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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14. 13:11

별의 별 걱정... 사소한 일상2012. 6. 14. 13:11


種花(종화) - 이규보

꽃 심을 때 안 필까 걱정하고         種花愁未發 (종화수미발)

꽃 필 때 질까 또 맘 졸이네           花發又愁落 (화발우수락)

피고 짐이 다 시름겨우니               開落摠愁人 (개락총수인)

꽃 심는 즐거움 알 수 없어라         未識種花樂 (미식종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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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새 저장장치에 사진을 옮긴다.
용량이 넉넉치 못하니 뭐든 줄이긴 줄여야 한다.
진작에 좀 줄여야지 싶었던 사진 폴더에 손을 댄다.

중복되고, 잘 못 찍혀 저장하지 않았어도 좋은 사진들이 많았다.
그래도 사진이라 그 시절의 이야기들이 떠오른다.
이렇게도 많은 설명들이 필요했던 것일까.
사진을 툭툭 쳐 내고 보니 그리 아까울 것도 없다.

어차피 있는 줄도 몰랐던 사진인데 지우려면 아까운 생각이 든다.
사진을 버리면 추억도 사라질 줄 알았는데, 추억은 추억이라 사진의 유무와 상관 없다.
사진을 버리는 액션보다, 사진을 고르는 판단보다, 허우적대는 추억에서 빠져 나오는게 어렵다.
과감하게 버릴것은 버리자.
딴 사람의 사진이었다면 짜증이 났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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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1. 11. 2. 21:55

2호 식빵 제작기 사소한 일상2011. 11. 2. 21:55

식빵 만들기 2번째 시도.


뭔가 좀 모양이 나기 시작했다.
외형적으로는 식빵 처럼 생기고, 식빵 같은 촉감에, 식빵 처럼 부드러웠지만
빵을 찢었을 때 결대로 갈라지는 느낌이 없이 탄력이 좋은 스폰지 같은 느낌이 난다.
아직도 맛을 논하기는 이르다.


첫 반죽 상태.
둥글게 둥글게 열심히 돌렸다.
 


동생 침대에 올려 전기 장판 켜 놓고, 이불 덮어 1차 숙성.
1시간 정도 지났나? 2배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
 


확실하게 크게 느껴질때까지 좀 더 기다렸더니 과발효가 되어버린건가...
 


두 덩이로 나눠 기포를 빼고 문질러 또 공을 만들었다.
아까 보다 손에 붙는 느낌이 나서 표면이 매끄럽게 되지 않았다.

충고를 듣고, 거품을 더 뺐다.
2덩이 였던 것을 다시 합쳐, 싱크대에 팍팍 던져 기포를 뺐다. 충격요법.
싱크대에서 했더니 아래층에 충격이 전해지는 것 같아, 침대에 도마를 올려놓고 도마에 던졌다.
아래층에 전해지는 충격은 덜 하겠지?

기포를 빼고 3덩이로 만들었다.
3덩이에 수건을 덮어 놓고 30분 정도 휴식.
반죽에도 휴식이 필요하다.
 


휴식시간이 지나고 나면 반죽은 더 부풀어 올라있다.
탄력이 있나 살짝 눌러보았지만 거의 돌아오지 않는다. 무탄력~
 


나무막대로 평평하게 펴 놓고, 잘 접어서 빵들로 넣는다.
 


비슷한 크기로 3 덩어리 만든 줄 알았는데, 크기가 다르다. -_-;
 


또 수건을 덮어 이불 속으로.
2차 발효다.
빵틀 높이 까지 올라오면 되는데, 보통 20~30분 걸린단다.
이불 속에 반죽 넣어 놓고, 20분 정도 있다가 오븐 예열 켜 놓았다.
30분 정도 있다 살펴보니 큰 놈이 빵틀 높이 까지 올라왔다.
뭔가 제대로 되고 있는 느낌!!
 


200도 예열하고, 200도로 25분 정도 구웠다.
부풀어 오른 정도나 겉 표면 색깔이나 다 잘 된것 같다. ㅎㅎㅎ
 


오븐을 끄고, 
버터 녹인 물로 식빵 겉면을 살짝 발라주었다.
오븐에 남아 있는 열 속에 다시 넣고 5분 정도 뜸 들이기.
 


짜잔~ 식빵 완성. 
 


꺼내보니 계단 처럼 높이가 다르다.
반죽의 크기가 달랐으니...
 


아직도 빵이 딱딱하지나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칼질 해보니 부드럽다.
폭신 폭신한게 느낌도 좋고, 어제 처럼 술빵 냄새도 나지 않는다.
어제 보다 이스트 양을 줄인게 괜찮았나 보다.
 


어머니와 동생과 식빵 시식.
음...

식빵에 계란을 떨어뜨리면 튕겨나갈것 같은 탄력.
살짝 질기다는 느낌이 드는 식감.

아무 맛 안나는 바게뜨 빵 같은... 맛.
윗 표면의 딱딱한 부분을 먹으면 진짜 바게뜨 느낌이 났다.

전반적으로는 아직도 뭔가 부족하다.
제과점 식빵처럼 세로로 찢었을때 길게 찢어지는 그런 느낌이 없다.
씹을 수록 느껴져야하는 감칠맛도 없고. 

