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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10. 23. 04:27

식탁이 나를 부를 때 사소한 일상2003. 10. 23. 04:27

식사 시간이 되면, 내가 식사를 준비하지 않는 이상 누군가 나를 부른다.

밥.먹.어.라.
식.사.하.세.요.

머, 대충 그런 말이다.

식탁에 가보면
어떤 경우에는 준비가 다 된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밥도 아직 멀었고, 식탁을 닦지도 않았다.

식탁을 닦지도 않고,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부르는 사람들은
불러도 제 때 안오니까 미리 부른다고 말을 한다.
나는 와 봤자 준비도 안되어 있으니 늦게 온다.. 라고 말을 하고 싶어진다.

내가 밥 당번 할 때, 그들은 꼭 남을 도우려고 한다.
남을 돕는 일... 좋지.
숫가락 젓가락을 테이블에 놓기도 하고, 밥을 퍼 테이블에 놓기도 하고,
국이 잘 끓여졌나 간을 보기도 한다.
나는 내가 식탁을 다 차려 놓고,
잘 세팅해서 사람들을 부르려고 하는데 방해를 받아 기분이 나쁘다.
훠어이~ 저리 가거라~~

밥 먹으러 식탁 주변에 갔을 때.
식사 당번이 아직 식탁을 준비하고 있다.
요리도 덜 끝났다.
젠장!!

요리를 준비하는 사람은 식탁도 닦고, 밥도 퍼고, 반찬도 좀 내 놓고, 정리도 하라고 한다.
서로 돕고 사는 세상, 꼭 당번이 다 할 필요 있나.
당번이 밥하고 국 끓였으니 너도 좀 하라는 얘기다.

밥을 다 먹고 설거지 할 때가 되면
밥 당번을 했던 사람이 자기가 밥하고 국 끓이고 반찬 준비했으니 설거지는 네가 하라고 한다.
-_-; 결국 이거였냐...
네가 한게 밥하고 국 밖에 더 있냐.
- 그것도 어디 혼자 다 했나. 이것 가져와라 저것 가져와라~ 시키기나 했으면서
식사시간이 어디 그것만 준비되면 끝이더냐.
다른 사람이 식사당번할때 숫가락 몇개 놓고선
지는 식사 준비 도왔다고 설거지에서 빼달라고 할때 알아봤다.

식사 준비하고, 상차리고, 잘 먹고, 치우고, 마지막 물기 한방울을 닦아 낼 때까지,
밥 먹는 내내 맛있어? 맛있어? 이상하지 않아? 하고 묻지나 말고,
- 음식 맛에 대해 그렇게 물어 볼때마다 성의있는 답변을 하기는 매우 어렵고 피곤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남 손 안타도 될 정도로 마무리 잘 보기를.

그리고 나는,
식탁 상황이 어떻든 그것을 마주 대하고 앉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는 마음부터 갖기를.
- 특히 아침밥을 차려준 식탁을 마주 했을때는 무조건 감사해야 하거든
- 이른 아침부터 조용조용 밥 준비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디비 자고 있는 내 모습보다 얼마나 거룩해
(적어도 지가 아침 차려보겠다는 얘기는 아니네..)


어디 그렇게 한번 해.보.자.고.




PS.
이거 보고 내 얘긴가... 하고 생각할 사람이 있어서 미리 당부 말씀드리는데,
당신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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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