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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10. 20. 02:30

학교에서 먹는 밥 by 92003. 10. 20. 02:30

학교에서 먹었던 밥이 기억나는지 모르겠다.
최근 들어 학교에 가서 밥을 먹게 되는 일이 생겼는데,
학교 밥이란게, 예나 지금이나 그것을 먹는 사람들에게는 불만이 있나보다.

내가 대학을 다니던 8X년도에는...
- 에구구... 좀 많이 됐다..
- 솔직히 나는 고등학교때부터 그 학교 식당을 이용했었고
- 그래서 식당 아줌마들과 좀 친했다
한끼 식사가  500원인가 600원인가 그랬다.
- 정확한 가격은 기억이 안난다... 하여튼 저렴했다
그나마 내가 다니던 학교는 좀 비싼 편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나는 학교 밥으로 생활을 하는 생활자였기 때문에
식당 아줌마들의 애정을 듬뿍 받았던 기억이 있다.
심지어 식당 아줌마 중 한명과의 염문설까지 있었다.
크크~

그 아줌마 덕분에 놀림은 받았지만
내심 기분 나쁘지 않았고, 우리 써클에 김치는 적잖이 유지 되었던 기억이 있다.
- 김치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늘 받지는 못했다. 내가 어디 제비라도 되나~

그때의 메뉴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지금처럼 영양사가 의무적으로 있을 때도 아니었고...
생각해보면, 그 당시 우리 학교에 식품영양학과가 있었고
그당시 졸업한 분들이 아마 지금 영양사하는 분들의 교수나 조교수 정도 되어 있지 않을까...
- 사실, 그때의 식품영양학과는 그다지 인기학과가 아니었던 것 같다

요즘 자주 밥을 먹고 있는 학교에서는 그때에 비해 한끼 식사값이 비싸다.
예전에 비해서 많이 오른 것 같지는 않지만 그때에 비하면 비싸긴 하다.
하지만 비싼 값에 비해 맛은 그다지 달라진 것 같지는 않다.
단지 물가만을 반영한 가격인지도 모르겠다.

이 학교의 점심식사 요금이 내가 볼때는 좀 웃긴다.
학생/교직원/방문객 이렇게 요금이 구분되어 있다 보다.

처음에는 교직원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좀 부끄럽더만.
내가 얼굴을 아는 아이들은 평민들(?)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는 학생요금으로 식사를 했는데, 별 다른게 없었다.
나는 아무래도 양반들 축에는 안끼는 인간인지
학생 요금 식사가 내 마음에는 훨씬 편했다. ^^

내가 느낀 학생요금과 교직원 식사의 차이점은
반찬을 직접 덜어먹는 것과
식사하는 공간의 분리라는 차이점 뿐이다.
- 직접 반찬을 그릇에 담는 수고를 하기 위해 돈을 더 내야 한다!

아, 또 하나 있다.
테이블 주변에 배치된 휴지가 다르다.
학생요금으로 먹는 자리의 휴지는 벽에 걸려있는,
식당에서 흔히 볼수 있는 앰보싱 뽑기용 휴지고
교직원 테이블에 있는 휴지는 집에서 쓰는, 뽑아쓰는 티슈다.

음식? 똑 같다.
다만 직접 덜어먹는가 아니면 주는대로 먹는가의 차이일 뿐이다.
기분 차이도 좀 있는데,
학생요금으로 먹는 곳은 아줌마들이 주는대로 받아서 먹어야 하고
교직원들이 먹는 곳은 직접 원하는 양만큼 떠서 먹는다는거다.
- 그런데 이 상황에서도 감시하는 분들이 있어서
- 특정 반찬에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싼 값에 먹는 밥은 주는대로 먹는거고
좀 더 주는 값의 식사는 지가 직접 떠 먹는 차이...
대단한 자유 아닌가?

나는 이 식당이 참 우습다.
만약 음식에 차이가 있다면
가격 차이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었을 수도 있었겠다.

교내 식당이 별것 아닌 차이를 두고 사람을 차별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교직원이 별건가.
교직원은 양반이 아니고 학생은 평민이 아니다.

학생이 더 비싼 요금을 내고 교직원 식권을 끊을 수도 있다.
물론, 지금도 그것은 가능하다. 단지 그렇게 하지는 않고 있다.
서슬퍼른 알바생들이 교직원이세요? 학생이세요? 묻기 때문이다.
학생이면서 교직원입니다.. 라고 말하기 힘들다.
- 학생들이 착하다는 이유도 이유지만,
- 별 차이 없는 서비스에 몇 백원 더주면서 까지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
-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그 알바생들의 역할은
- 교직원이면서 학생입니다 하는 사람을 색출하기 위함일 것이다.
- 식당입장에서는 금전적인 손해로 이어지거든.
- 학생 주제에 교직원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는 사람을 색출하기 위함은 절대 아닐 것이다.

처음부터 요금 체계를 교직원/학생 구분 할 것이 아니라
고급형/일반형 으로 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교직원이 무슨 벼슬이라고...

학교에서 가르치는 사람들이나, 학생들을 위해 일하는 분들이
학생들과 같이 밥 먹는게 부끄러운 일인가?

교직원 식당은 학생 식당과 유리 칸막이 하나로 분리되어 있다.
그 안에서 나는 교직원이다... 하고 밥 먹는 모습이...
나는 그다지 멋있게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대다수의 학생들이 먹고 있는 곳과 차별되어 보이지도 않는다.
그들에게 이리로 나와서 우리와 함께 먹자고 얘기하고 싶을 정도다.

어쩌면 그들의 자존심일지도 모른다.
이 학생들과는 다른, 자신은 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 있다는...
그런 뭔가... 남들과 다르고 싶은 이미지를 가지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에이, 그들을 인정하자.
뭔가 다른 그들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내 까짓게 뭘 알겠나.

그들이 겨우 밥값 몇 백원 정도의 사소한 것으로
남들과 다르게 보이고 싶어하는 쪼잔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그들에게는 학생들과 같이 먹는 일부 비학생들이
겨우 몇 백원 하는 밥값을 아끼려고 하는 사람으로 보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학교밥을 먹으면서 하는 나의 생각은,
몇 백원을 더 낸다고 해서, 독립된 공간에서 식사를 한다고 해서
그들이 양반처럼 보인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몇 백원 덜 내고 학생들과 같이 먹는 것이
교직원 아닌 것 처럼 보일까봐 걱정하는 일이나
학생들과 같이 밥 먹는 것이 겨우 몇 백원 아끼려고 하는 행동으로 보이는 일이나
다 같이 불쌍하기는 마찬가지라는 거다.

학교는, 학교식당은 교직원/학생/외부인을 구분 할 것이 아니라
할인/일반/고급으로 구분 전환을 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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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