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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의 힘상식의 힘 - 8점
차병직 지음/홍익출판사
http://idnine.tistory.com2010-02-14T05:23:210.3810

인상이 무척 강해보이는 변호사의 책이었다.
생각하는 바를, 알고있는 것을 편하게 읽을 수 있게 풀어놓은 글이 좋았다.

상대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듣기 위해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오해나 편견에 바탕에 두지 않았나 의심해 보기 위해서,
속지 않기 위해서,
나도 모르게 속이는 행위에 가담하지 않기 위해서,
상식과 상식을 향해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함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윤택하고 과시적인 생활보다
자기만의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도
타자의 존재와 공동체를 배려하는 삶을 살려는
사람들이 읽고 이렇게 말하기를 기대한다.
낙천적 냉소주의자의 상식도
너무 만은 인생이 얽힌 세상에서는
유용할 때가 있는 법이지

아무리 특별한 일이라도 항상 남는 것은 추상적 의미뿐이다. - p.31

정신의 새 옷을 입는 일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가능하다 - p.35

사적인 이익이 아니라 공동의 가치 실현을 위한 쪽이라면, 급격하지 않는 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 p.35

정신의 새 옷으로 갈아입기를 꺼려하거나 능력이 부족해서 하지 못 하는경우도 있다. 그때는 미련 없이 미래의 주역들에게 맡겨야 한다. - p.35

예보관들의 정확한 예측이야말로 그들의 일상 업무고, 터무니없는 오보는 태만이나 무능의 탓으로 여긴다. 전문가를 신뢰한다기보다 전문가는 틀려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 p.111

가진 자는 절제하고, 못 가진 자는 자존하라. - p.180

패자를 위한 공간을 배려하는 정신. - p.236

경쟁을 통해 얻은 이익이 모두 자기 것이 아니라는 사실만 알면 된다. 자기 소유 재산의 일부를 헐어 다른 사람을 위해 내놓는 행위가 순전히 자발적 자비심이나 동정심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사회적 의무라는 점을 깨달으면 된다. - p.312

정의가 잘 보이지 않는다면, 부정의의 모습이라도 확인해야 한다. - p.314

민주주의가 반드시 다수결의 원칙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수의 의견이라 하더라도 소수 의견을 존중하고 설득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다수의 결정은 성공하기 힘들다. - p.332

우연한 사건이 그대로 소멸하지 않고 일정한 방향으로 지속된다면, 그 도달점 부근에서 필연성이 확인되곤 한다. 우리는 습관처럼 필연을 선호하지만, 필연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에너지는 우연에서 나온다. - p.345

세렌디피티는 평범한 사람들이 모두 지니고 있는 능력이 아니다. 우연한 기회에 마주친 것에서 새로운 실마리를 찾아내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 p.348





:
Posted by 9름
2010. 2. 4. 12:57

People Get Ready 잡다한 관심2010. 2. 4. 12:57

하도 오랫만에 들어서 그런지 감회가 새롭다.
유튜브에 찾아봤더니 꽤 많은 영상이 있다.
그 중에 특히 이 동영상이 맘에 들었다.
할아버지가 된 Jeff Beck과 더 할아버지인 Rod Stewart가 등장한다.
그래서인지 젊은 베이스 연주자가 돋보인다.

제프벡은 로드스트어트가 등장하는지 몰랐는지 깜짝 놀란다.
진짜 몰랐던건지 연출인지 모르겠지만...
제프벡의 놀라고 반가워 하는 모습은 이 공연장면을 더 정겹게 했다.
진짜로 갑작스런 출연이었다면 리허설도 제대로 못했을텐데도 공연이 매끄럽다.
음향팀이 잘 한거지.
살아있는 라이브 느낌이어서 더욱 좋다.




:
Posted by 9름
장정일의 공부장정일의 공부 - 6점
장정일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




http://idnine.tistory.com
2010-01-23T15:16:350.3610
이 책은 멋있고 좋다.
그렇지만 내겐 좀 어울리지 않는 어려운 책 같다.