성과라고 한다면...
단단한 빵이 아닌 부드러운 빵이 드디어 되었다는 것, 먹을 수 있는 빵이 되었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

반죽 마무리 하다가 반죽기 스틱을 잡고 있는 홀더 부분이 부러졌다.
스틱에 남아있는 반죽을 떼려다 주걱과 스틱이 엉키면서 홀더가 부러진거다.
또 시간이 날 때, 장비를 재정비하고 만들어 보자.
생각보다 재미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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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1. 8. 3. 14:30

밥 메카시 워크샵 후기 사소한 일상2011. 8. 3. 14:30

밥메카시 음향워크샵에 다녀왔다. 25년동안 음향측정과 튜닝 분야에서 일을 해온 전문가 답게 말투나 강의진행에서 공력을 느낄 수 있었다. 거리를 ms 단위로 말하는 것이라든지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고 핵심을 찔러주는 답변들이 그렇다. 가끔 나선형 구조의 답변으로 질문 자체가 무엇이었는지를 잊어버리는 상황도 있었지만 뭐 질문의 의도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다고 생각해두자. 여러가지 이야기 중에서도 25년 동안의 음향 측정을 5분만에 설명해주는 답변이 명쾌했다.

이번 워크샵에서 배운 큰 덩어리는 2개다. 하나는, 스피커 정면에서 0dB일때, 같은 거리의 측면이 0dB가 아니라 -6dB가 되는 것. 그래서 스피커 2대를 함께 사용할 때는 가운데 지역에 -6dB 2개가 합쳐져 0dB가 되도록 각도를 조절해 커다란 하나의 스피커로 인식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또 하나는 전체 시스템을 세팅할 때, 측정마이크를 놓는 위치와 측정값을 가지고 어떤 점을 수정하는지, 어떤 것을 수정하는지를 이해하게 된 것이다. 측정툴들을 사용해 측정하는 과정이 막연하고 뿌연 안개속 같았다가 이제는 조금 앞이 보이는 느낌이다. 측정이나 튜닝이 목적하는 바를 이해하니 뭘 해야할지 알게 된 것이다. 전에는 그것들이 불분명 했었고, 그래서 해야할 것도 명확하지 않았다. 이제는 할수 있겠다 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렇게 하면 되겠다 싶은 느낌이다.

대가의 포스랄까… 지난번 스캇 레러 선생님도 그렇고 이번 밥 메카시 선생님도 그렇고 여유와 열정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긴 시간 동안 본인이 힘들어서 쉬자고 하는 일은 없었다. 많이 받는 만큼 시간에 충실한 것인지, 시간에 충실하니까 많이 받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자리에 오른 사람이 성실하지 않은 경우는 없는 것 같다. 주변에서 보자면… 많이 올랐다고 보기 힘든 자리에 계신 분들이 성실하지 않은 것 같다. 남들이 인정해주는 것 보다 본인이 더 높게 자신을 인정하는 경우가 그렇다. 늦게 나타나고, 거들먹 거리고,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남들 타박하고, 많이 쉬고, 쉬는 동안 불평하고, 남들이 자신을 못 알아 봐줄까봐 오버하고. 선생님들은 강의에 집중했고 질문에 함께 빠져들었다. 자신의 일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에게 하나라도 더 말을 하고 싶어했다. 가끔은 더 말을 하고 싶어하는 부분 때문에 주제에서 벗어나는 경우도 있었지만 본인 자랑을 하다가 그렇게 된 것 보다 다양한 경우를 말해주려고 애쓰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뭐, 좋게 보겠다는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내 느낌은 그랬다. 자기자랑을 위한 복선이나 자신의 이론에 자신이 없어 예외 경우를 설명하기 바쁜 주변의 많은 전문가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느낌이었으니까.

워크샵이니 만큼 전반적인 상황을 이해하고 따라 할 수 있도록 간편한 실습조건을 알려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워낙 많은 분야니까 실습해보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을 잘 조절하는게 강사의 능력이 아닌가. 많은 내용을 말한다고 많이 받아 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달 받을 수 있는 만큼을 가늠하고 그 내용을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능력이다. 정확하고 구체적인 값 보다는 전반적인 흐름을 알수 있도록 하는 것, 각 단계에서 어떤 점에 집중해야 하는가를 이해시키는 것, 목적을 향해 어떤 것에 주의를 하고 수정해야 다가갈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면 좋겠다는거다. 정확한 값이 필요하다면 그 값이 상수가 아닌 이상 어째서 그런 값이 나오는지에 대해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번 워크샵에서의 실습은 간단한 것이었지만 가끔씩 디테일에 빠져서 벗어나질 못했다. 흐름을 잃고 값을 재설정하는 동안 사람들의 관심이 흐트러졌다. 측정하는 방법과 측정값을 분석하는 일이 실제 업무에서는 따로 떼어낼 수 없는 일이겠지만, 실습에서는 그것을 분리해서 한단계 한단계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두 가지를 동시에 하니 측정도 제대로 모르고 분석도 모르게되어 버렸다.

