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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3. 23. 11:39

책: 라인, 무라카미 류 읽고보고듣고2010. 3. 23. 11:39

라인 - 6점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태동출판사

오랫만에 본 무라카미 류의 소설.
최근에 본게 <69> 인가..

글을 읽는데 영화처럼 장면이 자연스레 연상된다는 된다.
아사다 지로의 작품도 그렇고 무라카미 류의 작품도 그렇고. 영화화 하기에 좋게 쓰인 느낌이 들었다.

<라인>은 여러명이 등장하는 소설인데, 독특하게도 1명 1명의 이야기가 제 각각 옵니버스 형식으로 연결된어있다.
그리고 한 이야기가 끝날 때 쯤 등장하는 사람이 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
그렇게 서로 알게 모르게 연결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나중에 한 자리에 모이거나 한 사건에 연루되거나 이런 것은 아니다.
그냥 아주 약한 고리를 가지고 연결이 되어 있을 뿐, 서로 한 줄 건너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모른채 살아간다.
제목의 “라인”은 케이블을 통해 지나가는 전기 신호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 등장하기 때문인것 같기도 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미묘하게 얽힌 인연을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일본 소설을 좋지 않게 보는 사람이라면 이 소설을 보고
“거봐, 일본 소설은 이 따위잖아~ 온갖 변태에 이상한 것만 나오고..” 하는 평가를 할 지 모른다.

분명 등장인물들이 정상적인 사람들은 아니다. 폭력적이고, 성도착증, 자아도취, 새디즘, 매조키스트...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들이지만 속에 내제된 것을 증폭해서 본다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그런 것들을 굳이 끄집어 내어 보여주고 있다.
흔하지 않은 일상이지만 당사자에게는 무한히 반복되는 일상일 수 있고,
남들에게는 변태로 보일지 몰라도 본인에게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일 수 있다.
나와 다른 인간으로 왜 그렇게 되었는가, 왜 그렇게 사는가 하는 관심으로의 접근이 아니라
똑같이 사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것을 그리고 있다. 단지 고민의 표현이 다를 뿐이다. 고민 자체가 다르진 않은거지.

작가의 내공 덕분에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멀지 않게 공감가는 이야기로 읽을 수 있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거리는 변태 폭력자들이 득시글댈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만들어준다.
가족의 늦은 귀가가 걱정되는 현상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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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