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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6. 11. 17:10

RC 헬기를 날린다 사소한 일상2011. 6. 11. 17:10

RC 헬기 사진

RC 헬기 Nine Eagles Solo Pro V1


우연히 RC 헬기를 접하고 나서 나도 날려보고 싶었다.
이래저래 알아보다가 동네에 RC 전문점이 있어서 방문하고, 불친절한 상담에도 가깝다는 이유로 구매했다.
어차피 부품을 구하려면 자주 올 수 밖에 없을테니까.

2.4GHz 무선통신을 사용하는 소형 헬기다. 충전 배터리로 동작한다. 비행시간은 5분여 남짓.
가게 사장님 말씀으로는 집중 시간도 그 시간을 넘기기 어려울거라고. 예비용 배터리까지 2개 준비했다.
배터리 2개 쓸 시간이면 충분한 비행시간이 된다.

어릴 때, 소년중앙 같은 잡지를 보다 보면 이 RC 비행기 광고가 있었다. 내 기억에, 서울 신촌역 주변에 이런 취급점들이 많았었던 것 같다. 그때도 통신판매가 있었는데, 서울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나로서는 통신판매를 통해 이 RC 비행기를 갖고 싶었다. 그 시절의 우리집 형편으로는 완전 가망 없는 꿈이었지만 언젠가 서울에 간다면 꼭 가게에 들러 보겠다는 생각을 했다. - 꿈에라도 살 수 있다는 생각은 못했던 것 같다.

서울에 와서, 서울에 살면서 특히 신촌·마포 일대에 살면서 신촌 기차역 주변을 돌아 다니면서도 RC 전문점은 보지 못했다. 못 찾은 것인지도 모른다. 어릴 때 봤던 광고에서는 신촌에만 가면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던 가게들이 사실은 구석에 숨어있는 가게였을 수도 있고, 그 시절엔 정말 있었지만 어느새 내가 자라 서울에 올 때 쯤에는 형편이나 시세가 달라져 더 이상 신촌에 남아 있을 수 없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느 쪽인지는 모르겠지만 실제 존재여부와는 달리 내 관심 자체가 바뀌었다는게 가게를 찾지 못한 더 큰 이유일 것이다.

뒤 늦게 나마, 신촌에 살던 시절로 부터 벌써 10년이 넘어버린 시점에서 갑자기 RC 헬기가 내 삶에 뛰어 들어왔다. 반가웠고 또 괜찮으려나? 하는 걱정도 들었다. 아직도 내 형편에... 괜찮나? 하는 그런 생각을 하는거다. 가난의 흔적은 참 오래도록 남는다. 처음엔 띄우기도 어려웠던 헬기가 오늘에서야 좀 공중에서 머무르기 시작했다. 

어렸을때 꿈 꾸었던 엔진을 사용하는, 커다란 정규 모델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해보고 싶은 만큼 해볼 수는 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화려한 비행은 아니어도 자기만의 비행이라는 점에서 이 작은 RC 헬기가 지금의 내 생활과 닮았다. 꿀릴거 뭐 있나 재미있게 즐겁게 날아 다니면 좋은거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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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