4일간의 워크샵은, 뭔가 완료했다는 느낌을 갖지 못한채 끝이났다. 대관 장소의 시간제약이 가장 가까운 이유였지만 시간 분배를 제대로 못한건 선생님 책임이다. ^^; 뭔가 아쉬워할 틈도 없이 후원업체 사장님의 인사말과 사진촬영으로 후다닥 끝이났다. 내용도 많이 남아있는 것 같았는데 뭐 어쩔 수 있나. 끝난건 끝난거지.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다시 참가하고 싶다. 뭔지 모르겠지만 뭔가 더 공부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으니까. 내게 남은 것은 “뭘 알아 들었다”라기 보다는 “한번 해 보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는 것이다. 막연하던 것이 좀 구체적으로 바뀌었고,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던 것이 이렇게 하면 되나? 하는 정도가 되었다. 막힌 도로가 풀린 것 처럼 이제 가면 된다. 도로가 풀렸다고 도착한 것은 아니니까. 열정적인 강의에 감사하고, 많은 유머에도 적절한 리엑션을 보여주지 못한 이 소심함이 죄송하다. 함께 사진을 찍는 친근함도 보이지 못했다. 그저 마음으로만... 감사드린다.
영어로는 뭐... Thank You Bob. ㅎㅎ

대가를 만난 후에 느끼는 이 긍정의 에너지가 참 좋다. 배우고 익히면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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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1. 7. 11. 23:30

스테인레스 후라이팬을 샀다 사소한 일상2011. 7. 11. 23:30

이거 뭐, 아마츄어 요리연구가의 로망이랄까... 스테인레스 후라이팬을 샀다.

카모메식당에서였나? 주방기구들을 보면 장식이 요란하지 않은게, 전문가의 것 처럼 자연스런 멋이 있었다. 알아보니 스테인레스 주방기구라는데, 사용하기가 까다롭단다. 불편한데 왜 쓸까... 싶은데 열 전도가 좋아 더 맛있게 요리할 수 있다나. 전문 요리사들이 사용하는 장비라 자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쓰기에는 불편하기만 한 도구라고.

나는 그저 이렇게 생긴 녀석이 좋다. 로고 따위가 강조되지 않고, 요란한 장식이 없는, 이름 그대로의 기능에 충실한 도구 말이다. 마트의 주방 코너에서 가끔씩 보던 스테인레스들은 대단한 가격으로 자리잡고 있었는데 마침, 2만4천원 정도 가격에 나왔다. 그래서 냉큼 집어들었지. 이마트에서 구입한 테팔 이지그립 스테인레스 후라이팬이다.


요렇게 생긴 놈이다. 기냥 이렇게 깔끔하게 생겼다. 손잡이가 플라스틱이란게 좀 맘에 안 들지만 그나마 생각했던 이미지에 가깝다. 더 유명한 무슨... F 메이커에서(상표를 가리는게 아니라 이름을 기억 못하는거다) 더 좋은 제품도 보였지만 역시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판매대의 점원이 내가 고른 것 보다는  F 메이커의 제품이 더 좋다고, 정말 진심어린 충고를 해 주셨다. 내가 보기에도 좋아보였지만 너무 무겁고 나에게는 과분했다.

바닥이 두꺼워야 충분히 열이 유지된다는 등, 나 같은 사람이 쓰기에는 두꺼운게 좋다, 지금 고른 것으로 가져가면 한 달도 안 되어서 결국 이걸로 바꾸게 될거다...

고마운 충고였지만 지금 나에게는 이 정도가 딱 좋다. 나중에 또 바꿀지라도 이걸 쓰겠다~ 라는 생각을 설명을 들을 수록 하게되었다. 그래, 내가 음식을 태울 수 있겠지, 스테인레스 후라이팬을 잘 다루지 못해 눌러 붙기도 하겠지, 까맣게 태워서 닦아 내지도 못하겠지, 그리고 또 기타등등 온갖 사건들이 일어나겠지. 어쩌면 다시는 후라이팬을 쳐다 보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런 것들도 겪어 보고 싶고, 대체로 맛 보다는 요리 과정을 즐기고 있으므로 그런 걱정은 패스~


설명을 들은대로 낮은 불에서 충분히 가열한 다음 올리브오일로 팬을 휘휘~ 둘렀다. 그리고 썰어놓은 야채를 볶기 시작했다. 걱정했던 것 보단 괜찮네. 까만색으로 된 코팅 후라이팬 보다 야채들이 슥슥~ 미끄러져 다니는게 보기도 좋고 뭔가 요리가 되어가는 과정이 그럴듯해 보여서 뿌듯했다. 불 온도가 손가락에 전해져왔다. 손잡이를 통해 온도가 전해온 것이 아니라 손가락이 불 가까이로 다가가서 그렇다. 손잡이가 짧은거다. 후라이팬을 흔들며 야채를 볶는데 전에 쓰던 것 보다는 크기가 작아서인지 마늘과 피망 몇 조각이 나가 떨어진다. 어차피 내가 먹을거라 주워 담고 섞었다. ^^;
 


볶는 손 맛을 느껴 보려고 이것저것 보이는 대로 다 넣어서 그런지 덩어리가 많다. 바질도 듬쁙, 후추도 듬쁙, 치즈도 듬쁙 뿌려서 완성한 오일베이스 파스타다. 야채가 눌러 붙지 않는데 성공했고, 후라이팬을 태워먹지 않는 것에도 성공했다. 그렇지만...

