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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5. 17. 10:03

크림 파스타 잡다한 관심2010. 5. 17. 10:03


파스타를 만들었다.
오늘 퇴근길에 마트에 들러 생크림을 사면서 이틀만에 재료를 모두 구했다.
어제 파스타면과 바질을 샀는데, 생크림은 모두 팔려 사지 못했었다.

재료는 특별한 것이 없고, 냉장고에 있는 기본적인 것들이다.

끓는 물에 소금과 면을 삶았다.
양파와 버섯을 올리브오일로 익혔다.
생크림을 넣고 조금 더 익혔다.
삶은 면을 크림과 섞고 계속 익혔다.
마늘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마늘도 넣었다.
마늘을 일찍 넣을걸 그랬다.
크림을 좀 졸이고 그릇에 담았다.
바질을 뿌리고 완성했다.

아무런 맛이 나지 않는다.
그냥 씹는 맛.
다행히 면은 잘 삶아졌다.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씹힌다.

모양도... 좀 풍성한 크림의 질감도 없다.
크림파스타인데 크림이 너무 쫄았다.

다음에는 좀 더... 잘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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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동보 초등학교 아이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동두천 동도 초등학교에서 경기도립무용단의 모세혈관운동 무용공연이 있었다.
아침 6시 50분에 짐 싣고 떠나 오전 11시에 공연을 하는 일정이다.

공연을 마치고, 동두천의 맛집 중 하나인 평남면옥을 찾아갔다.
학교에서 3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예상 보다 가까운 거리에 있어 금방 도착했다.
냉면과 돼지고기 편육으로 유명하다.

돼지고기 편육. 시골 잔칫집에서 내온 편육 맛이 난다.


우선 주문한 편육.
시골 잔칫집에서 먹을 수 있는 편안한 맛이네요. 시장에서 파는 편육보다 더 친근하고 거친 맛이난다.
셋이서 먹기에는 부족한 양. 둘이서 냉면과 함께 먹기에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수육과 함께 나온 기본 상차림. 요란하지 않은 모양새 만큼이나 맛도 기본에 충실하여 요란하지 않다.


처음 서빙된 물을 벌컥 마시다 깜짝 놀랐다.
냉수인줄 알았는데 동치미 국물이다. 켁~
시원한 동치미 국물이 맛있다. 알고 마셨다면 기분 좋았을 맛이, 모르고 들이켰다가 놀라기만했다. -_-;


비빔냉면. 음.. 맛있군.
면이 질기지 않아 가위질 할 필요가 없다.


비빔냉면 사진 찍다가 내 물냉면 계란이 국물에 빠져버렸다.
계란을 건져 올려 세팅한 후 찍은 사진.
다른 블로그에 올라온 사진을 보니 계란이 엎어져있는게 기본 세팅인가 보다.
이빨에 낀 고춧가루 처럼 계란에 고춧가루가 포인트로 들어갔다.

둘다 맛을 보니 내 입맛에는 비빔냉면이 더 좋다.
평소에 물냉면을 즐겨 먹다 보니 물냉면을 주문했는데... 다음에 또 온다면 비냉을 주문하겠다. 불끈!!


편육이 좀 부족한 감이 있어 추가로 주문한 돼지고기 겨자무침.
코끝을 톡 쏘는 겨자향이 뒤 늦게 올라와 뒤통수를 친다.
한 점 먹고 냉면 한 젓가락 입에 넣다 기침으로 다 튀겨 낼뻔 했다. 커억~
겨자와 함께 시원한 맛이 난다.


자, 한 입 드시지요~~



출장: 김현준 무대감독, 김완식 조명감독과 함께.

식당: 평남면옥, 031-863-2418, 동두천시 생연2동 818번지
가격정보: 냉면 6,000원 / 돼지고기편육 8,000원 / 돼지고기 겨자무침 13,000원 (2010년 5월 14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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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일정이 오전에 한곳, 오후에 한 곳이 있어서 새벽부터 움직여야했다.
아침 일찍 준비하고 끝난 오전 공연.
학교에서 준비한 학교 급식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아이들이 먹는 급식이라 양이 적긴 하지만 배가 고플 정도로 부족한 것은 아니다.
아마 평소에 이정도 양을 먹는다면 살이 덜 찔텐데. ㅎㅎㅎ

육체노동 덕분에 움직이는 양이 많으니 적게 먹으면 오후에 군것질을 많이 하게되니 小食에 관해선 일장일단이 있다.
간결하고 검소한 학교급식.


:
Posted by 9름
2010. 5. 13. 11:37

100511 서울출장, 삼각지 원대구탕 음식출장기2010. 5. 13. 11:37

국립국악원 예악당에 다녀왔다.
5월 20일에 있을 경기도립국악단 공연을 위한 스탭회의다.
이경원 무대감독과 함께 다녀왔다.

전날 저녁에 이경원 감독이 “날씨도 꾸리꾸리하니 대구탕이 먹고 싶다”고 말한 것이 생각나 대구탕을 먹기로 결정했다.
대구탕하면 또... 삼각지 원대구탕이지. ^^


둘이서 먹으려니 아무래도 양이 부담스럽다.
야채먼저 건져먹고, 밥은 조금씩, 대구탕은 듬뿍 듬뿍 먹는다.
빈 속에 안주만 먹는 느낌...


