지막 한마디 처럼, 자신의 의견을 대놓고 반영하려고 했다면
사실을 전달하는 기사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는 칼럼을 썼어야 했다.

이런 기사가 어떻게 데스크를 통과했을까. 참... 의문스럽다.
- 아, 스포츠 신문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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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3. 10. 26. 12:05

카리스마 결핍: 충고하기 by 92003. 10. 26. 12:05


누군가에게 충고를 한다.

충고는... 충고를 하는 것 보다 안 하는 것이 더 어렵다.
그리고 충고는... 안하는 것 보다 하는 것이 더 어렵다.
충고를 해야 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를 구분할 줄 아는 것...

충고는, 자주 하면 잔소리가 되어 버리거든.
자신의 충고가 잔소리 인줄 알고 안해야지 마음 먹는 일은 쉽지 않다.
자신이 남들에게 하는 충고는 이 세상의 진리 같기 때문에.
그래서 충고는 하는 것 보다 안(해야지)하(고 입닥치)는 것이 어렵다.

충고를 하고서 핀잔을 듣게 되면,
예를 들면... 냅둬~ 내맘이야~ 내 스탈이야~ 니가 뭔데~ 그러는 너는~ 너보다? 등등...
"안하면 반은 하는건데, 괜히 말했다.." 싶어지기 마련이다.
다시는 충고하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을 하게 된다.
한번 그런 반응을 겪게되면, 충고를 하는 것 보다 안 하는 것이 쉬워진다.
내 충고가 상대편에게 기분 상하게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래서 (잔소리가 아닌) 충고는 안하는 것 보다 하는 것이 더 어렵다.

내가 부족하다고 해서 충고 하지 않는다면,
충고 해봤자 서로 기분만 상한다는 생각을 한다면,
서로 득될 것도 없다.

밥먹고 나서, 내 입가에 밥풀이 묻어 있다.
나한테선 여러차례, "충고하지 말아야지" 하는 충동을 느꼈기 때문에
보고도 말을 안해주는 당신.
내가 묻은 줄도 모르고 남들에게 "니 얼굴에 밥풀 묻었다" 말하는 나.
그제서야 "너도 묻었다" 라고 말하는 그대.
(그래, 당신은 이제서야 봤지)

충고가 다 옳은 것도 아니고,
충고를 들었다고 다 그대로 지켜야 하는 것도 아니다.
충고는 충고고, 결정은 자신이 하는거니까.
단지, 말한 사람 미안하지 않게,
"충고 고맙다", "생각해 보께", "충고 고마웠지만 결정은 이렇게 했다" 정도는
충고한 사람에게 말해주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충고가 통하지 않는거...
카리스마 결핍 현상이 아닐까 싶다.





충고(忠告)
ꃃ남의 결함이나 잘못을 진심으로 타이름. 또는 그런 말. ¶충고를 듣다/충고에 따르다/어머니의 간곡한 충고를 받아들이다/이미 결심이 굳어져 실행하고 있는 그녀에겐 더 이상의 충고나 조언이 필요 없었다./장익과 나는 그에게 몸을 좀 돌보라고 자주 충고를 주었으나, 그는 대답 없이 자기의 일에만 몰두했다.≪김원일, 어둠의 축제≫

조언1(助言)[조ː-]
ꃃ말로 거들거나 깨우쳐 주어서 도움. 또는 그 말. ≒도움말. ¶조언을 구하다/조언을 듣다/조언을 받다/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다/전문가의 조언을 따르다/나는 누구의 조언도 없이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잔-소리
ꃃ①쓸데없이 자질구레한 말을 늘어놓음. 또는 그 말. ≒쇄언(瑣言)①. ¶잔소리를 늘어놓다/잔소리가 많다/두말하면 잔소리지./하라면 하는 게지, 웬 잔소리가 그리도 많으냐? ②필요 이상으로 듣기 싫게 꾸짖거나 참견함. 또는 그런 말. ≒쇄언(瑣言)②. ¶잔소리를 퍼붓다/잔소리가 심하다/하루만 잔소리를 안 해도, 아이들은 금세 제멋대로 행동을 한다./늙은 어미 잔소리 듣기 싫다고 하지 말고 정신 좀 차려라.≪황석영, 어둠의 자식들≫ ꄘ①사살낱.ꄘ①잔말.

카리스마(charisma)
ꃃ[사회] ①예언이나 기적을 나타낼 수 있는 초능력이나 절대적인 권위. 신의 은총을 뜻하는 그리스 어 'Khárisma'에서 유래하였다. ②대중을 심복시켜 따르게 하는 능력이나 자질. 독일의 사회학자 베버가 지배의 세 가지 유형으로 합리적 지배, 전통적 지배와 함께 카리스마적 지배를 든 이후로 일반화하였다. '권위'로 순화.

권위(權威)
ꃃ①남을 지휘하거나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 ¶권위가 있다/권위가 서다/가장의 권위를 세우다/패전 후에 장군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아버지의 권위가 말이 아니다./전제 국가에서는 임금이 절대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었다. ②일정한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신. 또는 그런 사람. ¶권위 있는 논문/권위가 실추되다/그분은 물리학 분야에서 권위가 있는 학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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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3. 10. 23. 11:25

세탁기 가위에 눌렸다 사소한 일상2003. 10. 23. 11:25

새벽녘에 잠들었는데, 가위에 눌렸다.
이름도 특이한... 세탁기 가위.

잠이 막 들려고 할때, 2층으로 누군가 올라오는 기분 나쁜 느낌이 전해져 왔다.
허부적 허부적, 너 가위, 물렀거랏!!