맛이 없다.

무슨 맛인지 느낄 수 없다. 아무런 맛도 안난다. 피망은 아삭하니 잘 볶아진 것 같고 마늘도 타지 않았다. 첨 시작할 때는 마늘 향이 살짝 나면서 잘 되어가는것 같았는데... 이게 무슨 조화인지. 짜지도 않고 싱겁지도 않고 그냥, 먹을 수 있는 '어떤 것'이 되어 버렸다.

그냥 버리기는 아까워서, 음식을 잘 못 만든 벌로 꾸역꾸역 다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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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1. 6. 21. 18:22

워크샵 참가, 좋은 공부 했다. 사소한 일상2011. 6. 21. 18:22

최근 참여한 워크샵에서 멋진 엔지니어를 만났다. 나이가 많지만 여전히 활동하고 있고 여전히 소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식을 나눠주는 것에 대해 아까워하거나 망설이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의 경험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귀찮아하지 않았다. 치밀한 계획과 그것이 표현된 서류, 자신감을 가지고 시행하는 시스템 얼라인먼트, 사람들과의 협동작업을 조율하는 능력, 자신의 귀로 판단하고 포기하지 않는 세팅, 편리한 공연을 위해 여러 가지 장비들을 세팅하는 기능과 그것들을 대수롭다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 경험. 따지듯 혹은 심사하듯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에게 여유있고 솔직하게 대답할 수 있는 여유도 보기 좋았다. 하루 8시간 가까이를 대답도 없는 사람들 앞에서 강의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지칠만 했고 지쳤다는 내색을 해도 무리가 없을 스케쥴이었다. 대충 넘어갈 수 있는 타이밍도 많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돈 받고 하는 만큼 값을 하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으로 보자면 그런 집중이 당연하겠지만 그러기에는 모두가 느낄 수 있도록 드러나는 열정이 좋았다. 마지막까지 웃으면서 최선의 시간을 제공하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워크샵 내용도 좋았지만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또 좋았다.

내게 주어지는 일에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몇 가지 체크 포인트랄까. 내게 맞춘 항목들을 만들어 보았다. 화를 내지 않는다. 즐겁게 일한다.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케이스도 가능성을 찾아 본다. 항상 협동 작업이란 것을 생각한다. 예산을 넘어서는 일, 무리한 요구에 짜증내지 않는다. 상대를 협박하듯 “그럼 이렇게 하실래요?” 하고 묻지 않고 추가적인 예산이 필요하니 제작자와 상의하겠다는 차분한 표현을 사용한다. 내 결정에 반하는 의견들을 수용한다. 안 되는 점을 찾지 말고 가능한 점을 찾아 반영한다. 세밀하게 계획하고 수정할 일이 생겼을 때 망설이지 않는다. 내 계획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실행전에 최대한 계획하고, 계획대로 실천한다.

이런 것들을 말대로 할 수 있냐고? 물론 어렵다. 말도 안되는 상황도 많을거고 하면 할 수록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상황을 만날거다. 그래서 또 지쳐하며 한숨도 쉬겠지. 점점 지치고 짜증니 나서 더 이상 이런 생각들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했다. 생각만으로 되는게 아니고, 그렇게 한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고마워 하지도 않고, 오히려 이용하려 드는 사람만 생긴다고. 그렇다. 한 두번 시도해 본 것이 아니니까. 그런데 이번에 만난 선생님은 이런 방식으로 일을 하는 사람같아 보였다. 할 수도 있구나. 잘못된 생각이 아니었구나. 그런 생각을 하니 더 멋있어 보였다. 아, 나도 저런 여유를 갖고 싶다... 어쩌면 내 생각과 추구하는 것과 상관없이 그냥 일이니까 그렇게 했고, 그것이 내게만 좋게 보였을 수도 있다. 뭐, 어떻든간에, 내가 좋게 받아들이는게 중요하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내 일에 집중해서 좀 더 치열하게 일 하려고 한다. 억지로 일하는게 아니니까 말이다.




:: 워크샵 다니는 차에서 음향 이야기 하다가, 카페에서 함께 보게 글로 좀 쓰라는 얘기를 했다.
:: 그러다 나도 뭔가를 써야하는 상황이 됐다.
:: 아, 제길... 쉽지 않구나. 낯 간지러운 느낌이구나. 오글거리는구나 싶었다.
:: 그래도 희준아, 나는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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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1. 6. 11. 17:10

RC 헬기를 날린다 사소한 일상2011. 6. 11. 17:10

RC 헬기 사진

RC 헬기 Nine Eagles Solo Pro V1


우연히 RC 헬기를 접하고 나서 나도 날려보고 싶었다.
이래저래 알아보다가 동네에 RC 전문점이 있어서 방문하고, 불친절한 상담에도 가깝다는 이유로 구매했다.
어차피 부품을 구하려면 자주 올 수 밖에 없을테니까.