이미 배가 불렀지만 이 볶음밥을 안 먹으면 서운할 듯 싶어
밥 한공기 볶아 달라고 주문했다.
정말이지... 안 먹었으면 많이 서운할 뻔 했다.

대구탕 당연히 맛 있었지만, 어제 먹었던 민바리 매운탕과 비교하자면
건더기에선 대구탕의 압승이지만 국물은 민바리 매운탕이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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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동보초등학교 창가

동두천 동보초등학교 도서관 창가에서 운동장을 내다 본 모습


동두천 동보초등학교에 다녀왔다.
작은 무용공연을 위한 현장답사다.

두번째 출장지인 파주 문산동초등학교 마저 답사를 마치고,
파주에 있는 <민바리 고추장 매운탕>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매기 매운탕 小자.
국물이 시원하니 좋다.


좀 들어있는 매기 살점은 그닥... 그저 그랬다.
국물이 아주 좋았던, 매운탕이다.


출장메모:
김봉곤 무대감독과 함께 다녀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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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0. 4. 18. 22:07

논어 中 잡다한 관심2010. 4. 18. 22:07

不患무
(불환무위, 환소위립, 불환막기지, 구위가지야)
자리가 주어지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지를 걱정하라.
주위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걱정하지 말고, 알려질 만한 진가를 갖추도록 노력하다.

군자욕눌어언이민어행
자율적 인간은 다짐할 때는 더듬거리지만 실행할 때는 재빨리 한다.

徳不孤 必有鄰 (덕불고, 필유린)
고상함의 길은 결코 외롭지 않다. 반드시 함께 하려는 이웃이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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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0. 4. 18. 21:48

책: 인간적이다 - 성석제 소설 읽고보고듣고2010. 4. 18. 21:48

인간적이다 - 8점
성석제 지음/하늘연못

소설집이라기 보다는 성석제가 겪고 보고 들은 이야기들의 모음이다.
소설의 재료가 될 법한, 작은 이야기들을 모았다.
소설가는 이런 이야기들을 가지고 소설을 쓰나보다.
이 재료들이 어떤 소설에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겠지만 제목 처럼 “인간적인”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앞으로 나타날 소설에, 혹은 소설에 쓰이진 못했지만 참으로 “인간적인” 이야기들이라 모아서 소개한 것도 같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길지 않게 끝난다. 가볍게 읽을 수 있고, 피식~ 웃음이 난다. 그리고 참 인간적이다.. 싶다.

많은 이야기 중에 좋다고 느낀 이야기들이다.
위대한 법치국가, 삽과 벽돌로 잘할 수 있는 일, 전문가들, 욕쟁이들, 연주는 계속된다, 이 또한 흘러가리라, 게를 먹는게 맞는게 아닌게요?, 아무도 모르라고, 직업윤리, 난 아직 어리잖아요, 잘하지는 말고 못하지도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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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0. 3. 23. 11:58

책: 너는 모른다, 정이현 소설 읽고보고듣고2010. 3. 23. 11:58

너는 모른다 - 8점
정이현 지음/문학동네

와우~ 재미있게 읽었다.
반항아의 성장 이야기인가, 늘 티격대는 부잣집 가족이야기인가, 방황하는 20대의 좌절을 말하는 이야기인가 했는데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이야기로 변주되었다. 국어시간에 배운 장편과 단편의 구분 처럼 한가지 사건이 아니라 여러사건과 여러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얽혀있는데 큰 흐름은 하나로 일관되게 흐르고 있다. 두꺼운 책이고, 긴 내용이었지만 지루하지 않게 호흡이 끊이지 않고 주욱~ 잘 읽혔다.

전형적인 인물들이 등장하는 가족인데 나중에 생각해보면 그리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었구나 싶다. 하지만 읽고 있는 동안에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중반 이후까지 몰라야 할 정보에 대해서는 작정하고 모르게 만들어 놓았다. 그래서 결론을 짐작할 수 없다. 이야기는 야금야금 종반부를 향해 나아간다. 위기 상황에서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싶은 것들도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실제로 그럴 것이다 하고 느끼게 된다.

이기적일 수 밖에 없는 등장인물들의 사정에 공감하면서도 자기모순에 빠지는 답답한 모습에 안타깝기도 하다. 나도 비슷한 일을 겪었었던가 하는 느낌도 든다. 10년여년 쯤 전이었으면 콩가루집안이라 할만한 가정사 이지만 요즘에서는 대체로 이렇지 않겠나 싶을 정도의 가정 이야기. 남들이 부러워 할만한 조건의 등장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누구나 가지고 있을만한 고민 처럼 고만고만하다. 그런 것들이 한데 뭉쳐져 사건이 되고 꼬여가고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된다.