아유~ 진짜. 이제 그만 좀 해~
아~ 야! 그만 좀 하라니까!!!
그냥 눈 앞에 나타나봐~ 뒤에서만 나타나지 말고, 둥둥 떠다니지 말란 말이야.
뭐, 요구하는게 있으면 말을 해봐. 내가 얘기는 다 들어줄테니까
- 뭘 해주겠다는 말은 아니다.. ^^;
말도 안하고 지X이야! 야, 말을 하라니까.
이런 말을 하려는데 실제로 나오는 말은
워어어.. 워어어... 

성질대로 안되면 점점 "야~~~" 정도로 바뀐다.
좀 더 큰 소리지.
- 나는 정말 열심히 소리를 내려고 하는데, 실제 소리는 아무것도 안나나 보데.

이러다가 머리를 흔들고, 팔을 움직이면서(이거 참 생각대로 안된다) 잠이 깬다.
다시 잠들기가 무서워지는데...

오늘 아침은 이 상황에서 세탁기가 돌아가는거다.

-_-;

어제는 버튼이 안 눌러져 작동도 안 되던게
이 새벽에 빈통을 돌리고 있다. 워어어엉~~ 위어어엉~~~
수도꼭지가 연결되어 있으니 빈통에 물까지 받았나 보다.
탈수 할때쯤이면 물이 빠지겠지... 하고 있는데 계속돈다.

혼자 사는게...
이럴땐 안 좋구나 싶다.

미친 세탁기,
부끄럼쟁이 귀신.

오늘 새벽은 이것들이 아주... 세트로 나를 괴롭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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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3. 10. 23. 04:27

식탁이 나를 부를 때 사소한 일상2003. 10. 23. 04:27

식사 시간이 되면, 내가 식사를 준비하지 않는 이상 누군가 나를 부른다.

밥.먹.어.라.
식.사.하.세.요.

머, 대충 그런 말이다.

식탁에 가보면
어떤 경우에는 준비가 다 된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밥도 아직 멀었고, 식탁을 닦지도 않았다.

식탁을 닦지도 않고,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부르는 사람들은
불러도 제 때 안오니까 미리 부른다고 말을 한다.
나는 와 봤자 준비도 안되어 있으니 늦게 온다.. 라고 말을 하고 싶어진다.

내가 밥 당번 할 때, 그들은 꼭 남을 도우려고 한다.
남을 돕는 일... 좋지.
숫가락 젓가락을 테이블에 놓기도 하고, 밥을 퍼 테이블에 놓기도 하고,
국이 잘 끓여졌나 간을 보기도 한다.
나는 내가 식탁을 다 차려 놓고,
잘 세팅해서 사람들을 부르려고 하는데 방해를 받아 기분이 나쁘다.
훠어이~ 저리 가거라~~

밥 먹으러 식탁 주변에 갔을 때.
식사 당번이 아직 식탁을 준비하고 있다.
요리도 덜 끝났다.
젠장!!

요리를 준비하는 사람은 식탁도 닦고, 밥도 퍼고, 반찬도 좀 내 놓고, 정리도 하라고 한다.
서로 돕고 사는 세상, 꼭 당번이 다 할 필요 있나.
당번이 밥하고 국 끓였으니 너도 좀 하라는 얘기다.

밥을 다 먹고 설거지 할 때가 되면
밥 당번을 했던 사람이 자기가 밥하고 국 끓이고 반찬 준비했으니 설거지는 네가 하라고 한다.
-_-; 결국 이거였냐...
네가 한게 밥하고 국 밖에 더 있냐.
- 그것도 어디 혼자 다 했나. 이것 가져와라 저것 가져와라~ 시키기나 했으면서
식사시간이 어디 그것만 준비되면 끝이더냐.
다른 사람이 식사당번할때 숫가락 몇개 놓고선
지는 식사 준비 도왔다고 설거지에서 빼달라고 할때 알아봤다.

식사 준비하고, 상차리고, 잘 먹고, 치우고, 마지막 물기 한방울을 닦아 낼 때까지,
밥 먹는 내내 맛있어? 맛있어? 이상하지 않아? 하고 묻지나 말고,
- 음식 맛에 대해 그렇게 물어 볼때마다 성의있는 답변을 하기는 매우 어렵고 피곤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남 손 안타도 될 정도로 마무리 잘 보기를.

그리고 나는,
식탁 상황이 어떻든 그것을 마주 대하고 앉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는 마음부터 갖기를.
- 특히 아침밥을 차려준 식탁을 마주 했을때는 무조건 감사해야 하거든
- 이른 아침부터 조용조용 밥 준비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디비 자고 있는 내 모습보다 얼마나 거룩해
(적어도 지가 아침 차려보겠다는 얘기는 아니네..)


어디 그렇게 한번 해.보.자.고.




PS.
이거 보고 내 얘긴가... 하고 생각할 사람이 있어서 미리 당부 말씀드리는데,
당신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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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3. 10. 20. 15:30

머리카락 이야기 사소한 일상2003. 10. 20. 15:30


오랜만에 후배를 만났다.

