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 Ford Theatre 나다니다2013. 10. 14. 11:40
이번에는 LA의 Ford Theatre 극장에서의 후기.
정식 명칭은 "The John Anson Ford Amphitheatre" 입니다.
LA 카운티가 소유하고 운영한다... 라니까 LA 시립(주립?)극장이랄 수 있겠습니다.
앰피씨어터는 옛날 로마 원형 극장 처럼, 무대는 낮고 객석은 뒤로 갈 수록 높아지는 경사면 형태를 뜻한다고 합니다.
포드 씨어터는 1,200석 규모의 노천극장인데, 무대 뒤쪽이 산으로 되어 있는 독특한 구조입니다.
극장을 세운 사람이 극작가라는 말을 들어서 그런지 세익스피어의 "한 여름밤의 꿈"이 연상되는 극장입니다.
1920년도에 세워진 극장이라니 역사도 상당하지요.
무대 뒤편 언덕에서 본 극장 모습
연극적으로 활용할 만한 여지가 많은 공간입니다.
극장 하수쪽에 있는 장치 반입구
하수쪽에서 본 무대 모습
업스테이지에서 본 모습
상수쪽에서 본 무대 모습. 무대가 계단으로 분리되어 있고, 아래쪽 무대는 살짝 경사져 있습니다.
아래쪽에 보이는 4각형은 피아노 리프트로, 상승하강이 가능합니다.
조명실에서 본 객석과 무대.
객석 각 열 끝에는 아래쪽을 향하는 조명이 있어서 통로가 밝습니다.
객석 뒤편 2층에 있는 조명실 모습
이 극장은 음향과 조명 콘솔 오퍼레이팅 자리를 개방해 주었습니다.
워낙 뜨거운 햇살 탓에, 낮에는 그늘막을 설치해주더군요. 낙하산 천이라고 합니다.
오전에 설치했던 가림막을 오후에는 또 다른 각도로 이동해서 설치하고, 무대에 그늘이 생기기 시작할 때 철거합니다.
매일 그렇게 작업 하는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물론, 우리가 생각하는 속도와는 차이가 있습니다만.
음향 부스. 항상 이 자리에 콘솔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메인 스피커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군요. 왜냐하면 잘 들리니까!
메인스피커를 쓰지 않고도, 직접 들리는 악기 소리와 악기용 스피커들이 내는 소리만으로도 충분한 공연도 있습니다.
음향감독을 믿지 못하는, 관념에 사로잡힌 출연자들만 아니면 시도해 볼만합니다.
우아하고 매너있게, 좋은 환경을 제공해준 음향 감독 제이슨(Jason Shapiro)입니다.
잘난체 하거나 아는체 하지 않으면서 은근 슬쩍 더 좋은 시스템을 소개해 주는 방법을 아는 엔지니어입니다.
내가 뭘 원하는지를 파악하고, 자기가 가진 것 중에서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슬쩍 보여줍니다.
비교할 수 있도록 티 안나게 작업한 다음에 "어때?" 하고 물어 봅니다. 그러면서 "선택은 네 몫이야~" 라고 말하죠.
좋은데 왜 마다하겠습니까. 써야죠. ^^
좋은 장비 감춰두고, 달라고 안하니 안 준다며 뒤에서 낄낄거리기나 하는 감독들은 상상도 못 할 일이죠.
야외극장이라 조명작업은 밤에만 가능하고, 그래서 늘 밤샘 작업이 많은 극장입니다.
전투 경험이 많은 특공대처럼 이 공연장의 스탭들은 단결이 잘 되고 일하는 짜임새에 허술함이 없습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어느 지방에 있는 공연장에 간것 처럼, 친분이 있는 공연장에 간 것 같은 편안함을 느꼈지요.
준비를 마치고, 프리셋 상태에서 해가 늬웃늬웃 질 시간이 되니 이 극장의 진가가 나타납니다.
해지는 석양과 하늘 색깔이 잘 어우러져 아름다운 무대, 아름다운 배경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나다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NY Lincoln Center Avery Fisher Hall, 뉴욕 필하모닉의 홈 공연장 (1) | 2013.10.12 |
---|---|
워싱턴 DC, Kennedy Center Concert Hall (2) | 2013.10.12 |
백두대간 23-2: 고치령~어의곡리 (0) | 2012.02.13 |
120205 영월 마대산 등산 (0) | 2012.02.06 |
백두대간 20/36 구간(하늘재~차갓재)의 GPS 기록 (0) | 2011.11.28 |