고전과 인문 계열의 책에도 관심을 갖자고 시작한 책 중 하나가 이 책이었다.
관심을 갖고 읽어 보자고 덤벼들었다가 독서에 대한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계기가 될 정도랄까.
최근 들어 블로그에 짧은 글 한편 쓰기도 버거운 판에 이 책은 내게 참 좌절감을 안겨주었다.
책 내용이 어떻다거나 작가의 관점이 내 생각과 다르다거나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
와.. 이렇게 독후감을 쓰는구나.
이렇게 책을 읽으면 정말 “공부”가 되는구나.
학교에서 배우는 “학습” 말고 어른들의“공부”는 이렇게 하는거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인문학쪽 책들이 대체로 이런 형태로 말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좀 어렵다.
누군가 작가처럼 이야기를 풀어간다면 참 똑똑하고 현명해 보일것 같다.
주변에서 이렇게 말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좀... 거리감이 느껴질 것 같기는 하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마흔 넘어 새삼 공부를 하게 된 이유는 우선 내 무지를 밝히기 위해서다.” 라고 작가는 말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들이 “한국 사회가 내게 불러일으킨 궁금증을 해소해 보고자 했던 작은 결과물”이라고.
그리고 작가는, 독자들이 이 책에서 다룬 주제와 내용을 보고 더 공부해야지 하는 발심이 생기길 바랬지만 휴우...
나는 그저 이렇게 읽고 이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궁금한 것들을 이렇게 찾아보는구나 하는 것을 본 것으로 만족해버린 상태다.

이 책은 책 값 이상의 경험과 약간의 좌절(?) 그리고 드디어 다 읽었다는 해방감도 주었다.
- 도중에 그만 볼까 생각도 했지만 중도하차 하는 것은 좋은 책에 대한 예의가 아닌것 같았다.
- 이 책이 어려운 것은 단지 나의 인문학적 소양 부족이 원인이지 책이 어려워서가 아닐 것이다.

인문학 관련 책을 보는 것이 내겐 이토록 어려운 일이었던가?
왠지 똑똑해 보이려고 하는 나의 문화적인 허영심이었나.



:
Posted by 9름
2010. 1. 8. 23:29

도장에서 사소한 일상2010. 1. 8. 23:29




한바탕 땀을 쏟고 나면 기분이 산뜻하다.

지난 연말부터 3~4주 도장에 나가지 못했다.
긴 출장이 있었고, 연말에 계속 이어진 송년 공연 때문이었다.

새해가 되고 나갈 수 있었던 첫날에는 눈이 많이 내렸고 추위가 이어졌다.
그 추위에 새벽부터 운동하러 나오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이렇게 추운 날에 격한 운동을 하면 다칠 것이라 생각하며 운동하러 나가지 않는 자신을 달랬다.

어제, 도장에 다시 나오니 그동안 사람들은 꾸준히 잘 나왔다고 한다. -_-;
새로 장만한 새 죽도를 들고, 이제 시작이다 싶을 정도 밖에 시간이 안 지났는데 숨이 찼다. (기가 찬거지~ 한심한 체력에)
도복에서 땀이 뚝뚝 흘러 내릴 정도로 한참 구르고서야 연습을 마쳤다.
몸이 좋아지라고 하는건지 몸을 혹사 시키는건지.

오늘은 어제보다 한결 가벼운 느낌이 들었다.
폴짝 폴짝 몸을 풀고, 타격대를 치고 나가는 기운이 산뜻하다.
어제 보다 덜 힘들긴 해도 아직은 힘이 드는지 도복은 또 흠뻑 젖었다.
한결 가벼워진 기분으로 도장을 나선다.

늦도록 열심히 연습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니 힘찬 기운이 전달되어 오는 것 같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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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9. 12. 28. 01:48

찬바람 맞으며 눈길을 걷다 사소한 일상2009. 12. 28. 01:48


퇴근 길은 걸어서 왔다.
눈이 내린 길에서 뽀득 뽀득 소리가 났다.
코 끝이 시리다.
입술 가장자리에 고드름이 생기기라도 할 듯 차가운 기운을 느꼈다.
빠르게 지나 갈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거리 풍경이 속삭이듯 가깝게 다가왔다.
이렇게 상쾌한 기분이라면 아침 저녁으로 걸어다녀도 좋겠다.
어쩌면 뛰어 다닐지도 모르지.
상쾌한 기분에 폴짝 폴짝 몸이 통통 튀는 기분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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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9. 12. 24. 15:12

태닝? 새 살이 난다 사소한 일상2009. 12. 24. 15:12




사진 보기가 좀 그렇지?
해변에서 타버린 어깨 부분이 이제 새 살이 올라오고 있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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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9. 12. 20. 23:52

휴일을 보내다 사소한 일상2009. 12. 20. 23:52

하루 종일 집에서 쉬었다.
출장에서 돌아와 외출 없이 푹 쉬고 있으니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

출장지에서 찍어온 사진들을 정리했다.
출장 내용과 상관없는 풍경 사진이 대부분이다.
사진들 하나 하나 하고 담긴 이야기들이 있다.
그 이야기들을 지치지 않고 써 나갈 수 있다면 좋을텐데, 쓰기도 전에 벌써 지친다.
또 마음에만 담아두고 지나가겠지.
솔직히, 그다지 재미있을 것 같지도 않다.