"오빠, 머리 깍았구나"
"응"
"어디서 했어?" (좀 걱정스러운 말투)
"응?... 어... 우리 동네서..."
- 우리동네? 일산에 새로 생긴 신흥 번화가다.
- 우리동네에 새로 생긴, 고급 미용실.
- 선생님이라 불리는 미용사도 있고, 조수도 두세명이 붙어 다니고,
- 기다리는 동안 커피, 녹차도 주고, 잡지 코너도 있고 천장도 딥따 높다.
- 다시말해 동네 아줌마들 가는 미용실이 아니란 얘기지~

"에이~ 저번 머리가 훨씬 나았는데. 저번에 했던데랑 다른데서 했구나"
"어.. 응.. 전엔 홍대에서 한거고... 이번엔 일산에서..."
"에이.. 저번께 훨 낫다. 어려보이긴 하는데... 좀 어색하고..."
"으응..."

-_-;



새 스타일의 머리에 정 붙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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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3. 10. 20. 02:30

학교에서 먹는 밥 by 92003. 10. 20. 02:30

학교에서 먹었던 밥이 기억나는지 모르겠다.
최근 들어 학교에 가서 밥을 먹게 되는 일이 생겼는데,
학교 밥이란게, 예나 지금이나 그것을 먹는 사람들에게는 불만이 있나보다.

내가 대학을 다니던 8X년도에는...
- 에구구... 좀 많이 됐다..
- 솔직히 나는 고등학교때부터 그 학교 식당을 이용했었고
- 그래서 식당 아줌마들과 좀 친했다
한끼 식사가  500원인가 600원인가 그랬다.
- 정확한 가격은 기억이 안난다... 하여튼 저렴했다
그나마 내가 다니던 학교는 좀 비싼 편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나는 학교 밥으로 생활을 하는 생활자였기 때문에
식당 아줌마들의 애정을 듬뿍 받았던 기억이 있다.
심지어 식당 아줌마 중 한명과의 염문설까지 있었다.
크크~

그 아줌마 덕분에 놀림은 받았지만
내심 기분 나쁘지 않았고, 우리 써클에 김치는 적잖이 유지 되었던 기억이 있다.
- 김치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늘 받지는 못했다. 내가 어디 제비라도 되나~

그때의 메뉴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지금처럼 영양사가 의무적으로 있을 때도 아니었고...
생각해보면, 그 당시 우리 학교에 식품영양학과가 있었고
그당시 졸업한 분들이 아마 지금 영양사하는 분들의 교수나 조교수 정도 되어 있지 않을까...
- 사실, 그때의 식품영양학과는 그다지 인기학과가 아니었던 것 같다

요즘 자주 밥을 먹고 있는 학교에서는 그때에 비해 한끼 식사값이 비싸다.
예전에 비해서 많이 오른 것 같지는 않지만 그때에 비하면 비싸긴 하다.
하지만 비싼 값에 비해 맛은 그다지 달라진 것 같지는 않다.
단지 물가만을 반영한 가격인지도 모르겠다.

이 학교의 점심식사 요금이 내가 볼때는 좀 웃긴다.
학생/교직원/방문객 이렇게 요금이 구분되어 있다 보다.

처음에는 교직원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좀 부끄럽더만.
내가 얼굴을 아는 아이들은 평민들(?)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는 학생요금으로 식사를 했는데, 별 다른게 없었다.
나는 아무래도 양반들 축에는 안끼는 인간인지
학생 요금 식사가 내 마음에는 훨씬 편했다. ^^

내가 느낀 학생요금과 교직원 식사의 차이점은
반찬을 직접 덜어먹는 것과
식사하는 공간의 분리라는 차이점 뿐이다.
- 직접 반찬을 그릇에 담는 수고를 하기 위해 돈을 더 내야 한다!

아, 또 하나 있다.
테이블 주변에 배치된 휴지가 다르다.
학생요금으로 먹는 자리의 휴지는 벽에 걸려있는,
식당에서 흔히 볼수 있는 앰보싱 뽑기용 휴지고
교직원 테이블에 있는 휴지는 집에서 쓰는, 뽑아쓰는 티슈다.

음식? 똑 같다.
다만 직접 덜어먹는가 아니면 주는대로 먹는가의 차이일 뿐이다.
기분 차이도 좀 있는데,
학생요금으로 먹는 곳은 아줌마들이 주는대로 받아서 먹어야 하고
교직원들이 먹는 곳은 직접 원하는 양만큼 떠서 먹는다는거다.
- 그런데 이 상황에서도 감시하는 분들이 있어서
- 특정 반찬에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싼 값에 먹는 밥은 주는대로 먹는거고
좀 더 주는 값의 식사는 지가 직접 떠 먹는 차이...
대단한 자유 아닌가?

나는 이 식당이 참 우습다.
만약 음식에 차이가 있다면
가격 차이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었을 수도 있었겠다.

교내 식당이 별것 아닌 차이를 두고 사람을 차별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교직원이 별건가.
교직원은 양반이 아니고 학생은 평민이 아니다.

학생이 더 비싼 요금을 내고 교직원 식권을 끊을 수도 있다.
물론, 지금도 그것은 가능하다. 단지 그렇게 하지는 않고 있다.
서슬퍼른 알바생들이 교직원이세요? 학생이세요? 묻기 때문이다.
학생이면서 교직원입니다.. 라고 말하기 힘들다.
- 학생들이 착하다는 이유도 이유지만,
- 별 차이 없는 서비스에 몇 백원 더주면서 까지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
-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그 알바생들의 역할은
- 교직원이면서 학생입니다 하는 사람을 색출하기 위함일 것이다.
- 식당입장에서는 금전적인 손해로 이어지거든.
- 학생 주제에 교직원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는 사람을 색출하기 위함은 절대 아닐 것이다.

