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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7. 6. 21:38

동사무소 사소한 일상2006. 7. 6. 21:38

"이름하고 주민등록번호를 말해 주세요"

동사무소는 이제 막 점심시간이 끝난 시간이라 아직 빈자리가 많다. 공익들은 잡담인지 업무인지 모를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모여 있다. 주민등록증 담당 직원이 곧 다가와 이름과 주민등록 번호를 말하라고 했지만 미처 대답을 마치기도 전에 검색 액션으로 전환하니 어디까지 말해야 할지 대략난감. 이름 첫글자와 출생년도 정도면 충분할 정보였다.

작은, 의약품 상자같은 철제 박스에는 많은 사람들이 신청해두었을 주민등록증이 반도 넘게 들어 있다. 나 처럼 주민등록증을 잊어버린 사람들이 신청한 재발급 주민등록증도 있을 것이고 이제 처음 발급 받는 사람들 것도 있을 것이다.

직원은 주민등록증 더미에서 하나를 골라 내기 위한 정보가 필요했기 때문에 이름과 주민등록 번호를 물어 본거다. 주민등록증은 이름 순으로 되어 있거나 주민등록 번호 순으로 정리되어 있을 것이다.

벌써 '구'로 시작하는 이름을, 내 출생년도로 시작하는 주민등록 번호를 찾고 있을 그 직원에게 나머지 주민등록 번호를 불러주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이미 발음을 시작해버린 주민등록번호는 끝자리까지 흘러 나왔다. 반 이상은 흐트러져 나도 알아 듣기 어려운 상태이긴 했지만.

'구'로 시작하는 이름이 많지 않았던지 혹은 내 출생년도의 사람이 많지 않았는지 직원은 주민등록증을 금방 골라냈다. 훓어가듯 슥 지나는 시선으로 주민등록증 사진과 내 얼굴을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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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