불만이랄까 좀 부족하다 싶은 부분은 캐릭터 중 시작은 거창했으나 끝은 흐지부지가 되어버린 탐정 문영광의 스토리다. 이야기 진행에 큰 역할을 한 사람이지만 다른 캐릭터에 비해 앞뒤 스토리가 없다. 그저 필요할 때 나와서 아무도 못할 일들을 살짝 해놓고 이야기가 진행될 수 있게끔만 하고 허무하게 마무리되었다. 공중얼음(halka)의 캐릭터도 뭔가 상징하는 듯한 등장과 달리 연약하고 무능력하게만 그려져 뭔가 빠진 부분이 있나 싶었다. 그 둘을 제외한 대부분은 등장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현실감을 느낄 수 있었고 그래서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스토리 뿐만 아니라 사람을 본다라는 관점에서도 만족스러운, 재미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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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0. 3. 23. 11:39

책: 라인, 무라카미 류 읽고보고듣고2010. 3. 23. 11:39

라인 - 6점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태동출판사

오랫만에 본 무라카미 류의 소설.
최근에 본게 <69> 인가..

글을 읽는데 영화처럼 장면이 자연스레 연상된다는 된다.
아사다 지로의 작품도 그렇고 무라카미 류의 작품도 그렇고. 영화화 하기에 좋게 쓰인 느낌이 들었다.

<라인>은 여러명이 등장하는 소설인데, 독특하게도 1명 1명의 이야기가 제 각각 옵니버스 형식으로 연결된어있다.
그리고 한 이야기가 끝날 때 쯤 등장하는 사람이 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
그렇게 서로 알게 모르게 연결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나중에 한 자리에 모이거나 한 사건에 연루되거나 이런 것은 아니다.
그냥 아주 약한 고리를 가지고 연결이 되어 있을 뿐, 서로 한 줄 건너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모른채 살아간다.
제목의 “라인”은 케이블을 통해 지나가는 전기 신호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 등장하기 때문인것 같기도 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미묘하게 얽힌 인연을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일본 소설을 좋지 않게 보는 사람이라면 이 소설을 보고
“거봐, 일본 소설은 이 따위잖아~ 온갖 변태에 이상한 것만 나오고..” 하는 평가를 할 지 모른다.

분명 등장인물들이 정상적인 사람들은 아니다. 폭력적이고, 성도착증, 자아도취, 새디즘, 매조키스트...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들이지만 속에 내제된 것을 증폭해서 본다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그런 것들을 굳이 끄집어 내어 보여주고 있다.
흔하지 않은 일상이지만 당사자에게는 무한히 반복되는 일상일 수 있고,
남들에게는 변태로 보일지 몰라도 본인에게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일 수 있다.
나와 다른 인간으로 왜 그렇게 되었는가, 왜 그렇게 사는가 하는 관심으로의 접근이 아니라
똑같이 사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것을 그리고 있다. 단지 고민의 표현이 다를 뿐이다. 고민 자체가 다르진 않은거지.

작가의 내공 덕분에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멀지 않게 공감가는 이야기로 읽을 수 있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거리는 변태 폭력자들이 득시글댈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만들어준다.
가족의 늦은 귀가가 걱정되는 현상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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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0. 3. 22. 12:44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잡다한 관심2010. 3. 22. 12:44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포스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포스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팀 버튼 감독 / 조니 뎁 주연

나의 평점 ★★★☆☆

시너스 이채에서 3월 7일, 3D로 봤다.

팀 버튼과 조니 뎁이라는 조합인데 어찌 안 보고 넘어가겠는가.
그래서 봤지. 더군다나 포스터와 예고편에 나타난 환상적인 장면들이 영화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했고.

그런데 이런...
3D 안경이 맞질 않아서 귀가 아프기도 했고 흘러내리기도 해서 집중을 방해하기도 했다.
뭐 하나 빠질게 없는 구성인데도 졸리고, 지루하고, 재미없었다.
3D 안경이 가끔씩 깨우지 않았으면 쭉~ 졸았을지도 모르지.

환상적인 캐릭터, 미술은 정말 훌륭했다.
색감이나 표현력 등은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이야기가 주는 기쁨은 약했다. 뭔가 어긋난듯한, 뭔가 빠진듯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아이들도 볼 수 있게 하려고 편집을 많이했나. 뭔가가... 허전하다.
보고나서 만족스런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차라리 <슈렉>이 낫다.

팀 버튼 영화니까 하고 보았던 믿음이 좀... 깨진 느낌.
안 봤으면 두고두고 후회했겠지만 보고 나서는 좀 모자른 느낌이다.
안 본 것 보다는 보기를 잘했다.
팀 버튼 컬렉션을 빼놓지 않고 보고있다는 정도에서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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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0. 3. 22. 11:52

영화 <클로이> 잡다한 관심2010. 3. 22. 11:52

영화 클로이 포스터

영화 클로이 포스터

영화 클로이

아톰 에고이안 감독
주연 / 리암 니슨, 줄리안 무어, 아만다 사이프리드

나의 평점 ★★★★☆

시너스 이채에서 2월 26일에 봤다.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영화 <맘마 미아>에 딸 역할로 나왔던 배우다. 예쁘고 매력적이다. 이 영화에서 처럼 유혹한다면 안 넘어올 남자가 있겠나. 안 넘어오면 이상하지. 암만. 그럼 그럼. ^^;

리암 니슨은 영화 <테이큰>에서 인상적인 아버지 역할을 보여주었다. 다른 영화에서도 물론 좋은 역할로 많이 나왔겠지만 내게는 <테이큰>이 기억에 남는다. 좋은 인상으로 가정적인 이미지도 어울리고 전문직 직업에도 어울리는 것 같다. 큰 키에 멋진 표정이 인상적이다.