처음부터 요금 체계를 교직원/학생 구분 할 것이 아니라
고급형/일반형 으로 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교직원이 무슨 벼슬이라고...

학교에서 가르치는 사람들이나, 학생들을 위해 일하는 분들이
학생들과 같이 밥 먹는게 부끄러운 일인가?

교직원 식당은 학생 식당과 유리 칸막이 하나로 분리되어 있다.
그 안에서 나는 교직원이다... 하고 밥 먹는 모습이...
나는 그다지 멋있게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대다수의 학생들이 먹고 있는 곳과 차별되어 보이지도 않는다.
그들에게 이리로 나와서 우리와 함께 먹자고 얘기하고 싶을 정도다.

어쩌면 그들의 자존심일지도 모른다.
이 학생들과는 다른, 자신은 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 있다는...
그런 뭔가... 남들과 다르고 싶은 이미지를 가지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에이, 그들을 인정하자.
뭔가 다른 그들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내 까짓게 뭘 알겠나.

그들이 겨우 밥값 몇 백원 정도의 사소한 것으로
남들과 다르게 보이고 싶어하는 쪼잔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그들에게는 학생들과 같이 먹는 일부 비학생들이
겨우 몇 백원 하는 밥값을 아끼려고 하는 사람으로 보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학교밥을 먹으면서 하는 나의 생각은,
몇 백원을 더 낸다고 해서, 독립된 공간에서 식사를 한다고 해서
그들이 양반처럼 보인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몇 백원 덜 내고 학생들과 같이 먹는 것이
교직원 아닌 것 처럼 보일까봐 걱정하는 일이나
학생들과 같이 밥 먹는 것이 겨우 몇 백원 아끼려고 하는 행동으로 보이는 일이나
다 같이 불쌍하기는 마찬가지라는 거다.

학교는, 학교식당은 교직원/학생/외부인을 구분 할 것이 아니라
할인/일반/고급으로 구분 전환을 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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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3. 10. 20. 01:19

오늘 발견한, 갖고 싶은 책들... 잡다한 관심2003. 10. 20. 01:19

오늘 발견한 갖고 싶은 책들.
서점에 갔다가, 잊어버릴까봐 메모해 왔다. 크크~


파리가 잡은 범인
M. 리고프 / 황적준 / 해바라기 / 255p

곤충 법의학 책이다.
추리소설 처럼 읽을 수 있게... 재미있을 것 같다.





욕망하는 천자문
김근 / 삼인 / 728p

천자문 한글자 한글자에 뜻풀이와 어원,
관련된 사자성어(천자문은 그 자체가 사자성어로 이뤄진 한시다)를
풀이하고 설명해준다.
이야기 책을 보듯 읽다 보면 어느새 천자문이 깨우쳐져있을 것만 같았다.
두껍지만 예쁘다. 디자인, 재질, 구성... 뭐하나 뒤처지는게 없는듯.


우리가 정말 알아야할 우리신화
서정오 / 현암사 / 254p

미야자키 하야오던가? 라퓨타, 센과 치이로의 모험 등을 만들었던 에니메이션 감독말이다. 이 책을 보는 순간, 일본에는 너무나 많은 신화가 있어서 이야기 할 것이 많다라고 하던 그의 말이 생각났다.
우리나라 신화? 우리가 미신이라 여기지 않고, 스스로 업신여기지 않았다면
얼마나 더 많은 신화가 남아있었을까... 산 하나 개울 하나만 건너도 조금씩은
다른 말투(사투리)를 가지고 있는 우리가 마을마다 신화하나 없었을라고.
우리 신화에 대해, 우리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과 신(혹은 귀신)들에 대해 좀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광화문에 나갔다가, 교보에 들렀다.
서점이나 레코드가게(요즘은 CD가게라고 해야겠다)에 가면 사고 싶은게 너무 많다.
다행스럽게도 내 기억력은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편리한 구조를 지니고 있어
구매욕구로 인해 생활이 불편해지지는 않는다.

약속 시간은 이미 지났지만,
와야 할 사람이 도로 위에 꼼짝도 못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은터라 조금은 여유가 있었다.

서가를 왔다갔다 하다가 몇가지 갖고 싶은 책을 발견했다.
언제 갖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기억을 하고 있다면 아마 보게 될 것이다.

내가 선호하는 책은...
일단은... 예쁜 책이다.
디자인이 예쁜 책은 물론, 독특하게 만들어진 책, 정성이 들어간 책들은 내용에 관계없이 좋다.
하지만 거의... 사지는 않는다. ^^ 그냥 서점에서 본다.

그 다음은 소설책 종류인데, 소설은 작정을 하고 사기 보다
시간이 날때 어슬렁 거리다 발견하는 것이 더 기분이 좋다.
그리고 대체로 사는 편이다.

그 다음은... 어떻게 분류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서점을 휘휘~ 둘러보지 않으면 만나지 못하는 그런 책들이다.
그 책들이 구석구석 잘 숨어있어서가 아니라
평소에는 내 마음에서 검색 대상으로 떠 올리지도 못하는 책들이기 때문이다.
서점에서나 만날 수 있는...
(인터넷 서점에서 충분히 검색이 되지만 그런 책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경우가 많다)
잘 기획된 책이라고 해야하나... 교양? 인문? 하여튼 잘 모르겠다.

