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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8. 29. 11:05

마지막 공연 사소한 일상2004. 8. 29. 11:05

이제 마지막 공연날이다.
앞으로 또 언제 공연에 참가할지 모른다. (당분간 다른 일을 할 것이므로)

내일 아침, 잠에서 깨어남과 동시에 다른 직업으로 모드를 전환한다.
SF영화에서 처럼 시간여행을 떠나 살다가 다시 또 다른 세계로 떠나는 것 처럼.

아쉬운 마음이 남는 것은, 또 다른 시간대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복닥복닥한 현실로 되돌아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온갖 위험한 상황으로 부터 구출되어 안전한 연구실로 돌아오는 영화 같은 리턴이 아니라
꿈처럼 이어지는 환상의 세계에서 안개가 겆히듯 구질구질한 현실로 잠이 깨듯 깨어나는 그런.

기원전 몇백년의 세계로 돌아간다. 혹은 미래라도 상관없다.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과 교류한다. 도움이 되는 뭔가를 만들기도 하고, 그들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그러는 동안 많은 사람들과 동화되며 나 역시 그 시대에 익숙해진다.

아침이 되면, 이 사람들이 알지도 못하게 나는 사라진다.
나는 그것을 알고 있고,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그리고 나는 떠난다는 말을 하면 안 된다.
우리 중에 몇은 나처럼 시간여행자들일 수 있다.
시간여행에 대한 어떤 것도 말해선 안 된다.
떠나야 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해 맑게 웃으며 내일을 이야기한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잠들기 전까지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일거다.
오늘은 그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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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