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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6. 30. 02:48

웬 여자가... 사소한 일상2004. 6. 30. 02:48

새로 지은 건물 앞을 지나 오는데 화단 벤취에 왠 여자가 자고 있다. 음...

머리 맡에는 핸드백이 있고, 정장도 아닌, 캐쥬얼도 아닌 어중간한 옷을 입었다. 샌들을 신었고, 주름잡힌 바지를 입었다. 얼굴을 보니 젊은 여자인데... 시선이 자꾸만 가슴쪽으로 간다.

-_-;

경찰에 전화를 해 위치를 알려주고 멀지 않은 길 모퉁이에서 경찰을 기다렸다. 가까이서 기다리기에는 자꾸만 엉뚱한데 신경이 쓰이기도 했고, 도둑질이라도 하려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어서 거리를 두고 있었다. 간간히 술 취한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어서 자리를 뜨기에는 걱정이 되는... 어중간한 상태였다.

기다리는 동안 몇번 긴장감이 감돌았다. 술에 취한 40대 아저씨 한명이 지나 갈때, 20대 중반쯤 되는 청년들이 지나갈 때가 그랬다. 무슨 일이 날 것만 같았고, 무슨 일이 났을 때 뭘 어찌해야 할지도 난감한... 그런 상황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아무 일도 없었다. (대부분의 걱정은 이렇게 끝난다)

저 여자... 참 묘한 곳에 자리 잡았다고 생각했다. 큰 길과 건물 사이에 위치한 높지도, 울창하지도 않은 화단에 잘도 숨었다. 평소처럼 지나 갔으면 발견하지 못할 위치. 하지만 사람들의 인적이 없을 만한 곳은 아니어서 간간히 사람들이 지나가는 그런 곳이다.

경찰이 도착하더니 "혹시 또 그 여자 아닌가..." 한다. 22살쯤 된 여자인데 아까 돌려 보냈는데, 또 자고 있나보다... 그런 얘기. 이 여자는 그 여자는 아닌가보다. 25살 정도는 되어 보인다.

경찰이 그 여자를 깨우는 동안 수고하라는 인사를 남기고 자리를 떴다.

"일어나세요~ ... 경찰입니다... 네, 여기서 주무시면 안 됩니다.... 일어 나세요..."

그런 얘기가 계속 들린다.

내일 아침이면 많이 후회하거나, 기억 못하거나... 그렇겠지. 술 마신 이후의 세상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한순간 방심하면 아주 오랫동안 후회하는 삶을 살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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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9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