책의 실체를 보지 않고서는 그런 책이 나왔는지도 모르고,
그런 책이 있다고 하더라도 소개를 받기 전까지는 그 책의 가치도 알기 어렵고,
가치를 알았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의 전개가 나와 맞을지 다를지도 알 수 없는...
^^

그런 책들은 경영, 리더쉽, 처세, 컨설팅, 마인드 컨트롤에 관한 분야이기도 하고
기획, 게임, 과학, 네트웍, 역사, 미술, 논리학, 인문, 영화와 연극이론에 관한 분야이기도 하다.
신화, 고전, 음악, 미학, 작문, 동화, 그림책, 여행안내서, 칼럼...
그리고 부정기 잡지 등.
딱히 어떤 분야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새롭게 기획된... 그런 책들이다.

서점에서 발견하는 그런 책들은 서점에서 보내는 시간을 기분 좋게 만든다.
그리고 갖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한다.
- 하지만 금방 잊어버린다. -_-;

그리고 서점에서 책을 고르고 있는 여인들의 모습도 보기 좋다.
- 아아... 이것 때문에 서점을 서성이는 건 아니지만... 뭐...
남자들? 흠... 그런게 있긴 있다. 걸리적 거리는 귀찮은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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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3. 10. 11. 15:50

여자친구의 말들 by 92003. 10. 11. 15:50

여자들의 말을 듣다 보면,
단어와 문장에서 표현하는 뜻과는 달리
새로운 해석으로 받아들여야 할 말들이 있었다.

뭐, 다들 알고 있는 별다를 것도 없는 내용들이지만
정리를 하자면 이렇다.



- 말이 참 없으시군요...
- 원래 조용한 성격이신가 봐요.
이거 좋은 얘기 아니다.
심심하다는 뜻인데, 문제는 이쪽의 반응이다.
이런 얘기 듣고 나면 더 얼어 붙어서 할 수 있는 말이 더 없어진다.
반대로, 내가 이런 말을 해도 상대방이 얼어붙게 되거든.
그래서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는 해서는 안 되는 말이라고 생각하게 된 말.


- 우린 친구잖아
친구라는 말이 나오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내가 다가 가려고 하는 입장이라면 여자친구가 그것을 경계한다는 뜻이고
내가 그녀에게 관심이 없는 쪽이라면, 그녀는 이 사태를 파악하고
자포자기 한다는 식의 표현을 해서 나의 관심을 끌어보겠다는 거다.
즉, 친구니까 부담갖지 말고 자신에게 신경 써줘도 된다는거다.
그래서 네가 아무리 잘해줘도 자신은 오해하지 않고 "친구"로서 만날테니
제발 나한테 신경 쫌 써라, 잘해줘라.. 그런 얘기지.
비참하게도 후자의 경우보다 전자의 경우가 더 많아서 탈이긴 하지만
뭐, 그런거 잖아.


- 뭐, 할거 없니?
- 오빠, 뭐 재미있는거 없어?
이런 말을 듣게 된다면, 적어도 이 여자와 나는 애인 관계일리는 없다.
마땅히 다른 무언가를 할 거리도 없는데다
자기 남자 친구 혹은 그녀가 신경쓰고 있는 그는
뭔가에 빠져서 자신을 신경쓰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마침 오빠(이런 말을 듣게된 사람)가 있어서 말을 하기는 했는데,
뭔가 새로운 것이 나오길 기대하고 물어보는 것은 아니다.
정말 놀랍게도 오빠(이런 말을 듣게된, 단지 그 자리에 있던)가 뭔가를 말했을때
그것은 그저 그런 시간 때우기에 괜찮다면 그녀가 빠져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곧 전화가 온다거나 해서 그녀는 금방 빠져 나가게 된다.
그녀를 구제해 주는 것은 그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이 순간 이 자리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전화 한통이지
그게 누구이든 무엇이든 크게 상관하지는 않는다.
애써 새로운 것을 생각해서 좋은 사람인척 보이려고 노력하지 말고
"없어" 라고 짧고 간결하게 대답해 줄 필요가 있다.



- 어,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닌데...
그녀의 변명은 항상 그렇게 시작한다.
관용어구, 입에 달린 별 뜻 없는 말이다.
이 한마디를 통해
나는 너에게 좋은 뜻으로 한 일인데
너는 (속이 좁게도) 그렇게 받아들이는구나.
라는 의미를 전달한다.
사실, 그녀는 이런 의미를 전달하려던 뜻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냥 자신의 과오를 덮어두려는,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말이지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려거나, 책임을 뒤집어 씌우려고 하는 말은 아니다.
단지, 결과가 그렇게 될 뿐이다.
그녀는 그것을 예측하지 못하고 계속 한마디 한마디 더 하면서
상대편을 수렁에 빠뜨린다.
그녀의 말대로 그것은 절대 그녀의 뜻대로 된 것이 아니므로
더 이상 따지지 않는 것이 최고다라는... 그런 결론을 갖게 되었다.


- 에이, 소심하기는!
상대편의 지적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할 때 쓰는 말.
어, 내가 그랬단 말야?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등등의 생각을 하게 되지만 1초도 지나지 않아서
뭘 그런 것까지 생각해서 사람 피곤하게 만드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상대편보고 하는 말이 에이~ 소심하기는! 이다.
또는 남자친구가 쓰잘데기 없는 일게 골몰해 있을때 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딴거 생각하지 말고, 그만 생각하고 날 봐줘!
이런거지.
여자들은 정말 섬세하고 다양하게 생각을 많이하고 얘기를 하지만
남자가 그러면 한마디로 "소심해"라고 말 하기도 한다.

이런 말들은 남자와 여자의 문제일 수도 있고,
그냥 사람과 사람사이의 문제일 수도 있다.