죽도를 들고 연습하고,
책상을 정리하고,
낮잠을 자고,
맛있게 밥을 먹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길게 느껴지던 하루가 벌써 다 갔다.

또 시작 되는 출근.
출근 보다 검도장이 기다려지고 설렌다.

즐거운 마음으로 다시 일상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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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9. 12. 14. 12:13

비행기 안 도착까지는 아직 멀었다 사소한 일상2009. 12. 14. 12:13

도착까지 40분 정도 남은것 같다. 오가며 읽으려고 했던 책 중 한권은 다 읽어보렸다. 길지 않은 분량이기도 했고 읽기에 불편하다 않은 술술 읽히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iPod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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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9. 11. 24. 18:34

2010년 일정관리용 수첩 사소한 일상2009. 11. 24. 18:34


2010년 수첩을 샀다.
올해 것은 펀샵에서 샀는데 내년 것은 아직 안 팔더라.

HIGHTIDE 홈페이지에서 보니 해외판매 배송은 하지 않는다라고 나와있다.
내 수첩을 보고 갖고 싶다는 사람들이 있어서 모두 5개를, 일본에 사는 사람에게 주문해서 우편으로 받았다.

휴대하기도 좋은 크기에, 위클리 페이지가 토요일 일요일도 같은 크기로 배치되었다.
회사 일정을 관리하기에 좋다. 답사가서 메모하는 용도로 쓰기도 하고, 일주일 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좋다.
그렇지만, 휴일 표시가 우리나라와 다르기 때문에 휴일 색깔 표시는 헷갈릴 수 있다.


HIGHTIDE社의 NAA-2 모델이다.


추가기록::
펀샵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11월 29일 오늘 보니 그렇다)
바로가기 -> http://www.funshop.co.kr/vs/detail.aspx?categoryno=367&itemno=8161
수첩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볼 수 있다.

가격은... 직수입이 싸다. 국제 배송비 포함한 금액으로도 펀샵보다 쌌다.
펀샵이야 재고 부담도 있고, 사업이니까 더 비싸게 받는거겠지. 아주 폭리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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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9. 11. 22. 22:04

가끔 하늘을 보자 사소한 일상2009. 11. 22. 22:04


낙산공원 주차장에서 대학로 쪽을 보다

낙산 공원 주차장에서 대학로 쪽을 보다


그래, 그러자.



응???



대학로 공연을 위해 며칠째 대학로에 가고 있다.
전에 살던 집 근처라 한번 돌아 보려고 갔던 길에 알게된 낙산공원. 전에도 이런 공원이 있었던가?

허물어져 가던 아파트가 있었던 자리에 공원이 생겼나 보다.
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돌아서니 저절로 하늘이 보인다.
가끔 하늘을 보자고 생각은 했지만 문득 생각이 날 때 보면 벌써 해가 져버린 이후기 일쑤다.

이화동 언덕배기에서 세상은 낮게 드리워져 굳이 하늘을 보려하지 않아도 볼 수 있다.
귀신집이라 불리던 극단 연습실 건물 옥상, 옥탑방에서 지내던 시절에 이 세상을 얼마나 내다 보고 살았던가.
살고 있을 땐 그 풍경이 그다지 새롭지도 않고 감동도 없었기 때문일까.
몇 걸음만 내 딛어도 볼 수 있는 이 풍경을 그때도 자주 보진 못했던 것 같다.
가끔 맥주도 마시고 이야기도 하면서 보냈던 옥상.
세상을 내다 보던 풍경이 좋았다.

길은 그대론데, 살던 집은 사라졌다. 터가 넓고 큰 나무가 있던 그 집은 이제 공장처럼 생긴 빌라가 들어섰다.
골목길엔 차가 가득해 비탈진 길에서 차 2대가 교행하기도 어렵다.
그 집에 살던 강아지 모들이도 생각났다.

그땐 그랬지, 이 동네에 살았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대학로를 향해 발걸음을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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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9름
2009. 11. 9. 21:36

말은 마음의 나타냄이다 잡다한 관심2009. 11. 9. 21:36

남을 배반하려는 자의 말에는 꺼림칙한 것이 나타난다.
마음에 의심을 갖는 자는 말에 미혹됨이 나타난다.
덕이 있는 자는 말이 적고
덕이 없는 자는 말을 많이 늘어 놓는다.
선을 악이라 속이려는 자는 논리의 일관성이 없다.
신념을 갖지 않는 자는 말을 하는데 비굴함이 나타난다.