줄리엔 무어는.. 많이 본 것 같은데 정확히 어느 영화였는지는 모르겠다. 필모그라프를 본다면 알만한 영화들이 주루룩 나올 것 같지만 찾아 보지는 않았다. 유명한 배우의 딸이라는 얘기도 들었는데... 아 로저무어의 딸이라는... 찾아보니 60년생이시다.

영화는... 포스터에도 감득의 이름이 훨씬 작게 써 있는 것 처럼, 감독의 역할보다 배우들의 캐릭터에 더 점수를 주게된다. 스토리는 좀... 우리나라 막장 드라마 보다 덜 충격적이고 사랑과 전쟁 같은 프로그램에 나와도 어울릴 것 같은 느낌도 준다. 그래서 반전이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았다. - TV물 보다는 훨씬 세련되게 잘 만들어졌다

전체적으로 장면이 예쁘다. 특히 볼만한건 주인공 부부의 집과 인테리어. 정말 멋진 집과 인테리어다. 멋진 세트와 섹시한 배우들, 충격적이지 않은 반전, 설마 이게... 싶은 결론.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 중에 제일은 믿음이라.
자승자박(自繩自縛)이란 말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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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0. 3. 22. 09:56

영화 <셔터 아일랜드>, 스포있음~ 잡다한 관심2010. 3. 22. 09:56

영화 셔터아일랜드 포스터

영화 셔터아일랜드 포스터

영화 셔터아일랜드
나의 별점 ★★★☆☆

틴 스콜세지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

어제, 시너스 일산에서 봤다.

긴장감 넘치고, 화면 나쁘지 않지만, 영화가 끝나고 첫 자막이 올라오자 "뭐야 이건..." 하는 말이 터져 나왔다.
재미가 없다는건 아니다. 다만, 그래서 뭐라는거야~ 라는.. 모호한 결론.
작가 혹은 감독의 의도가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 감상자로서는 불편한게 사실이다.

단지 반전을 꾀한건지,
반전을 꾀하면서 현실은 어느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하는 건지,
딱히 이렇다할 감동이 없다.
이런류의 “경각심”이라면 부루스 윌리스가 나왔던 영화 <써로 게이트>가 더 와닿는다.



처음에는 탈옥에 관련된 <더 록> 같은 영화라고 생각하다가,
시작하고 나서 추리와 수사가 중심인 영화인가 싶었는데,
보다보니 공포영화인가... 하는 쪽으로 바뀌다가,
점점 반전이 핵심인가... 거참.. 하는데
그래서 뭐지... 하면서 끝나는..

큰 스크린이 주는 스케일이 볼만한 풍경도 없고,
극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샤방한 효과음도 일반적이고,
박진감, 긴장감을 느끼기에는 그닥 뭐... 특별하달게 없다.
DVD로 감상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 뭐 그렇고 그렇단 느낌이었다.

굳이 좋은 점을 찾자면, 수용소 장면, 수용소의 자살한 독일군 장교 장면,
섬에 첫 발을 내 딛고 교도소까지 이동하는 장면은 화면이 멋있었다.
점점 주인공이 선택의 여지가 없이 자신이 미친 것이라 인정하는 과정은 공감이 간다.
그리고 주인공의 절망감과 억울함 같은 것도 느낄 수 있고.
장면 하나 하나, 연기나 스토리를 따로 따로 보면 잘 찍고, 잘 해내고, 잘 만든 영화같다.
그래도 결론은.. "그래서 뭐.."라는거다.

원작 소설 <살인자들의 섬>에서는 훨씬 더 많은 내용이 있다고 하니,
- 특히 이 영화의 핵심 소재인 "4번째 법칙"과 "67번째 환자"에 관한 내용도 더 상세하게 나온다고 한다. -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원작을 읽어보는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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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0. 3. 20. 22:08

책: iCon 스티브 잡스 잡다한 관심2010. 3. 20. 22:08

iCon 스티브 잡스 - 8점
제프리 영 외 지음, 임재서 옮김/민음사

남들이 읽길래 나도 한번 봐야지 했던 책이다.
말하자면 위인전 같은 것인데, 어렸을 때 봤던 위인전하고는 딴판이다.
이래도 되나? 싶은 느낌인데.
책의 주인공은 이 책의 내용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였다면 명예회손으로 재판중일지도 모른다.

빌게이츠가 돈 좀 벌었다고(좀이 아니라 엄청나게지) 우리나라 부모들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그 사람을 존경하는 인물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스티브 잡스도 비슷하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빌게이츠는 아이폰과 맥을 팔고있는 애플이라는 회사의 CEO이고 빌게이츠 만큼 돈을 많이 번 사람으로 알려져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애플이 가지는 묘한 매력, 제품을 판매하는게 아니라 문화를 판매한다는 것에 묘하게 설득당하는 느낌이 있었다.