말에 있어서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분명히 있는 것 같다.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것저것 풀어 놓음으로해서 스스로 편안해지는
여자의 말은 남자들이 이해하기 어렵고(이해하지 않아도 되는데 이해하려 한다),
억지로 해결위주로 논리를 펼치는 남자의 말은 여자들이 듣기에
쪼잔하거나 허황되거나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많다.

뭐, 이렇지 않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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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3. 10. 7. 02:32

정모와 점순이 사소한 일상2003. 10. 7. 02:32



정모가 끝나고, 정모 사진이 나왔다.

여러장의 사진 중
점순이 사진... 충격적이다.

점순이 사진에 등장하는 인물 J양은 월간파 정모의 운영진 중 한명이다.
이제 스스로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저 점을 스스로 그려 넣고...
오늘은 핸드폰 배경 그림에 까지 넣었다고 한다.
대단한 발전이 아닐 수 없다.

J양은...
맡은 일 책임지고 해 내고, 해 내려고 하고,
일에 대한 열정 많고, 묵묵히 일 잘한다.

칭찬 말고 단점?

단점은...
요즘 연애에 빠져서 주위를 둘러보지 못한다는 거...

크크
사실 연애에 빠진 사람 치고는 주위 둘러보는 정도가
그다지..
욕들을 정도는 아니지 않나 싶다.

페이퍼에 쓰느라
평소와 다르게 표현하는 것 같은데...
J양이 보면 다소 놀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실 그렇게 생각한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그런 얘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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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3. 10. 3. 13:58

레미제라블 사소한 일상2003. 10. 3. 13:58

어제는 일을 하면서 계속 CD를 들었다.
레미제라블... 두장짜리 CD 중 두번째 장을 계속들었다.
계속 들었던 이유?
CD를 갈아 끼우기 귀찮아서지.

레미제라블 두번째 CD에는 레미제라블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짝사랑(On my own)이 있고,
전투씬에 해당하는 곡이 있어서 스펙타클한 느낌도 난다.
듣고 있으면 점점 빠져드는...

그리고 여러명이 서로 다른 멜로디로 부르는 <One Day More>도 있다.
이 곡은 합창 부분이 주는 엄숙+웅장함에 대여섯 명 정도 되는 솔로들의
각각 다른 멜로디를 듣는 재미가 있다.

아마 눈 앞에서 뮤지컬을 보고 있다면 이 곡이 끝난 다음에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치거나
곡을 듣는 도중에 계속 가슴 벅차오름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긴, 지금이나 되어서 곡을 듣고 듣고 듣다 보니 이런 느낌이 더 강해지는거 있다.
처음 이 공연을 봤을땐 그냥 놀랍고 재미있었다는 기억 뿐이다.
- 이때는 우리나라 극단에서 복제한 공연이었다.
- 아마 93년도인가... 그쯤 될걸?
- 물론, 출연진이나 제작진도 좋았고, 공연은 잘 만들어져 보기에 좋았다.


두번째 봤을 때, 외국 공연팀의 오리지널을 봤다. (그래도 호주팀인가 그랬을걸? 영국팀이던가)
대사는 영어로, 내용은 자막으로 나왔다.
뮤지컬 처럼 라이브로 하는 공연에서의 자막...
좀 특이했지만 어차피 내용은 다 아는 것이고.
심청전이나 춘향전을 아무리 어려운 발음으로 해도 대충 줄거리는 파악하는 것 처럼
레미제라블도 그 만큼 익숙한 공연이니까 이해하는데는 문제 없었다.
외국공연에 대한 느낌은... 깔끔하고 재미있고, 뭐.. 레미제라블 보면 느끼는 그런거 똑같이 느꼈다.
좀 더 준비가 철저했다... 공연진행이 훌륭하다... 그런 느낌이었다.

공연중에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칠만한 부분은 없었지만
한곡 한곡 노래를 어찌나 잘 하던지, 그래 이런거야... 하는 느낌은 여러번 받았던 것 같다.

나 이만큼 노래 잘한다~~
나 이렇게 고음 많이 올라간다~~
나 이렇게 길게 소리 낼 수 있다~~
하는 식으로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대사를, 이야기를 하는 노래였다.
뮤지컬의 노래는 그렇다.
나는 그런 노래가 좋고, 그렇게 부를 줄 아는 사람이 좋다.
- 대사를 이야기하는 노래라고 해서 노래 같지 않게 흥얼거린다는 뜻이 아니다.

오늘도 역시 CD를 갈아끼우기 귀찮아서
계속 레미제라블을 듣고 있는데...

좋군.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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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3. 9. 24. 23:33

술마시면... 사소한 일상2003. 9. 24. 23:33


가뜩이나 기억력이 짧은데다가
술을 마시면 필름도 잘 끊긴다.

아침에 깨어나서 시간이 갈 수록,
아침 기억 조차 사라져간다.

내 기억은 조금씩 소비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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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3. 9. 18. 19:44

86,400원 이야기 by 92003. 9. 18. 19:44


86,400원 이야기.
어느 페이퍼에서 읽은건데, 그 페이퍼가 어딘지는 모르겠다.

매일 86,400원이 입금되는 통장이 생긴거야.
이 돈이 언제까지 입금될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들어오는 동안은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입금되는거지.

입금되는 돈은 매일 매일 소비해야 하는데 다 쓰지 못한 돈은 사라져버려.
매일같이 86,400원.
또한 다른 계좌로 옮겨서 축적할 수 없고, 딴 사람이 대신 쓸 수도 없지.

