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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8. 28. 11:10

선물 by 92007. 8. 28. 11:10

꿈에 있었던 일이다.

무슨 기념일이었나. 그녀와 그녀의 친구 커플들이 있었다.
뭔가 내가 선물을 했어야 하는 상황 같았는데 나는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었나 보다.
실망한 듯한 그녀의 얼굴, 친구들의 태연한듯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
그녀는 선물을 받지 못한 것 보다 선물을 생각도 하지 못했다는 것을 아쉬워하는 것일거다.
친구들 앞이라 더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하겠고.

당연히 알고 있었야하 하는거 아냐? 라고 말하지만 나는
남자 친구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들에 대해 대체로 모르고 있다.
자랑도 아니고 변명의 방어막도 아니다. 사실이 그렇다는거다.

사과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뭔가 잘못을 저지른 것 같은데 나는 그게 무슨 잘못인지 모르는거다.
뭐가 잘못인지 알아야 미안하고 사과하지.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사귄다는 것이 번거롭고 귀찮다고 느꼈다.
발렌타인데이도 아니고...
무슨 데이가 가까이 지나간 것도 아닌데...
무슨 일일까나...



그녀는...

우리가 몇년이 넘는 동안 만나고 있었고, 좋아하는 내색을 했고, 이 날에 대한 암시를 했었으므로
당연히 뭔가를(이벤트, 선물 등) 준비했을 것이라 생각(기대)했다. 이런 정도는 친구들 커플을 봐도 그렇다.
나 혼자 유별난 욕심을 내는 것도 아니다. 대체로 그런 정도의 선물 또는 이벤트가 있었다. 충분히 알 수 있는 상황이다.

그가 잘못했다고,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거라고,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키지도 못할 것 같은 약속을 받아 내도 속이 시원치 않다.
그가 사과를 하면 사과 할 것이면 진작에 준비할 것이지~ 하고 또 화가 나고,
사과 하지 않으면 잘 못을 모르는 것에 또 화가 난다.



나는... (그가 아니라 나는)

선물은 받으면 좋고, 못 받으면 서운하긴 해도 요구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요구하지 않았으므로 못 받아서 서운한 것을 따져 물을 만한 사항도 아니다.
주고 받기로 약속한 것이 아니므로 꼭 줘야 하는 것도, 꼭 받아 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주면 고맙고, 받으면 기쁘고, 받는 사람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좋다.

선물은 그런거다. 그 이상 이하도 아닌거다.

그녀가 기대 했으므로 실망할 수 있다. 실망이 큰 만큼 속상하고 화가 날 법도 하다.
화가 났으니 평소 답지 않은 과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래서, 그래서 어쩌라고.

화를 내는 과정에 대해서 이해하고 공감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사과로 이어지는 프로세서는 어렵다.
나에게 고마운 사람에게 고마운 감정이 있다. 고마운 감정은 그렇게 나에게서 소비되었다.

답례하고 싶은 감정은 나에게서 새롭게 발생한다.
하지만 그것이 받은 것에 대한 피드백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많이 받고 조금 갈 수도 있는 것이고, 조금 받고 많이 갈 수도, 안 받고 갈 수도 있다.
혹은 이 사람에게 받고 저 사람에게 답례하는 경우도 있다.
줬으므로 받으려고 한다거나 이쯤 되면 받을만 하니까 기대하는 마음에는 부응하기 싫다.


...


무슨 일 때문에 꿈에 이런 것이 나왔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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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