2가지 방향으로 읽을만하다.
하나는 애플社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애플의 초창기 발전과 픽사의 탄생이야기, 어떻게 사업적인 성공을 거두고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어떻게 지금까지 성공할 수 있었는가 하는 그런 류의 이야기들이다. 픽사에 관련된 이야기는 TV 다큐멘터리에서도 본 것 같은데 이 책의 내용도 많이 비슷하다. 외국의 경우 이런 책을 만들때 많은 인터뷰를 바탕으로 전개되는 것이 특징인것 같다. 이야기가 요리 조리 건너뛰는 것이 많아 시간 배치가 헷갈리지만 성공스토리는 언제들어도 재미있으니까. 동네형들이 들려주는 선배들의 전설같은 그런 이야기들 말이다.

또 다른 하나는, 우리가 접해왔던 위인전과 전혀 다른 책의 형식에 관한 것이다. 새로운 기술과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는 사람으로 알려진 스티브 잡스. 주인공에 관한 사람 됨됨이를 보여주는 관점이다. 지금까지 봐 왔던 책들은 주인공을 위해 변명해주고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장황하게 설명하곤 했다. 이 책은 주인공을 위해 변명거리를 준비해 놓지 않았다. 오히려 보통 사람들 보다 매정하고 나쁜 사람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이 주인공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많은 에피소드로 표현했다. 리더쉽, 추진력, 카리스마 그런 면에서 주인공과 주변 사람들을 비교하고 분석했다. 주인공의 가정사도 그렇고, 주인공이 싫어할 만한 이야기가 많다.

이런식으로 할수도 있구나.
이렇게 살아왔구나.
성공하기 위해서는 꼭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건 아니구나.
역시 열정이 중요하구나.
설득 혹은 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정보와 타이밍, 배짱이구나.
이 사람 참 멋있구나.
배신 당할 수도 있겠구나.

그런 것들을 느꼈다.
읽어 볼만하고, 읽어 보기를 권하지만 내용에 비해 가격이 그다지 착하지 않다.
중고책으로 봐도 괜찮을듯 싶고... 집중해서 읽어낼 자신이 있다면 도서관에서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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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0. 3. 20. 21:48

책: 4월의 물고기 잡다한 관심2010. 3. 20. 21:48

4월의 물고기 - 4점
권지예 지음/자음과모음(이룸)

글쎄.. 무랄까.. 나하고는 맞지 않는 소설이다.
흠 잡을데 없이 매끄럽게 읽을 수 있지만, 뭔가... 나하고는 멀다.
잘 만들어진 집장사 집 같은, 살려고 만든 집이 아니라 팔려고 만든 집 같은.
전문가의 솜씨지만 와닿지 않는, 그런 묘한 느낌이 들었다.

스릴러라기에는 너무 뻔하고,
멜로라고 보기에는 매력적이지 않은 주인공(멋 있다고 해 놓으니 멋있나 보다 하지만 느낄 수는 없었다),
심리묘사나 인간에 관한 탐구... 뭐 이런쪽으로는 공감하기 어렵다.
재미... TV 연속극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재미를 느낄 수 있을라나. 좀 막장 드라마 같기도 하고.

온라인 서점의 서평을 보니 좋게 읽으신 분들도 많은 것 같은데, 나의 평가는 별 2개다.
수고하신 작가에게 죄송스러운 느낌이 들지만 뭐, 독자니까 할 수 있는 말 아닌가.
내 느낌이 그렇다. 모두가 다 좋게 느낄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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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0. 3. 20. 21:41

책: 글쓰기 공작소 잡다한 관심2010. 3. 20. 21:41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 - 10점
이만교 지음/그린비


“한두 줄만 쓰다 지친 당신을 위한 필(筆)살기”라는 타이틀 때문이었을까.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딱히 어떤 장르를 쓰기 위한 글쓰기 지침서는 아니다.
글쓰기 자체를 해 보겠다고 마음 먹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책이다.
친근하게, 나도 잘 안 되지만 함께 잘 해보자~ 하고 말하는 책이다.

380 여 페이지에 달하는, 짧지 않은 내용이다.
편안하게, 부담감 없이 조금씩 읽다보면 뭔가 쓰고 싶은, 쓸 수 있겠다 싶은 욕구가 생겨난다.
말 그대로 “한두 줄만 쓰다 지친” 우리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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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0. 3. 8. 20:53

파주 심학산 등산 나다니다2010. 3. 8. 20:53


파주에 있는 심학산으로 가벼운 여행, 등산을 떠났다.
여행이라 하기엔 참 가벼운... 영화 보러 가는 도중에 잠깐 들른 등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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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유성룡 -
이덕일 지음/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유성룡은 선조 시대의 신하로 영의정을 지냈고 임진왜란을 겪었다. 이순신을 천거했다.

이 책을 보면서 역사는 참 많이도 반복되는구나 싶었다.