將叛者 其辭慙 [장반자 기사참]
中心疑者 其辭枝 [중심의자 기사지]
吉人之辭寡 躁人之辭多 [길인지사과 조인지사다]
誣善之人 其辭游 [무선지인 기사유]
失其守者 其辭屈 [실기수자 기사굴]

주역 - 繫辭下傳 (계사하전) 중에서, 노태준 / 홍신문화사
========================

이 부분을 읽으면서 뭐, 이 사람 저 사람 생각이 났다.
또 내 모습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고.
뭔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으면 역시 말이 자연스럽지 않고 중언부언~ 문장이 끝 맺지 못한다.
남을 속이려거나, 양심에 걸리는 부분이 있거나, 당당하지 못하거나, 내 책임이 아닌 것 처럼 말을 하려고 할 때 그렇다.

당당하게 소신껏, 꺼리낌 없이 살아보자.



:
Posted by 9름
만화 미적분 7일만에 끝내기만화 미적분 7일만에 끝내기 - 10점
이시야마 타이라 외 지음, 정세환 옮김/살림Math

마음 한편에 꼭 공부해 봐야지 싶었던, 바로 그 분야. 미분과 적분이다.
미분과 적분에 관한 몇가지 책을 보긴 했는데, 이 책 만큼 초보자에게 적당한 책은 없는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미분과 적분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쉽게 읽으라고 만화로 되어 있는데도 다 읽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술술~ 읽히는데도 진도를 빨리 뽑지 못했던 것은 마음 한켠에 “이렇게 쉬울리가 없잖아~” 라는 생각 때문이다.
뭔가 빠뜨린 것은 아닐까, 다시 처음부터.. 하고 몇번을 다시 본 것 같다.
쉬운 설명이 반복되어 있고 만화로 보충하기 때문에 다시 보는게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작가는 독자들이 도중에 포기할까봐 걱정을 많이 한것 같다.
어려울만하면 꼭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보라는 얘기를 한다.
여러번 본 덕분에 앞에 나오는 미분쪽은 더 자신이 생겼다. ^^
미분과 적분 관련 문제를 더 풀어보고 싶은 욕심도 생기고...

일상 생활에 미분과 적분이 필요한가,
학교때 하지도 않았던 공부를 이제와서 하는 이유는 뭔가,
현재 직업에 쓸만한 내용이 있는가, 등등 미분과 적분을 공부해야만 하는 이유를 궁금해 할 수 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공부하지 않아야 할 이유도 없다.
그냥 하고 싶으니까, 궁금하니까, 알고 싶으니까 하는거다.

알아보니 쉽더라, 어려워 할 것도 아니더라, 알고나니 별거 아니었는데 괜히 어렵게 생각해서 포기했더라... 그렇더라.
지난날 이겨내지 못했던 것 한가지를 이제와서 좀 알게 됐다.
그게 지난 날 학교 성적을 바꿔놓지도 못하고 졸업 등수를 바꾸지도 못하지만 내 마음속에 뿌듯함은 남겨준다.

짐 하나 덜었다.
가벼워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던 사소한 짐.
그 짐의 주인을 찾아 돌려준 느낌이다.
작지만 보람된, 소소한 보람을 느낀다.
어쩌면 이 책을 보고 더 큰 좌절을 겪을 수도 있지만, 도전하는 동안 즐거울 수도 있고, 승리를 만끽할 수도 있다.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도 겪을 수 없다.

조금이라도 미적분이 궁금하다면 한번 시도해 보시길~
http://idnine.tistory.com2009-10-30T12:26:250.31010
:
Posted by 9름
2009. 10. 26. 19:53

대한항공 광고에 나온 좋은 글 잡다한 관심2009. 10. 26. 19:53

: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그대에게
철면무사 (鐵面無私)
얼굴에 철면을 깔고 사사로움을 없애야 한다. - 포청천(包靑天)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하는 그대에게
복수불발분 (覆水不返盆) [뒤집힐 복, 돌이킬 반, 동이 분]
한번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도다 - 강태공(姜太公) / 습유기(拾遺記)

:자식 일이라면 만사를 제쳐두는 그대에게
생지축지 생이불유 (生之畜之 生而不有)
낳고 기르되, 소유하지 않는다 - 노자(老子) / 도덕경(道德經)

:더 높은 곳을 꿈꾸는 그대에게
등고자비(登高自卑)
높이 오르려면, 낮은 데서 출발해야 하는 법 - 자사(子思) / 중용(中庸)