그런 통장이 생긴다면 어떻게 쓸래?


하루는 24시간, 이것은 1440분, 그리고 또한 이것은 86400초.
시간은 돈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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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3. 9. 9. 04:29

헤어진 다음에야 알았다 사소한 일상2003. 9. 9. 04:29

헤어진 다음에야 알았다.
만나는 동안에는, 설마하며 믿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그러는걸 보고서야 일이 그렇게 돌아간다는 것을 알았다.

착한척 하는 여자들은,
남자에게 미안해야 할 일이 생기면 더 잘해준다는 것을.

그게 더 상처를 주고 마음 아파지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당장 눈앞에 던져진 아픔을 피하고자 그렇게 행동한다.

나중에 그녀는 말한다.
내가 오죽했으면 그렇게 했겠냐고.

그래, 지나고 보니 네 마음 잘 알겠다.
이제는 잘 알겠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푸후훗~

어차피 알았어도 그만이고, 몰랐어도 그만이다.
그때 내겐 그게 최선이었기 때문이다.
하나도 아깝지 않다.
덕분에 나도 행복했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나와 비슷한 사람을 보면 왜 그렇게 바보같냐.

내껀 로맨스였는데, 남의 것은 사기같다는 거,
거참 기분 좋은 일 아니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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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3. 9. 9. 04:29

그녀는 자꾸 불행을 불러들인다 by 92003. 9. 9. 04:29


그녀는 자꾸 불행을 불러들인다.
자신에게 불리한 말, 불행한 말들만 자꾸 되뇌이며
그런 푸념을 들어주는 사람이 위로해 주길 기다린다.

한바탕 푸념을 널어 놓으면 마음이 시원해지나보다.
그래, 누군가 어떤 대안을 이야기 할 필요도 없이
그저 들어주기만 해도 그녀는 위안을 얻을 수 있다.

복수를 꿈꾸지 않고, 그저 푸념을 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푸는 것..
그리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좋지 않다.

자신을 몰아세우는 말을 해서 위로 받는 행동이나
누군가 험담을 해서 그 사람을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행동
그다지 속시원하지 않을걸?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라
그저 덮어둔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를 덮어 놓고 시간이 지나면 짐짓 해결된 것처럼 보인다.

사람 사이의 일에 마감이 있는 것도 아닌데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 믿는 것이다.

문제는 시간이 지날 수록 커지면 커졌지 저절로 사라지는 법이 없다.
바뀌는 건 미워하는 내 마음 뿐이다.

해결되었다고 믿는 것,
그건 아마 스스로의 마음에서 지쳐 포기해버린 마음일 것이다.
결국 그렇게 포기하는게 해결이라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은 내 친구의 그녀에게 전화를 받았다.
내가 소개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이것들은 잘될때는 지들끼리 만나다가
뭔가 잘 안되니 나를 찾는다.

문제를 해결하려거든, 피하지 말고 객관적인 이성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
특히 문제를 감정과 뒤석여 부풀리지 않아야 한다.

감정이 험한 말을 만들고,
자신에게 불리한 말들만 모아서 자신을 비련의 주인공으로 몰아간다.
그래야 드라마가 된다.

당신은, 드라마의 주인공이 아니다.
스스로 비련의 주인공이라 착각하지 마라.
따지고 보면 남들 다 하는 만큼의 싸움인데.

오늘 밤은 참 지지리 궁상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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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3. 9. 8. 01:19

아닌 줄 알면서도 by 92003. 9. 8. 01:19


아닌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지?
지극정성으로 지내다 보면 네 마음 알아줄 것이라 믿었지?
그러면서도 안된다는거 알고는 있었지?
알면서도, 그래도 믿고 싶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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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3. 8. 13. 14:27

미스티 블루 by 92003. 8. 13. 14:27

내가 카페 미스티 블루에 도착한 것은 날짜가 막 바뀐 시간이었다.

미스티 블루의 사장과 직원들, 손님들이 보는 가운데 음향 장비를 손보기 시작했다.
밤 늦은 시간, 눈치 없는 손님들은 음악을 신청하거나 음악이 고리타분 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지금은 음향 시스템 점검 중 입니다"

새로 개업한 이 카페에는 라이브 무대가 있다.
음향 시스템은 BGM을 위한 음향 시스템과 라이브 무대용 시스템으로 구분되어있다.

나는 리버브 장치라는,
밤무대 가수의 목소리를 제대로 흔들어 준다는
그 장치를 제대로 동작하게 하기 위해 출동(?)한 셈이다.

전문가는 전문가만의 도구가 있기 마련이다.
누가 보아도 폼나는 헤드폰을 하드 케이스에서 꺼낸다.
이때, 알만한 사람들은 알 수 있도록 나는 액션이 커진다.

길다란 유리잔에 파인애플 쥬스가 왔다.
얼음 한 두 조각과 함께 빨대도 꽂혀있다.
일하는 사람을 위해 가져온 것인지, 손님에게 주려다 그대로 가져온 것인지
나의 업무 형태와 상관없이 평소 하던대로 가져온 것 같다.
일에는 방해되는 형태라 거추장 스러웠지만 마침 더웠던 터라 시원하게 마셨다.

음향 콘솔의 신호 흐름을 파악하고,
음향 장비 랙(Rack)을 열고 케이블을 점검한다.

마이크에서 시스템으로의 입력 확인, 채널에서 AUX 출력으로 전송 확인, AUX 출력단의 신호 확인.
리버브 머신에게 보낼 신호까지는 모두 확인되었다. 아무런 이상이 없다.