누가 누군가를 미워하고, 나 보다 나은 사람을 시기하고, 내가 가진 것을 잃게 될까봐 걱정하고, 걱정이 커져서 남을 해치고, 내 앞의 이익을 위해 모두의 이익을 해치는 일들은 사람이 사는 동안 변하지 않고 늘 진행되는 일인가 보다.

선조 임금이 내 상사를 닮았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유성룡을 닮은 것은 아니다. 아마도 유성룡이 있던 시대에 살던 다른 누군가를 또 닮았겠지. 이순신과 사이가 좋지 않던 원균을 닮은 사람도 있고, 권율을 닮은 사람도, 중국 장군을 닮은 사람도 있다. 하는 일도 그렇지만 그림으로 나타난 외모까지 닮았으니 관상학이 맞기는 맞는건지. 아니 어쩌면, 마음을 비슷하게 쓰는 사람들 끼리 외모가 닮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결정이 민심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나의 결정이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게 하는 역사서다. 부당한 대우를 받고서도 의연하게 처신하는 모습이 어떤 것인지, 내 눈앞의 이익을 쫒지 않고 사는게 어떤 모습인지 볼 수 있었다. 내게 이런 일이,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임진왜란 전, 일본에 사신으로 다녀와서 선조에게 보고를 하는 신하 2명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 이 이야기는 역사적인 사실 보다, 내가 받아들인 상황으로 재구성하자면 이렇다는 얘기다 -

사신 중에서 대표겪인 사람은 외교관으로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화내지 않는다. 좋게 좋게 처리하고 살아서 돌아와 보고를 하고자 한다. 그래서 국가대표로서의 부적절한 선택을 하고 비굴하지만 살아 돌아와 보고를 하는 선택을 했다. 돌아와서는 일본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으니 준비해야 한다는 보고를 한다. 사신 중에서 부대표겪으로 다녀온 신하는 대표가 비굴하게 구는 것을 보고 반대로 행동한다. 외교관으로서 국가의 체면을 살리는 행동을 선택한 것이다. 외교관으로서 당당한 요구를 하고 그 선택은 적절했다. 그렇지만 다녀와서 사신단의 대표와는 다른 의견을 보고한다. 일본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으므로 전쟁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자신이 함께한 대표가 비굴하게 구는 모습을 보고 더욱 반대로 얘기했을 수도 있다. ‘남자답게’ 말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선조를 비롯한 여러 신하들도 이미 여러 상황증거가 있었음에도 믿고 싶은 정보를 믿는 습성에 따라 이 보고에 더 가치를 두고 전쟁준비를 하지 않게 된다.

지금 상황에서는 전쟁준비야 어떻더라도, 내 상사의 행동이 맘에 안들고 어리석어 보여도 그 행동에 반항하는 의미로 의사결정을 하거나 의견을 표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일부러 반대쪽을 선택하지야 않겠지만 나는 뜻이 다르다 하는 뜻을 표현하기 위해 생각의 폭이 좁아지는 일이 있을 수 있다.

또 하나 인상적인 이야기. 적군과 대치하면서 도망치는 부하들을 처분하는 장수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이다. 성을 지키는게 여러 모로 나은 선택이었지만, 자신이 가진 병사들이 기병이 많다는 이유로 성을 버리고 들판을 싸움터로 삼았다. 성은 쉽게 적들에게 넘어갔다. 전투의 장으로 선택한 들판은 뒤에 강이 있었다. 배수진을 친 셈이다. 물러나지 않고 죽기살기로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들판은 물이 많아 뻘 같은 곳이었다. 기병이 말을 타고 뛰어 다닐 수 있는 환경이 못 되었다. 기병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장수들은 싸움터를 잘 못 선택한 것이다. 성을 버리지 말고 지키자고 했던 부하들을 겁 먹고 싸우지 않는다고 죽이려고도 했다. 자신의 잘 못된 판단으로 아군에게 불리하고 적군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준 것이다.

이것 외에도 우리나라의 여러 장수들이 일본군이 쳐들어 온다는 소식만 듣고 도망친 성이 많았다. 겁먹고 도망치는 장수가 유독 자신의 부하들에게만 엄격해 부하의 목을 베는 일이 많았다.

소심하고 실력없는 중간 간부들이 일만 생기면 책임을 회피하고 윗 사람에게는 한 마디도 못 하면서 아랫사람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고 큰소리 치는 모습이 떠오른다. 마치 자신은 의연한 장수처럼 행동하지만 앞 뒤 상황을 고려해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일들이다. 단지 자신만 아니라고 말한다.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로 사건을 바꿔 기억할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역사는 왜 이렇게 비겁하고 얍실한 사람들에게 관대한지 모르겠다. 역사에 길이 남는 인물들은 한결같이 힘들게 산다. 그래서 뭐 남는 것도 없는데, 그렇게 충성을 다하고 버림을 받으면서도 자신을 위해 변명하지 않으니 도저히 그 처럼 행동하기는 쉽지 않겠다. 숙연해지고 죄송할 따름이다. 죄송한 마음이 드는 것은 나 역시 비겁하고 얍실한 선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 더, 한 번 더,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나의 기득권을 버리는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응?)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역사다. 시험용 역사가 아니라 나를 돌아보는 역사로, 나를 돌아보는 이야기로, 정의를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어야 할 역사다. 그래서 불편한 우리의 역사를, 해피엔딩이 아닌 이 역사 이야기들을 마음에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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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지난 며칠동안 많이 피곤했는지 입술 가장자리에 꽃이 피었다. 비타민이 부족하여 생기는 꽃이다. 조금 가렵기도 하고, 어떨 땐 따끔 거리기도 한다. 손이든 무엇이든 닿으면 통증이 있다.