:오늘의 성공에 안주하는 그대에게
국무상강 무상약(國無常强 無常弱)
영원히 강한 나라도, 영원히 약한 나라도 없다 - 한비자(韓非子) / 유도편(有度篇)

:늘 작은 일만 주어진다고 여기는 그대에게
하해불택세류(河海不擇細流)
큰 강과 바다는 물을 가리지 않는다 - 사기(史記) 이사열전(李斯列傳)

:
Posted by 9름
2009. 10. 20. 23:07

신영복의 강의 中 잡다한 관심2009. 10. 20. 23:07

노자
도무수유(道無水有) : 도는 보이지 않고 눈에 보이는 것 가운데 가장 가까운 것이 물이다.
상선약수(上善若水) :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若 : 같을 약]

  1.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한다.
  2. 물은 다투지 않는다.
  3.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한다. 낮은 곳에 처한다.

바다는 가장 낮은 물이기 때문에 모든 물을 다 '받아' 들이들인다. 그래서 '바다'다.
바다가 모든 강의 으뜸이 될 수 있는 것은 자신을 더 낮추기 때문이다.

유부쟁 고무우 (唯不爭 故無尤) : 오직 다투지 않음으로써 허물이 없다. [唯 오직 유, 爭 다툴 쟁, 故 예 고, 尤 더욱 우]
과학적 방법이란 싸우지 않는 것이며 따라서 오류가 없는 것이다. 마땅히 다투어야 할 일을 두고 외면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다. 다투지 않는다는 건 가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실천한다는 뜻이다. 다툰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천지의 도는 이로울 지언정 해롭지 않고, 성인의 도는 일하되 다투는 법이 없다.


묵가의 규율
그 말은 믿을 수 있고, 그 행동은 반드시 결과가 있으며, 한 번 승낙하면 반드시 성실하게 이행하고,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사람들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뛰어든다.

 
:
Posted by 9름
2009. 10. 13. 00:45

책: 공무도하, 김훈의 소설 잡다한 관심2009. 10. 13. 00:45

공무도하
공무도하 - 8점
김훈 지음/문학동네


새로운 형식이다.
단문으로 씌여진, 알고보면 긴 문장도 많지만 짧은 문장이 대부분이란 느낌이 강하다.
등장인물의 심리 묘사가 거의 없는 것 처럼 느껴진다.
말 그대로 상황을 보여주는 문장들. 이렇게 쓸 수도 있는거구나...

기사 형식으로 객관적인 느낌을 주고 있지만 무뚝뚝한 아버지의 은근한 눈길 같다.
담백하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측은해 하거나 동조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려고 하는 마음을 느꼈다.
거리감이 있어서 나는 안전하다라는 느낌은 아니다.
객관적으로 전하지 않으면 현장이 왜곡되어 버릴 것 같은 느낌에 더욱 거리를 유지하려는 의지같은, 뭐 그런 느낌이다.

소설이 참 현실적이다라고 느낀건 지지부진한 인생들이 많이 보여서다.
열심히 산다고 다 좋은게 아니란 것도 그렇고,
그럴 수 밖에 없어서 그러는 역할도, 그 만큼의 최선 밖에 할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누구나 컴플렉스가 있고 내색하진 않지만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이겨내고 피해가며 살아간다.

등장 인물들은 묵묵히 일을 하고 말이 거의 없다.
굳이 말하지 않고, 애써 피하지 않는다.
쿨한 척 하는건가, 쿨한 건가.
말도 안하고 그저 삭히기만 하는 인물들을 납득하기 싫었다.
가슴 속이 팍팍하다.
왜 이렇게 사나 싶으면서도 달리 어떻게 할 방법도 없어 보인다.
주어진 만큼의 최선이란게 이런 것인가.
사는게 참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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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9. 10. 11. 14:27

설악산에 다녀왔다 나다니다2009. 10. 11. 14:27

오세암에서 바라본 설악 풍경

오세암에서 찍은, 12장을 붙여 만든 설악 풍경. 오른쪽 높은 봉우리가 만경대


설악산에 다녀왔다.
갑작스런 계획과 갑작스런 여행이었지만 갑작스런 것도 여행의 한 즐거움이다.

아침에 출발해서 오세암과 만경대를 목표로 올라갔다 내려 오는 일정.
하루만에 다 끝나는 일정이라 여유있는 등산은 아니었다. 빠른 걸음으로 올랐고 빠른 걸음으로 내려왔다.


일정메모:

08:10 용대삼거리 도착
09:20 용대삼거리에서 버스로 백담사, 사람이 많아 정류장에서 1시간 정도 기다려 탑승.