2.4GHz 무선통신을 사용하는 소형 헬기다. 충전 배터리로 동작한다. 비행시간은 5분여 남짓.
가게 사장님 말씀으로는 집중 시간도 그 시간을 넘기기 어려울거라고. 예비용 배터리까지 2개 준비했다.
배터리 2개 쓸 시간이면 충분한 비행시간이 된다.

어릴 때, 소년중앙 같은 잡지를 보다 보면 이 RC 비행기 광고가 있었다. 내 기억에, 서울 신촌역 주변에 이런 취급점들이 많았었던 것 같다. 그때도 통신판매가 있었는데, 서울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나로서는 통신판매를 통해 이 RC 비행기를 갖고 싶었다. 그 시절의 우리집 형편으로는 완전 가망 없는 꿈이었지만 언젠가 서울에 간다면 꼭 가게에 들러 보겠다는 생각을 했다. - 꿈에라도 살 수 있다는 생각은 못했던 것 같다.

서울에 와서, 서울에 살면서 특히 신촌·마포 일대에 살면서 신촌 기차역 주변을 돌아 다니면서도 RC 전문점은 보지 못했다. 못 찾은 것인지도 모른다. 어릴 때 봤던 광고에서는 신촌에만 가면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던 가게들이 사실은 구석에 숨어있는 가게였을 수도 있고, 그 시절엔 정말 있었지만 어느새 내가 자라 서울에 올 때 쯤에는 형편이나 시세가 달라져 더 이상 신촌에 남아 있을 수 없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느 쪽인지는 모르겠지만 실제 존재여부와는 달리 내 관심 자체가 바뀌었다는게 가게를 찾지 못한 더 큰 이유일 것이다.

뒤 늦게 나마, 신촌에 살던 시절로 부터 벌써 10년이 넘어버린 시점에서 갑자기 RC 헬기가 내 삶에 뛰어 들어왔다. 반가웠고 또 괜찮으려나? 하는 걱정도 들었다. 아직도 내 형편에... 괜찮나? 하는 그런 생각을 하는거다. 가난의 흔적은 참 오래도록 남는다. 처음엔 띄우기도 어려웠던 헬기가 오늘에서야 좀 공중에서 머무르기 시작했다. 

어렸을때 꿈 꾸었던 엔진을 사용하는, 커다란 정규 모델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해보고 싶은 만큼 해볼 수는 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화려한 비행은 아니어도 자기만의 비행이라는 점에서 이 작은 RC 헬기가 지금의 내 생활과 닮았다. 꿀릴거 뭐 있나 재미있게 즐겁게 날아 다니면 좋은거쥐~

 
 
:
Posted by 9름
네이버 블로그에 있던 글들을 옮겨왔다.
한꺼번에 옮기지는 못하고, 일부 글들을 먼저 가져왔다.

하나씩 하나씩 날짜와 시간을 확인해가며 옮긴다.

오래 걸린다.

사진이 있으면 더 오래 걸린다.
다운 받아서 새로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몇가지 툴 들을 살펴 봤는데, 그냥 하나씩 하는게 좋겠다.

하나씩 옮기다 보면 언젠가는 끝이 날거다.
무한 갯수로 있는 것도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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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개발일기 내용을 따로 분리해 다른 블로그로 이동하고 있다.
http://audiocookie.tistory.com

사진이 이동했는지 확인도 안하고 지웠더니 아티클 하나는 사진이 완전히 없다. -_-;
작업 사진을 다시 찾아 봐야겠다.
사진이 포함된 블로그 글 이동은 쉽지 않다. 
하나씩 옮기고 사진을 다시 등록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네이버 블로그의 글들은 이곳으로 옮겨올 예정이다.
작업을 하면서, 과연 이런 작업이 필요한가... 지나간 글들을 한 곳에 모아 둘 필요가 있는가... 하는 생각도 했다.

잘 썼건 못 썼건 간에 하여튼 내가 쓴 글이니까 모아는 놓자.
미련을 갖지 말고 오늘 부터 쓰는 글에 신경쓰자.

그런 생각들이 마구 떠 올랐지만, 결론은 모아 놓자는 거다.
군 소리 말고 모아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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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1. 5. 10. 16:33

어제 일기를 써 보자 사소한 일상2011. 5. 10. 16:33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해서 메모가 없으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재생할 수 없다.
분명, 하루 하루가 그냥 지나가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사진 한 장이라도, 짧은 문장 하나라도 반드시 남겨 놓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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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0. 11. 2. 09:41

검도, 다시 시작이다 사소한 일상2010. 11. 2. 09:41

11월 시작되면서 도장에 다시 나갔다.
1월에 4번, 2월에 4번 정도 나가고 그리고 11월이다.
9월인가 10월인가에 몇번 나갔던 것도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난다.
하여튼 다시 시작했다.
마음 속으로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미루기만 했던 일이라 막상 다니기 시작하니 기분이 좋다.

어제는 사점(데드 포인트)을 경험했다.
등산 할때도 느끼게 되는 사점.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 보았다.
그냥 페이스 조절하면서 계속하는게 방법이란다.
쉬어버리면 또 다시 사점을 맞이하게 되고 그 한계를 넘기 어렵다.
사점을 넘어서 쎄컨 윈드를 맞이하게 되면 체력도 증가하고 운동능력도 커진다.

