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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6. 25. 02:47

기차 사소한 일상2006. 6. 25. 02:47

기차를 탔다. 3호차 39번 자리에는 젊은(어린?) 여자가 앉아 있다. 옆자리가 비어 있었으므로 굳이 내 자리를 비켜 달랄것 까진 없었지만 표를 보여주며 내 자리라고 말했다. 여자는 자기 자리라고 말한다. 서로 표를 보여주는데 같은 좌석이다.

영등포까지 20분. 나는 복도쪽 좌석에 앉았다. 창 밖은 어느새 어두워졌는지 여자는 유리창에 비치는 자기 얼굴을 비쳐보느라 바쁘다. 행여 유리를 통해 눈이라도 마주칠까 나는 창밖을 내다볼 엄두도 내지 못한다. 유리창으로 눈이 마주치면 훔쳐보다 들킨듯한 느낌이 들어서 억울하기 때문이다. 여자는 정읍에서 부터 타고왔을 기차가 불편했는지 한손은 종아리를 주무르고 있다. 호리호리한 종아리는 근육통보다 주무르느라 꾹꾹 누른 손가락 때문에 아파 보였다.

몇 칸 건너 자리에 기획팀 M이 보인다(운영팀인가?). 같이 탔을텐데 미처 보지 못했다. 벌써 잠이 들었는지 의자 바깥으로 기울어 떨어질듯한 뒤통수가 보인다. 내릴때 아는체 하면 어색해 할만큼 잠들었다.

책 너머 보이는 종아리가 신경 쓰이더니, 책에 집중하자 몇장 넘기지도 못하고 잠이 온다. 머리가 짧아진 이후로, 자다 깨어났을때 눌린 머리가 없어져 마음도 편하다. 영등포 역에 도착하자 종아리를 주무르던 여자는 날렵한 몸매만큼이나 날렵한 속도로 내렸다. M은 사람들 때문에 잠이 깬듯 뒤척이긴 했으나 내리는 기색은 아니었다. 내리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출구쪽은 느릿느릿했다. 나는 잠에서 막 깨어난 두 눈을 껌뻑이며 기차에서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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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