백담사 가는 길에서 보는 설악산은 산세가 험하고 뭔가... 비밀에 싸인것 같다. 아름다운 산세, 계곡, 맑고 투명한 옥빛 물이 있는 계곡. 고개가 돌아가는 곳 마다, 시선이 가는 곳 마다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저런 물 빛을 보여 주고 싶었다는 말이 가슴에 남는다. 버스가 다니는 길이지만 폭이 좁아 걷는 사람이 위험해 보인다. 차 두 대가 마주 지나칠 수 없는 도로폭.

백담사에서 영시암 가는 길은 좁은 오솔길도 있지만 대체로 걷기에 불편하지 않은 완만한 코스. 초입은 넓은 편이다. 걷기 불편한 곳은 다니기 좋도록 바닥을 꾸며 놓았다. 가끔 나타나는 바위와 돌이 동네 산책로가 아님을 상기시킨다. 사람이 많아 걷는 템포가 느리고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려웠다. 절에 가는 단체 등반객과 교회에서 나온 산악 동호회 표식이 눈에 띈다.

영시암에 도착하니 점심 공양으로 국수를 준다. 장터국수 같은, 멀건 국물에 금방 꺼낸 면을 넣고 김치와 김을 얹어 양념했다. 사람이 많아 줄이 길었지만 천천히 기다려 국수를 먹었다. 절 음식 답게 담백하고 화려하지 않다. 점심 공양 중에 일손이 부족하면 기다리는 사람에게 요청하고, 기다리는 사람 중에 몇몇이 점심 공양에 봉사자로 참여했다.
 
다 먹은 그릇은 직접 씻어서 공양하는 곳에 놓는다. 그릇은 다시 씻는 과정 없이 사용하기 때문에 씻을 때 깨끗하게 해야 한다. 내가 덜 씻으면 누군가 지저분한 그릇에 먹게 된다. 그릇 닦는 곳은 좁고, 물은 졸졸졸 흐른다. 씻어야 하는 사람이 많아 바로 씻을 수는 없었다. 백화점 세일 코너 같은 경쟁을 느끼며 차례 없이 기다리고 그릇을 닦았다. -_-;

이제 오세암으로 가는 길. 가벼운 차림의 등산객들은 줄었다. 영시암까지가 목표인 분들도 있겠고, 영시암 이후 길이 나눠지기 때문인 것도 같다. 영시암에서 오세암 가는 길은 영시암까지 길 보다 좁고 거칠다. 특히, 몇 차례 오르락 내리락 하고 나서 만나는 깔딱고개가 최대고비다. 이름처럼 숨이 깔딱깔딱 한다. 깔딱고개에서 휴식. 바람이 시원하다. 바위에 앉은 사람들의 표정이 밝다.

오세암에선 국밥을  준다. 영시암은 국수, 오세암에선 미역국밥이다. 베낭에 미역을 한 봉지씩 달고 오시는 분들이 있었는데 오세암에 공양하려는 것인가 보다.  배가 불러 국밥은 먹지 않았다. 약수물을 마시고 시원한 바람에 몸을 식혔다.

만경대는 오세암 마당에서 보이는 가까운 언덕인데, 안내지도나 표지판이 없어 물어 보아도 사람들 의견이 달랐다. 지역 주민인듯 보이는 분이 알려준 방향이 가장 믿음직스러웠다. 오세암으로 가던 길의 고비였던 깔딱고개에서 남쪽으로 오르는 곳이 만경대다. 남쪽인지 아닌지 방향을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오세암으로 가는 길과 영시암에서 오던 길 사이에 남아있는 길은 만경대로 오르는 길 뿐이다. 만만해 보이는 높이지만 오르기가 쉽지 않다. 등산에서 등반으로 바뀌는 순간을 느꼈다.

만경대에서 바라보는 내설악의 모습은 훌륭하다. 여기까지 와서 안 보고 갔다면 후회했을, 아찔한 풍광을 자랑한다. 사진으로 담을 수 없을 것 같은, 거대한 풍경을 한 눈에 다 볼 수도 없다. 고개를 돌리는 만큼 웅장한 풍경이 넓어진다. 파노라마 찍기로도 담을 수 없는 풍경이 아래로도 위로도 눈을 돌리는 대로 펼쳐진다.

이제 내려가는 길. 만경대에서 다시 영시암으로 간다. 오를 때 보다 숨은 안 차지만 산은 내려가는 길이 더 위험하다. 무릎 관절 조심하고 무엇보다 방심하지 않아야 한다.