오늘도 사점을 경험하고 극복하려고 했다.
그런데 어제 너무 힘들어서인지 오늘은 좀 쉬엄쉬엄 했다.
죽도를 휘두른 횟수는 훨씬 많았지만 발구름이나 밀어걷기 동작이 적고, 연속적이지 않아서 숨이 차지는 않았다.
사점을 경험할 정도는 아니었고 근육운동이나 자세잡기에 더 열중한 날이라고 봐야겠지.

내일은 기본 동작에 열중하는 날이니 내일 또 열심히 해봐야지.

꾸준하게. 성실한 기록을 세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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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0. 5. 24. 10:22

경기도립국악단 85회 정기공연 사소한 일상2010. 5. 24. 10:22


대규모 공연이라 힘들었지만, 힘든만큼 재미도 있었던 공연.
경기도립국악관현악단, 경기도 문화의전당 공연. 셋업을 마친 무대 모습.


콘솔 부스.
공연에는 H2000 콘솔과 O2R 콘솔을 링크해 사용했다.

화재사건 이후에 연속으로 이어지는 작업으로, 몸과 마음이 피곤한 상태에서 치른 공연이라 후유증이 남았다.

음향스탭으로 최우석, 신윤영, 박세호가 수고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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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지난 며칠동안 많이 피곤했는지 입술 가장자리에 꽃이 피었다. 비타민이 부족하여 생기는 꽃이다. 조금 가렵기도 하고, 어떨 땐 따끔 거리기도 한다. 손이든 무엇이든 닿으면 통증이 있다.

치과에 갔다. 이를 덧 씌우는 작업일거다. 하도 많은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서 정확하게 무슨 작업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왼쪽 위 아래 임플란트 자리에 임시치아를 제대로 된 것으로 교체하는 작업일거다. 치과 치료를 위해선 입을 크게 벌려야한다. 입을 크게 벌리면 입술 근처에 난 물집들이 아프다고 신호를 보낸다.

치과는 내 입을 벌려야 하고, 나는 내 입이 아프니 움찔 거린다. 혀에 힘을 빼라고 하신다. 나는 내 혀에 힘을 빼고 싶다. 그렇지만 내 혀는 뭐가 그리 두려운지 힘이 바짝 들어갔다. 무서워 하지 말라신다. 나는 무섭지 않았다. 그렇지만 내 혀는 겁을 잔뜩 먹었다. 겁이나면 힘이 들어간다. 내 혀는 힘이 바짝들어 딱딱한듯 느껴졌다. 치료하는 이빨 근처로 혀를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내 혀는 바꿔야 할 이와 잇몸들과 친했다. 나는 의사와 간호사의 편이 되어 돕고 싶었다. 내 혀는 나와 간호사와 의사를 적으로 간주한 듯 싶었다.

미장원에서 머리를 깎았다. 이발소에 가면 너무 짧게 쳐 버릴까 걱정도 되고, 근처에 이발소가 어디에 있는지 보지도 못했다. 미장원은 집에서 가까운 곳이 좋다. 선생님이라 불리는 미용사와 제자들이 있는 미용실은 부담스럽다. 그들에게는 사람마다 다른 스타일로 “디자인” 해 주는 것이겠지만 내 머리에 대한 “선생님”들의 판단이 항상 맘에 들었던 것은 아니다. 비용과 만족감을 생각한다면 동네 미장원이 내게는 적당했다. 아줌마들이 죽치고 앉아 수다를 떠는 미용실만 아니라면 괜찮다. 아줌마 수다가 창궐하는 미용실은 앉아 있는 자체가 고역이기도 하니까. 선생님 미용실은 과도한 서비스가 부담스럽고 동네 미용실은 수다가 부담스럽다.
 
눈썹을 찌르는 앞머리를 쳐 냈다. 앞머리에 맞춰 옆과 뒤, 위 머리도 적당히 쳐냈다. 미장원에선 “다듬는다”라고 한다. 부피가 줄어들어 한결 가벼운 느낌이다. 어떨땐 머리 큰 미국 아줌마 같다. 미국에 살고 있는, 화장이 진하고 얼굴이 큰 한국 아줌마. 귀 근처 머리가 적당히 솟아 있어서 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옆 머리를 납작하게 붙이려고 노력하니 마치 중딩이나 고딩들이 자기 침으로 구렛나룻을 붙이는 모습 같아서 그만 두었다. 머리카락도 힘들면 내려오겠지. 보름 정도는 거울 속의 아줌마와 친숙해져야 할거다.

