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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달팽이 식당>으로 알게 된 작가 <오가와 이토>의 2번째 작품이다.
달팽이 식당은 영화를 통해 알게된 독특한 음식 이야기였다.
음식 이야기라기 보다... 음식을 통해 이야기를 보여주는... 음... 그런거다. ^^;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다 일본 소설 코너에서 발견한 <초초난난>은
달팽이식당의 작가가 쓴 책이라는 띠지 광고가 없었다면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인연이 있다면 궁극적으로 언젠가 만나기야 했겠지만.

두 작품 모두에서 주인공은 말이 참 없는 사람이다.
개인적인 관계에 충실하고, 감상이나 생각을 잘 표현하지 않는 그런 여자 주인공이 나온다.
그리고 제목처럼 정겹게 속삭이듯 조금씩 가까워지고, 어느새 벗어나지 못할 만큼 가까워 지고,
욕심을 내지 못하고, 혼자 아파하고, 혼자 치유하고, 혼자 정리하고, 그런대로 인정하고 만족해한다.

싸움거리도 없고 대단한 사건도 벌어지지 않지만 가슴이 따뜻해졌다가 뜨거워지기를 반복한다.
불륜 이야기지만 불륜이라서 어둡거나 음습하지도 않고 당사자간에 감정 싸움도 일어나지 않는다.
소소한 이야기로 이렇게 즐겁게 붙들고 있을 수 있구나 싶어 놀랍기도 하다.

소설들을 보다 가끔 그런 생각도 한다.
나는 이런 이야기 말고 그냥 잔잔한 이야기, 내가 겪어 볼만한 가까운 사람들의 이야기, 다치거나 마음 상하는 사람이 없는 이야기,
행복한 순간에 누군가 불행해지는 이갸기가 아닌 이야기, 유치해서 간지러워 지기도 하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바랬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는 뭔가 심심할 듯도 싶었고 그런 이야기를 만났다 싶었던 적도 별로 없었다. - 영화 <친니친니>가 있었다!!
이 소설은 바로 그런 조건에 잘 맞는 이야기다. 내가 읽고 싶었던 이야기...
그리고 일본의 풍습과 요리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그 동네에 가서 한달 정도 살아보고 싶었다.
- 그럴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야 하겠냐만, 생긴다고 한들 느껴 볼 수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작고 예쁜 나만의 골목길을 발견한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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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