영시암에 도착하니 아직도 국수를 준다. 그래서 또 국수를 먹었다. 배 부르다. 아까 보다 여유있는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그릇을 닦는 모습, 삶은 국수를 건져내는 모습, 도끼로 장작을 패는 모습, 마루에 걸터 앉아 쉬는 사람들 모습. 아직도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많다. 산 위에서 밤을 보내고 내려 오거나 더 깊은 산으로 코스를 잡았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오세암에는 잠을 잘 수 있는 숙소방이 준비되어 있었다. 개인에게 그리 많은 공간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씻고 바람과 이슬을 피할 수 있는, 여러명이 한 방에 잘 수 있는 공간.

영시암에서 백담사, 완만한 코스를 걸어 내려왔다. 사람들이 다시 많은 구간이므로 속도와 페이스 조절이 맘처럼 되지 않는다. 술 냄새가 나는 사람, 지쳐서 지팡이를 휘휘 튕기며 걷는 사람, 터벅 터벅 걷는 사람, 귀걸이와 옅은 화장을 한 사람, 얼굴이 탈까 큰 마스크로 가린 사람, 데이트 횟수가 많지 않을 것 처럼 덜 친해 보이는 커플, 다양한 사람들이 저 마다의 표정을 가지고 산을 내려가고 또 올라오며 교차한다.

백담사에서 용대삼거리까지는 버스. 역시 긴 기다림 끝에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버스를 타기 위해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하는데, 걸어 내려가면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단다. 어느 쪽을 택하건 개인의 몫인데, 나는 버스를 탔다. ^^; 기다리는 동안에도 무릎 뒤쪽 근육이 시큰했다.

올라 갈 때는 숨이 차고 힘들었는데, 내려 오니 또 올라갈 수 있겠다 싶다. 그리 힘들것 같지도 않고.
너무 만만한 생각인가? 산에 자주 다닐 것 같지는 않지만 아마도 기회가 오면 또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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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9. 10. 5. 14:54

참 멋있는 친구가 있다 by 92009. 10. 5. 14:54

참 멋있는 친구가 있다.

1. 아침에 일찍 일어나 자신이 목표한 외국어 공부를 한다. 외국어라서 멋있다기 보다, 무언가 자신이 계획한 일을 실천하고 있다는 자체가 좋아 보인다. 스스로 세운 계획을 실천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약속 장소로 나간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게으를수록 잘 알기 마련이다.

2. “나를 위해 내가 투자하는 시간” 을 설정하고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특히 스스로 시간을 귀하게 사용한다. 내가 일부러 투자한 시간인데 어떻게 소흘히 할 수 있겠는가~ 라고 말한다. 나는 스스로 타협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거참, 부러워 따라하고 싶어지는구만.

3. 현재 일을 버거워 하지 않는다. 일이 만만하게 여유있어서가 아니다. 일이 많아 바쁘지만, 일에 끌려 다니지 않고 다루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일을 즐기는 사람은 눈 빛 부터 다르다. 일에 눌리지 않고, 일에 치이지 않고 성취감을 누릴 줄 아는 모습, 보기 좋아~

4. 뚜렷한 목표가 있다. 지금 회사에서도 나쁘지 않은데, 실력도 인정 받는 것 같다. 그런데 더 발전된 모습이고 싶어한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목표를 위해 애쓰고 있다. 뚜렷한 목표, 뚜렷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불가능해 보이지 않는 목표. 업무와 관련된 외부 활동을 하고,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모임에도 적극적이다. 목표를 위한 것이든 스스로 갖는 만족이든 하고 있는 활동 대부분이 목표를 향해 다가간다.자연스럽게 목표에 도달할 것 같고, 쉬지 않고 또 다음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 같다. 멈추지 않고 끊임 없이 발전해갈 모습이 기대된다.

잘 하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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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9. 10. 3. 16:24

미루고 어질러 놓기 사소한 일상2009. 10. 3. 16:24

어쩌다 한번 책상을 어질러 놓을 수는 있다.
작업 중에 이것 저것 꺼내 놓다 보면 어질러지기 마련이니까.
그러나, 늘 어질러져 있는 것은 좋지 않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도면도 수정하고, 납땜도 하고, 부품도 늘어 놓고, 빵판으로 테스트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책상에 뭘 올려 놓기가 두려울 정도로 쌓인게 많아진다.
어질러 놓은 상태에서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행이지만 하루 이틀 진행되다 보면 책상은 어찌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린다.
깔끔하지 못한 책상은 작업을 방해할 뿐더러 자리에 앉는 것도 꺼리게한다.
작업을 하다 말고 TV를 보거나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려 버리는 것 같은, 일을 미루는 것이 가장 나쁘다.
여유 부릴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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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9. 10. 2. 14:34