입을 벌리고 거울을 보니 입 안쪽 깊숙한 쪽에는 금색으로 씌운 이가 많다. 전에는 듬성듬성 비어있던 자리가 이제 가짜 이가 들어섰다. 가짜이긴 해도 원래 내 것 보다 더 튼튼해 보이는 것들. 안쪽은 잘 안 보이니 금속으로 씌우고 앞쪽은 미관상 실제 이와 비슷한 것으로 보이는 재질로 한다고 들었다. 좌우측 안쪽 이들이 다 끝나야 앞니를 바꾼다. 지금도 가짜 이들이 많이 들어있는데 오래 쓰다보니 어느 것이 가짜고 어느 것이 진짜인지 잘 모르겠다. 한놈 한놈 잘 살펴보면 적나라하게 못 생긴 것들이 처음부터 있던 것들이고 어색하게 반듯한 것들이 가짜일 것이다. 가짜는 어색하고 진짜는 초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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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0. 2. 15. 23:57

글쓰기에 끌려다니다 사소한 일상2010. 2. 15. 23:57

그래, 시작이 좋다. 책 몇권 읽었다고 블로그에 표시를 하니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꼬박 꼬박 읽은 책에 감상을 표시하자고 생각은 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실천 하기는 어려움이 있었다. 책 읽기 보다 더 부담스러운게 독후감 쓰기임을 느낀다. 남들에게 글쓰기를 주문할 때는 쉬운 일이라고, 부담을 가지지 말라고 했는데 정작 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디에 발표하는 글도 아니고 내 블로그에 쓰는 사소한 일기인데도 말이다.

부담을 갖지 말자, 대단한 작품을 쓰려고 하지 말자, 그저 간단한 일기일 뿐이다... 라고 스스로 다짐해 보아도 부담은 부담이었다. 하고 싶은 말이 없다는 핑계가 생겼고, 할 말이 없다는 말로 스스로 위안 삼기도 했다. 할 말이 없으니 쓸 말이 없는거지. 억지로 쓰려고 하면 엉뚱하게 자기비하만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노트에 쓰는 일기에는 늘 쓸 말이 없다, 쓰고 싶은데 쓸 말이 없다, 나는 왜 할 말이 없는가... 뭐 이런 내용이 많았다.

책을 읽었고, 감상문을 쓰지 않으면 또 후루룩 지나가 버릴 것만 같았다. 카페 모임에 다녀와서 후기를 올리는 것도 부담이지만 시기를 놓치고 나면 후기를 쓰는 의미도 퇴색해버린다. 독서후기(독후감이지)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당장의 싱싱한 맛이 사라질 것이다. 독후감이야 시간이 지나 생각을 정리하며 쓸 수도 있겠지만 지금 내게는 미루는 것 보다 어떤 내용이든 글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했다. 글의 내용보다 근육 운동 처럼 습관이 붙는 행동이 필요한 때이니까. 그래서 내용이 길든 짧든 혹은 내용이 없더라도 일단 다 읽었다는 표시는 하자는 의미로 블로그에 글을 남겼다. 한 편을 남기고 나니 또 없나.. 살펴보게 되고 그래서 보니 읽고 표현하지 않은 책이 더 있었다. 읽었으면 남긴다. 길든 짧든 남겨 놓는다. 감상문이 아니라 기록의 한 형태로 남겨 놓는 행동으로 블로그에 글쓰기를 하는 것이다. 지난 일에 대해서 다시 추적하며 생각하고 싶지는 않으니 이제 부터라도 할 것이다.

왜 글쓰기를 하려고 하는가. 나는 그 점에 대해서도 언젠가 글을 쓰고 싶다. 왜 그럴까. 왜 쓰고 싶어하는 것일까. 왜 쓰지 못하는 것에 대해 자책을 하는가 말이다. 자책을 하지 않아도 될텐데, 글쓰기가 직업이 아니기 때문에 글쓰기를 하지 못해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텐데 왜 안해도 상관 없는 일에 기대를 하고 자책을 하는지 말이다.

미리 답을 마련해 놓고 다음에 발표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냥 쓰고 싶은 마음이 많고, 쓰자고 마음 먹었으니 잘 쓰고 싶은 정도다. 잘 쓰고 싶으니 꾸준하게 써 보자 생각을 한 것이고, 꾸준하게 써 보자 했는데 꾸준하게 못 하고 있으니 너는 왜 약속을 못 지키냐 하고 자책을 하는거다. 말 그대로 스스로 무덤을 판 꼴인데, 이 또한 기분 나쁘지 않으니 계속 글 쓰고 싶어할테고 계속 자책하는 불행한 루프가 계속 될 것 같다. 글쓰기 보다 자책을 즐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를 자책하기 위해 글쓰기라는 것을 택한 것인지도. 거참...

며칠 사이에 블로그에 글을 몇개 남겼고, 그 글들이 내용이 있기 보다는 뭔가 남기자는 취지의 독후감이었고, 그런 독후감이라도 올려 놓으니 마음이 뿌듯해졌다... 이런 말을 하는데 긴 말이 돌아왔다. 이렇게라도 긴 말을 쓰고나니 또 마음이 놓이는게 참 희안하다. 긴 말이 필요한 것인지, 나는 긴 말을 할 곳이 없는 것인지, 긴 말을 하고도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 반드시 글로 남겨야 만족하는 것인지...

점점 단순해지는 생활과 말투와 행동에서 뭔가 위기를 느끼기도 한다. 편안하기는 한데 뭔가... 이건 아니다 싶은 느낌이 있는거다. 최면에 걸리듯 편안한 생활에 안주하지 않고 깨어나고 싶은건지, 깨어있는 척 하고 싶은건지... 헷갈리는게 많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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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0. 1. 8. 23:29

도장에서 사소한 일상2010. 1. 8. 23:29




한바탕 땀을 쏟고 나면 기분이 산뜻하다.

