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신 다음 날이다.
자려고 누웠을 때, 잠 자기에는 밝다 싶어서 불을 끄려고 보니 해가 떠 있어서 그런 것이었다.
그래도 잤다.
잠이 들었다는 느낌이 없었는데 시간이 지나긴 지났나 보다.
아침이 되었고, 알람이 울리고, 잠이 깼다.
머리는 무겁고, 입에서는 아직 술 냄새가 나는데 잠에서 깨어났다.
침대는 나를 좋아라 하고, 나는 침대를 따르고...
그런 일상이 반복될 수도 있었다.
아침에 조금 더 자자고 해서 상쾌하게 일어난 적 없고,
늦잠으로 늦게 시작한 하루 치고 충실하게 마감했다는 느낌든 적 없고,
샤워 하고 나서 후회한 적 없다...
점점 잠에서 깬 시간 부터 몸이 깨어나는 시간까지가 길어진다.
컴퓨터를 부팅하고 자리에 앉아 버리면 오전 내내 찌푸둥하게 보낸다.
운동을 하고,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