책: 세계의 끝 여자친구 - 김연수 잡다한 관심2009. 10. 2. 14:34



네이버였나 알라딘이었나. 여기저기 기웃 기웃 둘러보다 우연히 만나게 된 책이다.
<세계의 끝 여자친구>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고, 작가 김연수의 단편 소설집이라는 것에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단편 하나 하나가 뭔가 알 수 없는 묘한 느낌을 남겼는데, 딱히 그것을 무엇이라 말하기는 쉽지 않다.
묘한 느낌이 들었고, 그것을 감동이다 아니다 혹은 좋다 나쁘다 라고 내 느낌을 딱 꼬집어 내기가 어려웠다.

(내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무거운 역사물이나 어떤 주제를 보여주고자 하는 '힘들어간' 소설이 아니어서 내게는 좋았다.
그렇다고 해서 가볍다는 말은 아니다. 뭔가 있는 듯 하긴 한데 그게 뭔지 잘 몰라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내 주변의 누군가를 떠 올릴 수 있어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있어서,
자신의 일과 생활에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어서,
자신의 의도나 생각과 달리 남들에겐 좀 모자라게 보이는, 스스로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남의 일 같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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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
2009. 10. 1. 02:13

불편한 관계 by 92009. 10. 1. 02:13

갑자기 잠이 깼다. 아버지는 가위에 눌리셨는지 “우어어~ 우어어~” 하는 소리를 냈다. 놀라 달려가 아버지를 깨웠다. 아버지는 팔짱을 낀채 잠이드셨나 보다. 옆으로 누운 아버지 팔이 단단히 끼어 있다. 잠과 가위에서 깨어난 아버지는 가위에 눌렸단 사실도 잊은채 다시 잠 들었다. 얇은 이불을 덮어 드리고 안방을 나왔다. 어머니도 놀란 눈치였지만 몇 마디 말씀과 함께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중학교 때 쯤이었을 거다. 키가 자라느라 그랬는지 운동부족으로 그랬는지 잠자리에 든 나는 자주 종아리 근육이 뭉치곤 했다. 자다 말고 그 고통을 참지 못해 소리를 지르곤 했는데, 아픈 것도 아픈 것이지만 놀라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지금도 가끔 종아리가 뭉쳐 고통스러울 때가 있지만 혼자 사는 기간이 길었던 까닭에 소리치지 않고 혼자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암튼, 그 시절에 나는 아버지를 그리 좋아하는 마음이 아니었다. 가정에 충실하지 않았다는 기억에서 출발한 미움인지 아니면 그냥 단순한 반항심이었는지 모르겠다.

기억하는 건, 아버지의 크고 바쁜 전화통화 목소리를 싫어했다는 것이다. 퇴근 후 집에 일을 가져 오는 것도 좋을 것 없는 일이지만 그것이 뭐 그리 대단한 것이라고 열 통, 스무 통이 넘는 통화를 하셨고 나는 그것을 불쾌해하고 뻔히 보이도록 내색했다. 그래봤자 고개를 돌리거나 다락방이었던 내 방으로 쪼르르 자리를 피하는 수준이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가끔 아버지가 통화를 하는 중에 베개로 얼굴을 덮어 내가 시끄러운 상황을 싫어한다는 모션을 취하기도 하고, 어머니가 아버지 눈치를 보며 아이들이 싫어한다는 말을 넌지시 건내기도 한 것 같다. 그래도 아버지는 그 일이, 시끄러운 전화통화가 일을 돌아가게 하고 우리 가족을 부양하는데 꼭 필요한 일이었기 때문에 당당히 통화를 계속했다.

자식에게 미움 받고 돈벌이 이외의 분야에서 존재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가족들 사이에서 아버지는 외로웠을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겨우 그런 이유로도 아버지를 싫어하고 멀리하고 어색해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내가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면 분위기가 경직되고 어두워져 불편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싫어하는 아버지가, 밤에 내가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면 순식간에 달려왔다. 나는 아버지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아버지와 같이 있으면 불편한데, 아버지는 그렇지 않았나 보다. 그런 밤에는 미안한 마음도 들고 죄송하기도 했지만 뭔가... 겉으로 바뀌는 건 없이 그렇게 지냈던 것 같다.

오늘은 아버지 가위눌린 소리에 아들이 달려간다.
어쩌면 최근들어 아버지가 아들을 불편해하고 계신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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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