지난 연말부터 3~4주 도장에 나가지 못했다.
긴 출장이 있었고, 연말에 계속 이어진 송년 공연 때문이었다.

새해가 되고 나갈 수 있었던 첫날에는 눈이 많이 내렸고 추위가 이어졌다.
그 추위에 새벽부터 운동하러 나오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이렇게 추운 날에 격한 운동을 하면 다칠 것이라 생각하며 운동하러 나가지 않는 자신을 달랬다.

어제, 도장에 다시 나오니 그동안 사람들은 꾸준히 잘 나왔다고 한다. -_-;
새로 장만한 새 죽도를 들고, 이제 시작이다 싶을 정도 밖에 시간이 안 지났는데 숨이 찼다. (기가 찬거지~ 한심한 체력에)
도복에서 땀이 뚝뚝 흘러 내릴 정도로 한참 구르고서야 연습을 마쳤다.
몸이 좋아지라고 하는건지 몸을 혹사 시키는건지.

오늘은 어제보다 한결 가벼운 느낌이 들었다.
폴짝 폴짝 몸을 풀고, 타격대를 치고 나가는 기운이 산뜻하다.
어제 보다 덜 힘들긴 해도 아직은 힘이 드는지 도복은 또 흠뻑 젖었다.
한결 가벼워진 기분으로 도장을 나선다.

늦도록 열심히 연습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니 힘찬 기운이 전달되어 오는 것 같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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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9. 12. 28. 01:48

찬바람 맞으며 눈길을 걷다 사소한 일상2009. 12. 28. 01:48


퇴근 길은 걸어서 왔다.
눈이 내린 길에서 뽀득 뽀득 소리가 났다.
코 끝이 시리다.
입술 가장자리에 고드름이 생기기라도 할 듯 차가운 기운을 느꼈다.
빠르게 지나 갈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거리 풍경이 속삭이듯 가깝게 다가왔다.
이렇게 상쾌한 기분이라면 아침 저녁으로 걸어다녀도 좋겠다.
어쩌면 뛰어 다닐지도 모르지.
상쾌한 기분에 폴짝 폴짝 몸이 통통 튀는 기분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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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9. 12. 24. 15:12

태닝? 새 살이 난다 사소한 일상2009. 12. 24. 15:12




사진 보기가 좀 그렇지?
해변에서 타버린 어깨 부분이 이제 새 살이 올라오고 있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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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9. 12. 20. 23:52

휴일을 보내다 사소한 일상2009. 12. 20. 23:52

하루 종일 집에서 쉬었다.
출장에서 돌아와 외출 없이 푹 쉬고 있으니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

출장지에서 찍어온 사진들을 정리했다.
출장 내용과 상관없는 풍경 사진이 대부분이다.
사진들 하나 하나 하고 담긴 이야기들이 있다.
그 이야기들을 지치지 않고 써 나갈 수 있다면 좋을텐데, 쓰기도 전에 벌써 지친다.
또 마음에만 담아두고 지나가겠지.
솔직히, 그다지 재미있을 것 같지도 않다.

죽도를 들고 연습하고,
책상을 정리하고,
낮잠을 자고,
맛있게 밥을 먹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길게 느껴지던 하루가 벌써 다 갔다.

또 시작 되는 출근.
출근 보다 검도장이 기다려지고 설렌다.

즐거운 마음으로 다시 일상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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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9. 12. 14. 12:13

비행기 안 도착까지는 아직 멀었다 사소한 일상2009. 12. 14. 12:13

도착까지 40분 정도 남은것 같다. 오가며 읽으려고 했던 책 중 한권은 다 읽어보렸다. 길지 않은 분량이기도 했고 읽기에 불편하다 않은 술술 읽히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iPod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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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9. 11. 24. 18:34

2010년 일정관리용 수첩 사소한 일상2009. 11. 24. 18:34


2010년 수첩을 샀다.
올해 것은 펀샵에서 샀는데 내년 것은 아직 안 팔더라.

HIGHTIDE 홈페이지에서 보니 해외판매 배송은 하지 않는다라고 나와있다.
내 수첩을 보고 갖고 싶다는 사람들이 있어서 모두 5개를, 일본에 사는 사람에게 주문해서 우편으로 받았다.

휴대하기도 좋은 크기에, 위클리 페이지가 토요일 일요일도 같은 크기로 배치되었다.
회사 일정을 관리하기에 좋다. 답사가서 메모하는 용도로 쓰기도 하고, 일주일 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좋다.
그렇지만, 휴일 표시가 우리나라와 다르기 때문에 휴일 색깔 표시는 헷갈릴 수 있다.


HIGHTIDE社의 NAA-2 모델이다.


추가기록::
펀샵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11월 29일 오늘 보니 그렇다)
바로가기 -> http://www.funshop.co.kr/vs/detail.aspx?categoryno=367&itemno=8161
수첩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볼 수 있다.

가격은... 직수입이 싸다. 국제 배송비 포함한 금액으로도 펀샵보다 쌌다.
펀샵이야 재고 부담도 있고, 사업이니까 더 비싸게 받는거겠지. 아주 폭리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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