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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7. 11. 23:30

스테인레스 후라이팬을 샀다 사소한 일상2011. 7. 11. 23:30

이거 뭐, 아마츄어 요리연구가의 로망이랄까... 스테인레스 후라이팬을 샀다.

카모메식당에서였나? 주방기구들을 보면 장식이 요란하지 않은게, 전문가의 것 처럼 자연스런 멋이 있었다. 알아보니 스테인레스 주방기구라는데, 사용하기가 까다롭단다. 불편한데 왜 쓸까... 싶은데 열 전도가 좋아 더 맛있게 요리할 수 있다나. 전문 요리사들이 사용하는 장비라 자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쓰기에는 불편하기만 한 도구라고.

나는 그저 이렇게 생긴 녀석이 좋다. 로고 따위가 강조되지 않고, 요란한 장식이 없는, 이름 그대로의 기능에 충실한 도구 말이다. 마트의 주방 코너에서 가끔씩 보던 스테인레스들은 대단한 가격으로 자리잡고 있었는데 마침, 2만4천원 정도 가격에 나왔다. 그래서 냉큼 집어들었지. 이마트에서 구입한 테팔 이지그립 스테인레스 후라이팬이다.


요렇게 생긴 놈이다. 기냥 이렇게 깔끔하게 생겼다. 손잡이가 플라스틱이란게 좀 맘에 안 들지만 그나마 생각했던 이미지에 가깝다. 더 유명한 무슨... F 메이커에서(상표를 가리는게 아니라 이름을 기억 못하는거다) 더 좋은 제품도 보였지만 역시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판매대의 점원이 내가 고른 것 보다는  F 메이커의 제품이 더 좋다고, 정말 진심어린 충고를 해 주셨다. 내가 보기에도 좋아보였지만 너무 무겁고 나에게는 과분했다.

바닥이 두꺼워야 충분히 열이 유지된다는 등, 나 같은 사람이 쓰기에는 두꺼운게 좋다, 지금 고른 것으로 가져가면 한 달도 안 되어서 결국 이걸로 바꾸게 될거다...

고마운 충고였지만 지금 나에게는 이 정도가 딱 좋다. 나중에 또 바꿀지라도 이걸 쓰겠다~ 라는 생각을 설명을 들을 수록 하게되었다. 그래, 내가 음식을 태울 수 있겠지, 스테인레스 후라이팬을 잘 다루지 못해 눌러 붙기도 하겠지, 까맣게 태워서 닦아 내지도 못하겠지, 그리고 또 기타등등 온갖 사건들이 일어나겠지. 어쩌면 다시는 후라이팬을 쳐다 보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런 것들도 겪어 보고 싶고, 대체로 맛 보다는 요리 과정을 즐기고 있으므로 그런 걱정은 패스~


설명을 들은대로 낮은 불에서 충분히 가열한 다음 올리브오일로 팬을 휘휘~ 둘렀다. 그리고 썰어놓은 야채를 볶기 시작했다. 걱정했던 것 보단 괜찮네. 까만색으로 된 코팅 후라이팬 보다 야채들이 슥슥~ 미끄러져 다니는게 보기도 좋고 뭔가 요리가 되어가는 과정이 그럴듯해 보여서 뿌듯했다. 불 온도가 손가락에 전해져왔다. 손잡이를 통해 온도가 전해온 것이 아니라 손가락이 불 가까이로 다가가서 그렇다. 손잡이가 짧은거다. 후라이팬을 흔들며 야채를 볶는데 전에 쓰던 것 보다는 크기가 작아서인지 마늘과 피망 몇 조각이 나가 떨어진다. 어차피 내가 먹을거라 주워 담고 섞었다. ^^;
 


볶는 손 맛을 느껴 보려고 이것저것 보이는 대로 다 넣어서 그런지 덩어리가 많다. 바질도 듬쁙, 후추도 듬쁙, 치즈도 듬쁙 뿌려서 완성한 오일베이스 파스타다. 야채가 눌러 붙지 않는데 성공했고, 후라이팬을 태워먹지 않는 것에도 성공했다. 그렇지만...

맛이 없다.

무슨 맛인지 느낄 수 없다. 아무런 맛도 안난다. 피망은 아삭하니 잘 볶아진 것 같고 마늘도 타지 않았다. 첨 시작할 때는 마늘 향이 살짝 나면서 잘 되어가는것 같았는데... 이게 무슨 조화인지. 짜지도 않고 싱겁지도 않고 그냥, 먹을 수 있는 '어떤 것'이 되어 버렸다.

그냥 버리기는 아까워서, 음식을 잘 못 만든 벌로 꾸역꾸역 다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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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