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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4. 25. 11:19

만족도는 90%, 어려움은 110% by 92005. 4. 25. 11:19

뻔히 알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나도 못하면서 남들한테 하는 이야기, 그런 종류의 이야기다.
이건 나한테 하는 얘기가 아니다... 하고 들어라.

만약에, 무엇이든 실천한 일의 90%만 성취도를 느낄 수 있도록 되어 있다면...

웃기는 얘긴 줄 알고 얘기했는데 그다지 웃기지 않다거나
상대편을 위해 뭔가를 해줬는데 상대편이 그다지 고마워 하지 않는다거나
늘 늦다가 집에 일찍 들어왔는데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라거나 등등 그런 거.
많이 느껴봤겠지.

뭔가 바뀌지 않으면 이런 상황은 자꾸 반복되고, 자꾸 축소되기 마련이다.
웃기는 얘기를 더이상 웃기게 말하지 못한다거나
상대편을 위해주는 일을 점점 덜한다거나
집에 일찍 들어가는 것에 대해 "꼭 그래야만 하나?" 하는 생각을 하거나 등등
"좋은 뜻으로" 했던 일들을 점점 안하게 된다.
왜냐고? "해봤자 소용없다"고 느끼니까 그렇지.

10% 부족한 뭔가가 있다.
"해봤자 돌아오는 반응이 이런데... 차라리 하지 말자" 하는거다.
나중에 상대편이 말을 꺼내면 "그렇게 해도 뭐, 안 좋아하데~" 라고 말할 수도 있다.
심한 경우에는 "내가 해줄때 안좋아했잖아~" 라고 말하려고 일부러 더 안해주는 티를 낸다.
(습관처럼 자기도 모르게 그러는 사람들이 있다)

노력한만큼 결과가 나온다고, 내가 준만큼 돌아온다고 약속 받은적이 있나? 없을텐데.
"최선을 다했다" 라고 말하는 것은, "성실하게 임했다" 하는 것은
실패할 확률을 줄였다는 것이거나, 성공할 확률을 높였다고 해석할 수 있지만 "반드시 성공한다"는 아니다.

내가 조금(혹은 많이) 잘해줬다고 해서 상대편이 "반드시" 고마워하지는 않는다.
봉사와 선물은 상대편이 받아주는 것 자체가 고마운 것이지 답례를 받아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뭔가를 주고, 준만큼(혹은 그 이상의) 그 댓가를 받는 것을 "거래" 라고 한다.

봉사와 선물은 뭔가를 주고 그 댓가를 바라지 않아야 의미가 있다.
혹시라도 상대편이 답례를 하고 싶어한다면 그 자체가 감사한 일이고 고마워 해야 할 일이다.
상대편이 주면 고마운 일이지, 받아내야 하는건 아니란거다.
조금 주고 준것 이상으로 바라는 것은 도둑놈 심보다. 그럴거면 차라리 팔아라.
거래는 받으려는 욕망을 인정하고 시작하니 적어도 위선적이지는 않다.

농부가 열심히 피땀 흘려 농사를 지으면 늘 풍년인가?
늘 내가 노력한 것 보다, 내가 실천한 것 보다, 내가 마음 쓴 것 보다 덜한 결과가 나타난다.
어차피 안 될거니까 하고 행동을 줄이지 말고, 오히려 행동을 키우라.
작은 것의 1/2 보다 큰 것의 1/3 이 더 클 수 있다. 흔한 얘기로 파이를 키우라는 얘기다.
내가 한 만큼 다 되는건 아니라는거, 반드시 답례가 돌아오지는 않는다는거 그거 인정하면 쉽다.

반대로 어려움은... 늘 내가 할 수 있는 능력보다 10% 정도 더한 무게로 온다.
내 능력에 조금 못 미치는 일이 오면 어려움이라 느끼지 못하거나, 혹은 나를 갖고 노나? 하는 건방진 생각도 한다.
그러면서 10% 정도, 그 어려움에 엄살을 떤다.
할 수 있는 일 같으면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주변 사람들에게 설명하려고 애쓴다.
이런 방법은 두가지 효과가 있다.
일을 성공했을때, 어려운 일을 끝냈다는 만족감을 배가 시키고
실패했을때는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에 내가 아니더라도 실패했을거라는, 나 정도 되니 이만큼은 했다는 것을 알릴 수 있다.
꼭 그대의 얘기는 아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이런 사람 참 많다.

어쩌면 진짜로 어려운 일일 수도 있고, 특히 그대에게는 진짜 어려운 일일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도움을 청해라.
주변 사람들 활용하고 도와줄 기회도 주지 않으면서
이건 힘든 일이고, 늬들이 하기는 어려운 일이고, 어렵고 중요한 일이어서 너희들에게는 맡기지도 못하는 일이라고 엄살 부리지 말란 얘기다.

어려워서 못하겠거든 못하겠다고 얘기하고 그 일이 되도록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일을 넘기든가,
어려워도 할만하거든 묵묵하게 하든가,
어렵지만 도움을 받으면 할만하거든 도움을 청하란 말이다.
그도저도 아니면 그냥 묵묵히 일하셔.

대체로, 엄살뗠며 말하는 "어려운 일"이란 어려워도 못할 정도는 아니고,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도 아닌데 쉽지는 않아서 실패할 수도 있을 것 같은 그런 일 아닌가?
나중에 실패하더라도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다는 말을 하려고 하지 마라고.
자신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일하는 내내 어렵다고, 벅차다고 말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어려운 일을 "나 밖에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면서 지구를 구하는 사람처럼 꼴깝떨지 말라고.
스스로 어떤 생각으로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는 목에 보자기 두르고 두 팔을 뻗쳐 든 꼬마 슈퍼맨 같아 보이니깐.
(꼬마들은 귀엽기라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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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