치과에 갔다. 이를 덧 씌우는 작업일거다. 하도 많은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서 정확하게 무슨 작업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왼쪽 위 아래 임플란트 자리에 임시치아를 제대로 된 것으로 교체하는 작업일거다. 치과 치료를 위해선 입을 크게 벌려야한다. 입을 크게 벌리면 입술 근처에 난 물집들이 아프다고 신호를 보낸다.

치과는 내 입을 벌려야 하고, 나는 내 입이 아프니 움찔 거린다. 혀에 힘을 빼라고 하신다. 나는 내 혀에 힘을 빼고 싶다. 그렇지만 내 혀는 뭐가 그리 두려운지 힘이 바짝 들어갔다. 무서워 하지 말라신다. 나는 무섭지 않았다. 그렇지만 내 혀는 겁을 잔뜩 먹었다. 겁이나면 힘이 들어간다. 내 혀는 힘이 바짝들어 딱딱한듯 느껴졌다. 치료하는 이빨 근처로 혀를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내 혀는 바꿔야 할 이와 잇몸들과 친했다. 나는 의사와 간호사의 편이 되어 돕고 싶었다. 내 혀는 나와 간호사와 의사를 적으로 간주한 듯 싶었다.

미장원에서 머리를 깎았다. 이발소에 가면 너무 짧게 쳐 버릴까 걱정도 되고, 근처에 이발소가 어디에 있는지 보지도 못했다. 미장원은 집에서 가까운 곳이 좋다. 선생님이라 불리는 미용사와 제자들이 있는 미용실은 부담스럽다. 그들에게는 사람마다 다른 스타일로 “디자인” 해 주는 것이겠지만 내 머리에 대한 “선생님”들의 판단이 항상 맘에 들었던 것은 아니다. 비용과 만족감을 생각한다면 동네 미장원이 내게는 적당했다. 아줌마들이 죽치고 앉아 수다를 떠는 미용실만 아니라면 괜찮다. 아줌마 수다가 창궐하는 미용실은 앉아 있는 자체가 고역이기도 하니까. 선생님 미용실은 과도한 서비스가 부담스럽고 동네 미용실은 수다가 부담스럽다.
 
눈썹을 찌르는 앞머리를 쳐 냈다. 앞머리에 맞춰 옆과 뒤, 위 머리도 적당히 쳐냈다. 미장원에선 “다듬는다”라고 한다. 부피가 줄어들어 한결 가벼운 느낌이다. 어떨땐 머리 큰 미국 아줌마 같다. 미국에 살고 있는, 화장이 진하고 얼굴이 큰 한국 아줌마. 귀 근처 머리가 적당히 솟아 있어서 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옆 머리를 납작하게 붙이려고 노력하니 마치 중딩이나 고딩들이 자기 침으로 구렛나룻을 붙이는 모습 같아서 그만 두었다. 머리카락도 힘들면 내려오겠지. 보름 정도는 거울 속의 아줌마와 친숙해져야 할거다.

입을 벌리고 거울을 보니 입 안쪽 깊숙한 쪽에는 금색으로 씌운 이가 많다. 전에는 듬성듬성 비어있던 자리가 이제 가짜 이가 들어섰다. 가짜이긴 해도 원래 내 것 보다 더 튼튼해 보이는 것들. 안쪽은 잘 안 보이니 금속으로 씌우고 앞쪽은 미관상 실제 이와 비슷한 것으로 보이는 재질로 한다고 들었다. 좌우측 안쪽 이들이 다 끝나야 앞니를 바꾼다. 지금도 가짜 이들이 많이 들어있는데 오래 쓰다보니 어느 것이 가짜고 어느 것이 진짜인지 잘 모르겠다. 한놈 한놈 잘 살펴보면 적나라하게 못 생긴 것들이 처음부터 있던 것들이고 어색하게 반듯한 것들이 가짜일 것이다. 가짜는 어색하고 진짜는 초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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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10. 2. 15. 23:57

글쓰기에 끌려다니다 사소한 일상2010. 2. 15. 23:57

그래, 시작이 좋다. 책 몇권 읽었다고 블로그에 표시를 하니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꼬박 꼬박 읽은 책에 감상을 표시하자고 생각은 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실천 하기는 어려움이 있었다. 책 읽기 보다 더 부담스러운게 독후감 쓰기임을 느낀다. 남들에게 글쓰기를 주문할 때는 쉬운 일이라고, 부담을 가지지 말라고 했는데 정작 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디에 발표하는 글도 아니고 내 블로그에 쓰는 사소한 일기인데도 말이다.

