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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6. 21. 18:22

워크샵 참가, 좋은 공부 했다. 사소한 일상2011. 6. 21. 18:22

최근 참여한 워크샵에서 멋진 엔지니어를 만났다. 나이가 많지만 여전히 활동하고 있고 여전히 소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식을 나눠주는 것에 대해 아까워하거나 망설이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의 경험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귀찮아하지 않았다. 치밀한 계획과 그것이 표현된 서류, 자신감을 가지고 시행하는 시스템 얼라인먼트, 사람들과의 협동작업을 조율하는 능력, 자신의 귀로 판단하고 포기하지 않는 세팅, 편리한 공연을 위해 여러 가지 장비들을 세팅하는 기능과 그것들을 대수롭다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 경험. 따지듯 혹은 심사하듯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에게 여유있고 솔직하게 대답할 수 있는 여유도 보기 좋았다. 하루 8시간 가까이를 대답도 없는 사람들 앞에서 강의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지칠만 했고 지쳤다는 내색을 해도 무리가 없을 스케쥴이었다. 대충 넘어갈 수 있는 타이밍도 많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돈 받고 하는 만큼 값을 하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으로 보자면 그런 집중이 당연하겠지만 그러기에는 모두가 느낄 수 있도록 드러나는 열정이 좋았다. 마지막까지 웃으면서 최선의 시간을 제공하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워크샵 내용도 좋았지만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또 좋았다.

내게 주어지는 일에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몇 가지 체크 포인트랄까. 내게 맞춘 항목들을 만들어 보았다. 화를 내지 않는다. 즐겁게 일한다.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케이스도 가능성을 찾아 본다. 항상 협동 작업이란 것을 생각한다. 예산을 넘어서는 일, 무리한 요구에 짜증내지 않는다. 상대를 협박하듯 “그럼 이렇게 하실래요?” 하고 묻지 않고 추가적인 예산이 필요하니 제작자와 상의하겠다는 차분한 표현을 사용한다. 내 결정에 반하는 의견들을 수용한다. 안 되는 점을 찾지 말고 가능한 점을 찾아 반영한다. 세밀하게 계획하고 수정할 일이 생겼을 때 망설이지 않는다. 내 계획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실행전에 최대한 계획하고, 계획대로 실천한다.

이런 것들을 말대로 할 수 있냐고? 물론 어렵다. 말도 안되는 상황도 많을거고 하면 할 수록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상황을 만날거다. 그래서 또 지쳐하며 한숨도 쉬겠지. 점점 지치고 짜증니 나서 더 이상 이런 생각들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했다. 생각만으로 되는게 아니고, 그렇게 한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고마워 하지도 않고, 오히려 이용하려 드는 사람만 생긴다고. 그렇다. 한 두번 시도해 본 것이 아니니까. 그런데 이번에 만난 선생님은 이런 방식으로 일을 하는 사람같아 보였다. 할 수도 있구나. 잘못된 생각이 아니었구나. 그런 생각을 하니 더 멋있어 보였다. 아, 나도 저런 여유를 갖고 싶다... 어쩌면 내 생각과 추구하는 것과 상관없이 그냥 일이니까 그렇게 했고, 그것이 내게만 좋게 보였을 수도 있다. 뭐, 어떻든간에, 내가 좋게 받아들이는게 중요하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내 일에 집중해서 좀 더 치열하게 일 하려고 한다. 억지로 일하는게 아니니까 말이다.




:: 워크샵 다니는 차에서 음향 이야기 하다가, 카페에서 함께 보게 글로 좀 쓰라는 얘기를 했다.
:: 그러다 나도 뭔가를 써야하는 상황이 됐다.
:: 아, 제길... 쉽지 않구나. 낯 간지러운 느낌이구나. 오글거리는구나 싶었다.
:: 그래도 희준아, 나는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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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