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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10. 11. 15:50

여자친구의 말들 by 92003. 10. 11. 15:50

여자들의 말을 듣다 보면,
단어와 문장에서 표현하는 뜻과는 달리
새로운 해석으로 받아들여야 할 말들이 있었다.

뭐, 다들 알고 있는 별다를 것도 없는 내용들이지만
정리를 하자면 이렇다.



- 말이 참 없으시군요...
- 원래 조용한 성격이신가 봐요.
이거 좋은 얘기 아니다.
심심하다는 뜻인데, 문제는 이쪽의 반응이다.
이런 얘기 듣고 나면 더 얼어 붙어서 할 수 있는 말이 더 없어진다.
반대로, 내가 이런 말을 해도 상대방이 얼어붙게 되거든.
그래서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는 해서는 안 되는 말이라고 생각하게 된 말.


- 우린 친구잖아
친구라는 말이 나오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내가 다가 가려고 하는 입장이라면 여자친구가 그것을 경계한다는 뜻이고
내가 그녀에게 관심이 없는 쪽이라면, 그녀는 이 사태를 파악하고
자포자기 한다는 식의 표현을 해서 나의 관심을 끌어보겠다는 거다.
즉, 친구니까 부담갖지 말고 자신에게 신경 써줘도 된다는거다.
그래서 네가 아무리 잘해줘도 자신은 오해하지 않고 "친구"로서 만날테니
제발 나한테 신경 쫌 써라, 잘해줘라.. 그런 얘기지.
비참하게도 후자의 경우보다 전자의 경우가 더 많아서 탈이긴 하지만
뭐, 그런거 잖아.


- 뭐, 할거 없니?
- 오빠, 뭐 재미있는거 없어?
이런 말을 듣게 된다면, 적어도 이 여자와 나는 애인 관계일리는 없다.
마땅히 다른 무언가를 할 거리도 없는데다
자기 남자 친구 혹은 그녀가 신경쓰고 있는 그는
뭔가에 빠져서 자신을 신경쓰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마침 오빠(이런 말을 듣게된 사람)가 있어서 말을 하기는 했는데,
뭔가 새로운 것이 나오길 기대하고 물어보는 것은 아니다.
정말 놀랍게도 오빠(이런 말을 듣게된, 단지 그 자리에 있던)가 뭔가를 말했을때
그것은 그저 그런 시간 때우기에 괜찮다면 그녀가 빠져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곧 전화가 온다거나 해서 그녀는 금방 빠져 나가게 된다.
그녀를 구제해 주는 것은 그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이 순간 이 자리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전화 한통이지
그게 누구이든 무엇이든 크게 상관하지는 않는다.
애써 새로운 것을 생각해서 좋은 사람인척 보이려고 노력하지 말고
"없어" 라고 짧고 간결하게 대답해 줄 필요가 있다.



- 어,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닌데...
그녀의 변명은 항상 그렇게 시작한다.
관용어구, 입에 달린 별 뜻 없는 말이다.
이 한마디를 통해
나는 너에게 좋은 뜻으로 한 일인데
너는 (속이 좁게도) 그렇게 받아들이는구나.
라는 의미를 전달한다.
사실, 그녀는 이런 의미를 전달하려던 뜻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냥 자신의 과오를 덮어두려는,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말이지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려거나, 책임을 뒤집어 씌우려고 하는 말은 아니다.
단지, 결과가 그렇게 될 뿐이다.
그녀는 그것을 예측하지 못하고 계속 한마디 한마디 더 하면서
상대편을 수렁에 빠뜨린다.
그녀의 말대로 그것은 절대 그녀의 뜻대로 된 것이 아니므로
더 이상 따지지 않는 것이 최고다라는... 그런 결론을 갖게 되었다.


- 에이, 소심하기는!
상대편의 지적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할 때 쓰는 말.
어, 내가 그랬단 말야?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등등의 생각을 하게 되지만 1초도 지나지 않아서
뭘 그런 것까지 생각해서 사람 피곤하게 만드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상대편보고 하는 말이 에이~ 소심하기는! 이다.
또는 남자친구가 쓰잘데기 없는 일게 골몰해 있을때 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딴거 생각하지 말고, 그만 생각하고 날 봐줘!
이런거지.
여자들은 정말 섬세하고 다양하게 생각을 많이하고 얘기를 하지만
남자가 그러면 한마디로 "소심해"라고 말 하기도 한다.

이런 말들은 남자와 여자의 문제일 수도 있고,
그냥 사람과 사람사이의 문제일 수도 있다.

말에 있어서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분명히 있는 것 같다.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것저것 풀어 놓음으로해서 스스로 편안해지는
여자의 말은 남자들이 이해하기 어렵고(이해하지 않아도 되는데 이해하려 한다),
억지로 해결위주로 논리를 펼치는 남자의 말은 여자들이 듣기에
쪼잔하거나 허황되거나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많다.

뭐, 이렇지 않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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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