부담을 갖지 말자, 대단한 작품을 쓰려고 하지 말자, 그저 간단한 일기일 뿐이다... 라고 스스로 다짐해 보아도 부담은 부담이었다. 하고 싶은 말이 없다는 핑계가 생겼고, 할 말이 없다는 말로 스스로 위안 삼기도 했다. 할 말이 없으니 쓸 말이 없는거지. 억지로 쓰려고 하면 엉뚱하게 자기비하만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노트에 쓰는 일기에는 늘 쓸 말이 없다, 쓰고 싶은데 쓸 말이 없다, 나는 왜 할 말이 없는가... 뭐 이런 내용이 많았다.

책을 읽었고, 감상문을 쓰지 않으면 또 후루룩 지나가 버릴 것만 같았다. 카페 모임에 다녀와서 후기를 올리는 것도 부담이지만 시기를 놓치고 나면 후기를 쓰는 의미도 퇴색해버린다. 독서후기(독후감이지)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당장의 싱싱한 맛이 사라질 것이다. 독후감이야 시간이 지나 생각을 정리하며 쓸 수도 있겠지만 지금 내게는 미루는 것 보다 어떤 내용이든 글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했다. 글의 내용보다 근육 운동 처럼 습관이 붙는 행동이 필요한 때이니까. 그래서 내용이 길든 짧든 혹은 내용이 없더라도 일단 다 읽었다는 표시는 하자는 의미로 블로그에 글을 남겼다. 한 편을 남기고 나니 또 없나.. 살펴보게 되고 그래서 보니 읽고 표현하지 않은 책이 더 있었다. 읽었으면 남긴다. 길든 짧든 남겨 놓는다. 감상문이 아니라 기록의 한 형태로 남겨 놓는 행동으로 블로그에 글쓰기를 하는 것이다. 지난 일에 대해서 다시 추적하며 생각하고 싶지는 않으니 이제 부터라도 할 것이다.

왜 글쓰기를 하려고 하는가. 나는 그 점에 대해서도 언젠가 글을 쓰고 싶다. 왜 그럴까. 왜 쓰고 싶어하는 것일까. 왜 쓰지 못하는 것에 대해 자책을 하는가 말이다. 자책을 하지 않아도 될텐데, 글쓰기가 직업이 아니기 때문에 글쓰기를 하지 못해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텐데 왜 안해도 상관 없는 일에 기대를 하고 자책을 하는지 말이다.

미리 답을 마련해 놓고 다음에 발표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냥 쓰고 싶은 마음이 많고, 쓰자고 마음 먹었으니 잘 쓰고 싶은 정도다. 잘 쓰고 싶으니 꾸준하게 써 보자 생각을 한 것이고, 꾸준하게 써 보자 했는데 꾸준하게 못 하고 있으니 너는 왜 약속을 못 지키냐 하고 자책을 하는거다. 말 그대로 스스로 무덤을 판 꼴인데, 이 또한 기분 나쁘지 않으니 계속 글 쓰고 싶어할테고 계속 자책하는 불행한 루프가 계속 될 것 같다. 글쓰기 보다 자책을 즐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를 자책하기 위해 글쓰기라는 것을 택한 것인지도. 거참...

며칠 사이에 블로그에 글을 몇개 남겼고, 그 글들이 내용이 있기 보다는 뭔가 남기자는 취지의 독후감이었고, 그런 독후감이라도 올려 놓으니 마음이 뿌듯해졌다... 이런 말을 하는데 긴 말이 돌아왔다. 이렇게라도 긴 말을 쓰고나니 또 마음이 놓이는게 참 희안하다. 긴 말이 필요한 것인지, 나는 긴 말을 할 곳이 없는 것인지, 긴 말을 하고도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 반드시 글로 남겨야 만족하는 것인지...

점점 단순해지는 생활과 말투와 행동에서 뭔가 위기를 느끼기도 한다. 편안하기는 한데 뭔가... 이건 아니다 싶은 느낌이 있는거다. 최면에 걸리듯 편안한 생활에 안주하지 않고 깨어나고 싶은건지, 깨어있는 척 하고 싶은건지... 헷갈리는게 많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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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소개란에 꼭 나오는 작가의 나이를 보면 나보다 어린 사람들이 많다.
20대 초반을 지날 때는 좀 야한 사진이 나오는 성인 잡지에 등장하는 모델들이 그랬는데
이젠 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소개되는 작가의 프로필도 그렇다.

사 놓은 책 다 보고 새 책을 사려고 미루다 보니 한동안 소설책 읽기가 뜸했다.
문학상 수상집을 보니 한꺼번에 많은 작가의 글들을 읽었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지난 한해 동안 짬짬이 봤던 잡지에 실린 작품이 많았다.
이효석문학상 작품집은 처음 보는 것인듯 하다. 벌써 몇년이나 진행이 되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 전에 작품을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집에는 책이 없네. 빌려봤거나 못 봤거나.

책 읽은 느낌은...
쓸쓸하고 허전한 사람들이 나오는 이야기들에 여전히 나는 동떨어진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다들 치열하게 사는구나... 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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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