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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6. 8. 10:15

며칠 전 꿈에 아버지를 만났다 by 92011. 6. 8. 10:15

꿈에 아버지와 만났다.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계셨다. 젊을 때 얼굴을 쓰고 있었는데, 석고같은 것으로 틀을 떠서 만든 마스크 같았다. 급하게 만든 것처럼 마감처리가 덜 되어 있었다. 아버지는 얼굴 상태가 좋지 않아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하셨다. 평소 아버지 말씀하시는 말투 그대로 조금은 차분하게 조금은 피곤한듯 조금은 친절하게, 상세한 설명을 하지만 중요한 부분에선 말해봐야 너만 피곤할테니 뺄껀 빼고 결과만 말하는 스타일이다.

마스크 안쪽이 궁금하지 않았고 굳이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아, 아직 집에 계시는구나, 가다가 다시 오셨구나, 오셨는데 굳이 말씀하시거나 하지 않으셨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친구분들과 여행가려고 집을 나섰다가 혼자 돌아와 일정보다 일찍 돌아온 것을 길게 설명하지 않으시는 그런 상황 같았다.

“으.. 응... 가다가 뭐가 잘 못 되어서 돌아왔다. 별 일 아니다. 걱정하지 마라... ”

정확한 말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런 분위기의 말이었던 것 같다. 모두 함께 돌아온 것인지, 혼자만 돌아온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더 이상 묻지 마라 하는 분위기였고 나도 상세한 질문을 하지 않았다. 어머니도 옆에서 내용을 미리 알고 계신듯 미리 말하지 못 한것을 미안해 하시는 듯 보였다. 나는 아버지가 계신 것이 불편하지 않았고 또 잘됐다 싶을 정도로 반가운 것도 아니었다. 그냥 돌아오셨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아버지만 불편하지 않으시다면 나는 편하게 계시면 좋겠다. 돌아와서 미안해 하는 모습이 오히려 부담스러웠다. 편하게 계시는게 나로서는 좋다. 많이 누리지 못하셨으니까 마음 편하게 지내시면 좋겠다. 뭐 필요한게 있다면 해 드리고 싶은데, 내가 눈치가 없어서 뭐가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

뭔가 준비가 덜 되어서 가고 싶은데 못 가신건지, 그냥 가고 싶지 않아서 돌아오신건지 모르겠다. 아들에게 손 벌리는 것이 싫으셔서 말씀을 안 하시는건지, 나는 그런 배려가 오히려 불편하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씀해 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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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