케이블도 장치에 잘 연결되어 있다.
리버브 머신의 세팅이 잘못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이것은 뒷면부의 셋업이라 초기 셋업이 잘 못 되어 있으면
엔지니어가 보기 전까지 발견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장비를 판매하고 셋업한 분들이 실수 하신 것 같다.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고 이제는 전면부 점검.

전면부는 소프트웨어 셋업이라 파라메터가 많은 편이다.
아니다 다를까 하드웨어 셋업과 다른 소프트웨어 셋업이 되어 있다.
이것을 수정하고 나니 누가 들어도 알 만큼 소리가 달라졌다.

사운드 체크를 위해 무대에 오른 가수는 벌써부터 노래를 하고 있다.
테스트를 위해 소리를 크게 했다 작게 했다 하고 있으니
노래를 하기가 무척 불편할텐데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노래를 부른다.

스피커 셋업을 마치고 무대음향을 담당할 분에게 사용법을 알려드렸다.

다음은 BGM용 시스템 셋업.
이번에는 앰프가 낡아 눈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세팅을 해야 했다.
음향 시스템을 셋업하면서 눈에 보이는대로 하기가 쉽다.

예를들면 이런 것이다.
왼쪽과 오른쪽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의 밸런스를 맞추는데 있어서
앰프의 볼륨이나 밸런스 노브(Knob)로 눈에 보이는 밸런스 세팅을 한다.
즉, 눈으로 보기에 가운데 있어야 소리도 양쪽이 동등하게 소리가 난다고 믿는 것이다.
음향 장비의 셋업은 귀로 소리를 비교해가며 맞추는 것이 옳다.

음향시스템에 문제가 없다면 대체로 눈으로 판단하는 방식의 세팅이
완전히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눈으로 보는 것과 소리가 비슷하게 나는 것이 잘 만들어진 음향 장비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미스티 블루의 앰프는 오래된 것인지 클래식해서 그런지(결국 같은 말이지만)
눈으로 보는 세팅과 귀로 듣는 평가가 다를 정도로 낡은 것이었다.
그래서 눈으로 납득할 수 없는 세팅을 해야 하고, 이것을 관리자들에게 말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눈으로 하는 세팅으로 돌아가지 않고 귀로 세팅한 소리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미스티 블루에는 스피커 4개가 BGM 용도로 쓰인다.
앰프에는 2개의 출력 채널이 있는데
미스티 블루의 앰프 세팅은 한 채널에 스피커를 2개씩 묶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앰프의 채널에 문제가 있는지 한쪽 채널은 소리가 극단적으로 작았다.
한쪽 채널은 아주 크게, 한쪽 채널은 좀 상대적으로 작게 세팅을 해야 밸런스가 맞다.
카페를 둘러 보면서 소리를 듣고, 다시 밸런스 세팅을 하고 스피커 각도를 조절하고 다시 확인하고.

헤드폰은 아직도 내 목에 걸려있다.
목에 걸쳐진 헤드폰은 음향을 점검하는 엔지니어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일종의 코드다.
더이상 업무에 필요없는 헤드폰을 여전히 걸치고 카페 안을 돌아다닌다.
-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 얘기 하자면... 일하다가 헤드폰 내려 놓기가 어렵다.
- 분실의 우려, 케이블 손상 등등의 이유 때문이다.
-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폼이 안난다는 것이 제일 큰 이유다~ 음하하!!

몇차례 이 행동을 반복하면서 카페 전체의 음량 밸런스를 비슷하게 맞추었다.
카페를 걸어서 한바퀴를 돌아도 크게 들리는 곳과 작게 들리는 곳의 차이를 없애기 위함이다.

세팅을 다 끝내고 나니 홀가분하다.
손을 씻고 바에 앉았다.

무대에서 노래를 하는 가수는 알고보니 화가였다.
수많은 LP와 CD를 계속 틀어주시던 분은
이 카페의 DJ로 경력이 20년이 넘는 분이라고 한다.
미스티 블루 사장님도 무대에서 노래를 했는데 수준급 실력이다.

이 분들은 어떤 관계로 이 자리에 다 모이게 된 것일까.
나보다 10~15세 연상인 이분들은 모두가 형, 동생하는 사이다.

어른들은 현실적인 물체가 없는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현금으로 지불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한끼의 푸짐한 저녁식사, 술자리 등 역시 무형의 어떤 것으로 그 대가를 지불하려 하신다.
나는 야밤에 출동해 음향 시스템을 점점하고 셋업한 대가를 바에서 맥주를 마시는 것으로 대신했다.

지금은 시들하지만 전설적 명성을 가졌던 DJ,
수채화를 그리는 바람끼 다분한 멋쟁이 가수,
카페 사장하느라 성질 죽이고 산다는 사장님.
나이가 많건 적건 이들은 소년의 모습, 소년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재미를 추구하고, 재미를 위해 싸운다.
하지만 더 이상 소년이 아닌 이들이 추구하는 재미는 재미를 위함이 아니라
어찌 할 수 없는 상처를 보다듬고 어루만져줄 위장으로서의 재미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세월 만큼의 아픔과 세월 만큼의 상처가 이들을 지쳐 보이게 할 수도 있다.
나는 다만 재미를 추구하고 진지하게 일하는 그들의 모습 덕분에 카페가 기분 좋게 느껴졌다.

아마도 내가 다시 그 카페에 방문 할 일은 없을 것이다.
어쩌면 나의 미래도 그들을 닮아 버릴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미스티 블루에서는 자연스레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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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