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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5. 9. 17:10

칼럼: 허세로운 생활의 실전 메뉴얼 by 92012. 5. 9. 17:10



허세적인 삶
허세로운 생활의 실전 메뉴얼

어느날 문득 깨닫게 되었다.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일 이외의 것들은 허세로구나. 취미 활동 혹은 여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다른 사람에게는 허세를 부리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독서나 음악감상 같은 흔하디 흔한 것에서 부터 특색있는 맛 집을 다니며 음식을 먹고 여기에 와인이나 사케, 막걸리 같은 술들을 마시며 맛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들이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겠다. 카메라, 여행, 애플 제품 같은 비교적 돈이 들어가는 것들도 어느 정도 작용을 했을거다. 분수에 맞지 않는 지출, 게다가 그런 활동들을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통해 알리고 있으니 그들의 눈에는 잘난체 하려고 안달난 사람으로 보일 수 밖에. 하지만 뭐 아무렴 어떤가. 어떻게 보이는가에 전전긍긍 하는 것 보다, 기왕 이렇게 보이는거 제대로 허세롭자는 오기도 생긴다. 허세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생활의 팁을 소개한다.


독서는 온라인 서점의 책 소개 부터

책 읽기는 허세적 생활의 기본활동이다. 독서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취미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 취미이기도 하다. 책 좀 읽는다고 내색하려면 늘 새로운 책을 끼고 다니는 수 밖에 없는데, 막상 그러기는 쉽지 않고 돈도 많이 든다. 책을 덜 읽고 많이 읽은 티를 내려면 온라인 서점의 카테고리를 파악해 관심있는 책들의 소개를 읽는 것이 좋다. 어떤 취미를 가지고 있더라도 해당 분야의 책은 항상 있다. 해당 카테고리에서 책 목록을 살펴보고 책 소개를 읽고 관심이 가는 책들을 저장해둔다. 해당 카테고리를 자주 들여다 보면 주로 활동하는 저자가 보이고 유행하는 책의 흐름이 보인다. 출판사의 소개글과 전문가의 서평, 독자들의 평가도 눈여겨 볼만하다. 꾸준하게 보다보면 정말 사고 싶은 책도 생기고, 사보게 되는 책도 생긴다. 해당 분야의 여러 책들을 검토했으니 어떤 책이 더 나을지,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게된다. 책과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면서 해당 분야의 정보를 얻게 되니 아는체 하기도 좋다. 마치 그 책을 다 읽은 것처럼 말하기는 더욱 복잡한 기술을 필요로 하니 함부로 사용할 일은 아니다. 폼나는 방법은 아직 읽지 않았다는 것을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고, 이런 종류의 책들이 있고 요즘 트렌드가 이렇더라 정도 말하는 것이다. 적은 비용으로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아는체 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도움이 되는 활동이다.


음악감상은 클래식으로

독서 다음으로 많은게 음악감상이다. 이것 역시 어지간해서 티나지 않는 취미다. 음악 좀 듣는다 할라치면 역시 많은 음반을 구입하고 소장 음반을 자랑하는 방법이 전통적이다. 제대로 하지 않으면 그냥 돈 많은 사람 혹은 쓸데 없이 돈 쓰는 사람이 되고 만다. 음반 보유량을 자랑하는 것은 어리석다. 항상 더 많이 보유한 사람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적은 비용으로 많은 음악을 듣고, 음악 좀 듣는 다는 소리 좀 들으려면 클래식 음악으로 작곡가 한명을 파는게 좋다. 클래식 음악이 다른 음악보다 우월해서가 아니다. 클래식은 유행을 덜 탄다. 고전의 힘이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좋아하는 사람이 많고 알아 보는 사람이 많다. 지금 모짜르트를 듣고 외우면 10년 뒤에도 모짜르트 음악을 알아 들을 수 있다. 누구나 알만한 작곡가 1명으로 시작해 점점 넓혀 나간다는 생각으로 집중해서 듣는다면 구입하는 음반의 수가 많지 않아도 음악적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음악 감상을 할 때 악보와 함께라면 음악가 더 친해질 수 있다.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전환이 되는 것인데, 막연하던 음악이 어느 순간 가까이 다가와 전체가 보이게된다. 다행히도 클래식 음악은 악기점에서 악보를 구하기가 쉽다. 예를들어 파가니니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골랐을 때, 그 악보는 인터넷으로도 구할 수 있고 악기점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 악보를 볼 줄 모른다고 생각하겠지만 악보 읽기는 초등학교 때 부터 이미 여러차례 배운 적이 있다.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 않을 뿐이지. 악보읽기는 공부할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영어 보다 쉽고 결과를 느끼는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약간의 노력으로 많은 이득을 누릴 수 있다. 음악을 말그대로 여러번 듣다보면 악보 읽기가 해결된다. 보다 보면 음악이 보이고, 그때 보이는 음악은 이전까지의 음악과 다르다. 많이 들어본 그 말이 음악과 악보에도 적용된다. 이런 음악감상은 아는체 하기 위한 빠른 방법이기도 하고 음악을 진짜 좋아하게 되는 방법이기도 하다. 꼼수와 정수가 멀지 않다.


와인, 사케, 막걸리

와인과 사케, 막걸리가 다르지 않다. 모두 발효로 만들어지는 술이란 점에서 그렇다. 와인은 포도를 숙성해 술로 만든 것이다. 일본 술인 사케는 쌀을 숙성해 만든다. 막걸리도 그렇다. 쌀이나 포도에 들어있는 당분을 알콜로 만들어 만든 것이다. 위스키나 소주와 다른 점은 제조방법이기도 하지만 폭탄주나 과도한 폭음에 어울리지 않는 술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폼나게 마실 수 있는 술인 셈이다. 공장에서 찍어내듯 나오는 소주와 달리 와인이나 사케, 막걸리는 제조업자나 재료, 기간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특징들이 있어서 그런 것을 맛보고 이야기하는 취미가들이 늘었다. 취하려고 마시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뭐하는 짓인가 싶은 활동이지만 맛있는 것을 좋아하는 취미는 또 다른 분야다. 라벨에 쓰여있는 지역명, 생산회사에서 만드는 다른 술들, 그 지역의 특산물 등을 찾아보다 보면 지역에 대한 정보도 정리가 되어 여행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술 마시는 취미에서 지역적인 정보와 여행으로 발전하게 되는 취미다. 맛을 평가하는 화려한 미사여구가 아니어도 충분히 즐길 거리가 많은 취미라 할 수 있다.


양보할 수 없는 허세적 삶

대부분의 취미나 여가를 보내는 활동이 다음 달 수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먹고 사는 일에서 잠시 벗어나 휴식을 취함으로 다음달에도 또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에너지가 될 수는 있다.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고, 몰두하다 보니 많이 알고 싶어지고, 궁금하니 공부하고, 공부하니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지고, 할 수 있는게 많아지니 생활이 바빠진다. 다른 사람을 위해 바빠지는게 아니라 스스로 원하는 일을 해서 바쁘니 사는게 즐겁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그래 나 허세야~ 하고 인정 해버리면 쉬워진다. 허세처럼 보일까봐 혹은 내게 어울리지 않을까봐 망설였던 것들을 더 늦기 전에 시작해 보자. 어쩌면 처음부터 꿈꿔왔던 삶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월간 문화적허세 Vol.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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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