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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1. 28. 10:28

겨울인가 봄인가 사소한 일상2005. 1. 28. 10:28

창가에서 밖을 내다 보고 있으면 겨울인가 봄인가 알 수 없다. 요즘은 바깥 날씨도 따뜻해서 더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실체를 몸으로 겪지 못하도록 단절되어 있어서 그런가?

실내도 실제고, 실외도 실제다. 그렇지만 실내에서 실외를 보거나 실외에서 실내를 바라 볼 때는 서로 자신의 환경을 고려하게 된다. 겨울철에 보는 여름 장면의 TV는 춥다. 여름에 보는 겨울 장면도 마찬가지다. 답답하고 덥다. 내가 남들을 바라보는 마음이나 남들이 바라보는 내 마음도 그럴 것이다.

사무실에서 졸고 있는 직원에게 좋은 말로 타이르던 사장은 잠시 후 자기 자리에서 잠이 들었다. 늘 그렇다. 누군가 그 점에 대해 지적하면 사장은 자신이 잔 것에 대한 이런 저런 이유를 잘 설명해 줄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가 그 점에 대해 말하고 싶어 할 때 궁금해 하지 않는 정도가 고작일 것이다. 자신의 입장에서 좋게 타이른 말, 자신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사정,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한 설명, 우리는 알 수 없는 사장의 고뇌와 희생에 대한 숭고한 이야기에 대해 나는 귀머거리가 된다. 사장도 내 말에 귀머거리가 되어 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 회사의 모든 스탭들이 귀머거리일지도 모르겠다.

겨울인가 봄인가. 몸으로 인식하는 계절은 부정확하다. 변덕이 죽끓듯 하는 내 몸의 감각으로는 요즘 날씨를 하나의 명사로 연결짓기에 벅차다. 창문을 열고 크게 심호흡을 하듯 닫힌 귀도 열어야 할 것이다. 판단하려 말고, 들리는대로 그냥 느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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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